88만원 세대, 잔혹한 우리세대의 시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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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 잔혹한 우리세대의 시대상
88만원세대, 이 책을 읽기 전에 처음엔 과연 무엇을 뜻하는 바인지 궁금했다. 마침 나의 출생년도가 88년도이기 때문에 나와 같은 세대와 관련이 있을까라고 생각하면서 그렇다면 과연 저자가 우리에게 전달해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현재 우리는 배틀로열 세대, 혹은 승자독식 세대라고 불리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20대면 한창 자신의 꿈을 찾아서 자신만의 비전을 제시하여 그 꿈을 펼쳐 나가야할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20대가 스스로의 능력으로 생존해 가기엔 턱없이 나약한 존재일 뿐이다. 20대 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경제적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고, 부모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기성세대들이 만들어놓은 세대 내 경쟁 시스템 속에 갇혀서 서로를 짓밟고 올라가야 이길 수 있는 상황에까지 다다르게 된 것이다. 마케팅 전략만 해도 그렇다. 못된 어른들의 마케팅 전략으로 우리들의 지갑을 열게 하고 결국, 부모의 돈만 야금야금 빼앗아 갈 뿐이다. 10대까지만 해도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부모의 경제적 능력을 도움 받아 그저 학교만 성실하게 잘 다니면 되지만, 20대의 문에 들어서게 되면서 각자의 삶은 다양하게 갈라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공통점을 찾으라고 한다면, 자기 자신에 대한 책임감과 이 사회에서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현재 우리세대는 우울과 자괴 속에 빠져있을뿐더러,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신자유주의 아래 펼쳐진 무책임한 정책들의 농간으로 20대들은 세대 간 경쟁이 아니라 세대 내 경쟁이라는 빠져나올 수 없는 개미지옥으로 내몰리게 된 결과이다. 일본영화 ‘배틀로얄’이 우리의 잔혹한 시대상을 잘 반영해 주는 듯하다. 이 영화를 보았을 당시만 해도, 그저 잔인하고 충격적일뿐이다 라고 생각하였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우리세대의 모습과 연관이 있지 않나 하고 깨닫게 되었다.
또한 취업난에 관련해서도 심각한 문제점을 지적해 볼 수 있다. IMF 위기 이후, 취업문이 서서히 좁아지면서 청년실업자가 늘어나는 요즘, 정규직과 비정규직에 관한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제 하늘의 별따기가 되어버린 정규직과 반면에 남아돌고 있는 비정규직의 실태에 관해 어떻게 해결해야 하느냐의 문제이다. 2학년인 나로서는 취업을 생각해보면, 직접 살갗으로 느껴보지 않은 탓인지, 아직 가깝게는 느껴지지 않지만 간혹 취업난에 관한 암울한 소식들을 접하게 되면, 과연 남은 3년 동안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그리고 보람찬 20대를 보낸 후에 30대를 안정적으로 맞이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
또한 여성인 경우, 취업에 관해 불리한 조건상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다. 취업문이 좁을 뿐 더러, 취업한 후에서도 남성과 다르게 임금을 받고, 차별대우를 받기 마련이다. 오늘날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는 페미니스트들이 등장한 이유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이들은 페미니즘을 키워 여성억압의 원인과 상태를 기술하고 여성해방을 궁극적으로 목표로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 만큼, 현재 여성들이 서 있는 자리에 불리한 조건이 많다는 뜻인데, 이와 관련해 얼마 전 여성이 고학력 일수록 결혼시기가 늦어진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결혼이라 하면은 그저 행복하게 가정을 꾸미는 것이라고 생각해왔었겠지만, 이제는 자녀 양육비나 주거비용 부담이 갈수록 늘어나는 점 때문에 결혼이 주는 매력을 감소시켜 여성들의 결혼 지연과 단념을 가져오기도 한다. 이에 따른 정부의 출산지원정책이 노동시장에서 자녀로 인한 여성의 기회비용을 줄여주는 데 초점을 맞춰야 결혼이 늘고 따라서 출산율 하락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즉, 근본적으로는 사회의 전반적인 구조 시스템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규직만 쫓아가는 과열경쟁을 제재하기 위해 정부는 비정규직 보호법을 강화시키거나 개선하는 등 노력하는 자세가 요구될 것이고, 마침 이번에 정권이 교체된 계기로 그만큼 국민들의 기대도 크다고 본다. 대기업의 규모만 성장시킬 것이 아니라, 지방 중소기업에게도 골고루 지원하여 모든 기업들이 골고루 효율성 있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곰곰이 나 자신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토익, 토플이나 GRE같은 점수를 나타내는 숫자로 나를 완전히 표현해 주지는 못한다.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글로벌 시대에 맞춰 멀리 내다볼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하다. 우선 마음가짐부터 변화되어야 하는데, 책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신문을 보는 20대의 비율이 턱 없이 낮다고 한다. 세상과 단절한 채 홀로 살아갈 수는 없는 법이다. 현실을 파악하고 시대의 흐름에 관심을 가지는 자세가 기본이 되어있어야 하고, 자신만의 고유한 가치관을 심어 어디서든지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비록 무한 경쟁 속에서 혼자만의 힘으로는 여러 장벽이 많을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개인의 노력을 바탕으로 하여 기성세대의 도움 또한 절실히 필요할 것이다. 원만한 타협을 위해 서로가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고, 경쟁이 아닌 상호 의존하는 존재로서 생각한다면 조금이나마 이런 절망의 시대에서 한발자국씩 벗어날 수 있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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