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 뒤르켐의 자살론을 읽고 느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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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뒤르켐의 자살론을 읽고 느낀점
사회학개론
깜짝 놀랐다. 책 제목은 ‘자살론’이고, 책의 내용 역시 자살의 사회적 원인에 초점을 맞춘 것처럼만 보였다. 그래서 당연하게 자살에 관해 사회학적으로 접근하여 분석한 그런 책인 줄로만 생각했다. 책을 읽는 중에는 ‘교수님께서 왜 이 책을 읽으라고 하셨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 굳이 ‘자살’ 이라는 하나의 현상에 초점을 맞춰서 읽기에는 사회학 개론의 성격에는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책에서 돋보이는 부분인 ‘어떠한 사회적 현상을 여러 통계나 지표를 가지고 분석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춰서 읽어야 되는 것인지 생각을 했다. 책을 읽으며 느끼기에도 자살은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였다는 내용은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다. 그것보다 어떤 자료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회적 현상을 뽑아내거나, 같은 자료를 가지고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정반대의 결론이 나오는 내용이 더 흥미롭고 놀라움을 느끼게 해줬다. 그래서 교수님께서 그러한 분석 또는 해석 방법에 대해 학생들이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이 책을 선택하셨구나 하고 감히 생각했었다.
그래서 깜짝 놀랐다. 교수님께서는 이 책에서 중요한 내용은 바로 저자가 ‘자살’ 이라는 현상을 통해서 사회의 변화를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셨다. 생각지도 못 했던 이야기였다. ‘자살’을 생각하고 ‘분석’을 떠올렸는데 중요한 내용은 ‘사회의 변화’였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어쩌면 참 쉽게 생각해낼 수 있는 부분으로도 보인다. 똑같은 형식의 정말 유명한 책이 있으니 말이다.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 역시 ‘자본’에 대한 글이 아니라 자본을 가지고 ‘사회의 변화’를 설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다음에 자본론을 읽을 때 자살론과 비교하면서 읽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겠다.
계속해서 자살론 이야기를 하자면, 그렇다면 이 책을 볼 때 사회의 변화를 염두에 두고 본다면 어떤 점이 보일까? 일단은 변하지 않는 부분이 보였다. 그건 인간은 과거나 책의 시점에서의 현재나 계속해서 사회적으로 행동한다는 점이다. 이타적 자살이 많았던 과거든, 아노미성 자살이 증가하는 현재든 인간은 항상 사회적인 원인으로 자살을 했다. 사회가 변해도 인간이 사회적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았다. 여기서 궁금한 점이 생겼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사회가 변해도 인간은 계속해서 사회적일까?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사회 자체가 ‘인간이 모여서‘ 만들어 지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이 사회적이라야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만약 사회가 아니라 인간 스스로가 변해서 사회적이지 않게 될 수 있을까? 나는 그럴 수 없다고 본다. 인간이 상호간에 조금의 영향이라도 끼치는 부분이 있으면 사회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다른 인간(부모님)에서부터 존재하기 때문에 인간이 어떻게 진화를 하든 영원히 사회를 이룰 거라 생각한다. 그럼 다른 여러 존재들을 인격체로 봤을 때 사회적이지 않은 존재가 있을까? 돌을 봐도 돌 역시나 스스로 있는 것이 아니라 태양이나 지구 내부의 물질에 의해 생겨난다. 크게 봐서 행성이나 은하도 스스로 존재 할 수는 없다. 그러면 인격체로 봤을 때 모든 것은 사회적일까? 만약 커다란 한 덩어리, 세상 모든 것을 담은 하나가 있다면 그것은 스스로 존재하고 또 홀로 존재 할 텐데, 그렇다면 그것은 사회적이지 않은 성격을 가질까? 흐음, 이건 잘 모르겠다.
변하지 않는 점이 인간의 사회성이라면 변화가 일어난 부분은 무엇일까? 책의 내용이 말 그대로 사회의 유지가 아닌 사회의 ‘변화’이기 때문에 변화의 내용은 책에 잘 나와 있다. 저자는 이타적 자살률의 하락과 아노미적 자살률의 증가를 얘기하면서 공동체가 사라지거나 사회 규범이 약해지는 등의 여러 사회적 변화가 일어난 점을 그 이유로 삼는다. 그러면 어떤 과거가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관한 내용은 타당할까? 먼저 이타적인 자살에는 개인적인 모욕이나 수치심 때문에 자살을 선택한다는 내용이 있다. 사회적인 명예 때문에 자살을 택하는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인간은 사회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사회에서의 위치가 중요하다. 그래서 그 위치를 구성하는 명예가 실추되고 그 명예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자살 밖에 없다면 충분히 자살을 선택할 수 있다고 본다. 정확히 어떤 심리적 요인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하는지 까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내가 알고 있는 역사를 볼 때 개인 보다 사회적 명예가 중요시 되는 사회에서 그런 자살은 사회 규범으로써 행해졌기 때문에 사회적 명예를 위해 자살을 한다는 내용은 타당한 이유라고 생각된다.
그러면 군대에서의 자살은 어떨까? 저자는 이 역시도 개인보다 단체의 규범이나 사회적인 명예가 더 중요하게 생각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군인으로서의 명예는 무엇인가? 그것은 건강한 정신과 신체를 가지고 국방의 임무를 다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만약에 개인적인 이유나 단체 생활에서의 문제 때문에 그러한 임무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될 때 개인의 선택은 어떻게 될까? 사회 규범으로써 명예를 지키는 방법이 용기로 포장 된 자살뿐이라면 명예를 생각하는 군인은 자살을 택할 것이다. 때문에 군대에서의 자살에 관한 내용도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변화의 결과인 아노미적 자살에 관한 내용은 어떨까? 저자는 아노미적 자살이 뜻밖의 재앙이나 빠른 경제발전, 사회 규범의 혼란 때문에 일어난다고 한다. 각기 다른 이유이지만 그 내용은 같다. 바로 ‘혼란’ 때문이다. 자신의 사회, 경제적 규범이 붕괴 하면서 일어나는 자살이다. 그러면 이러한 규범의 붕괴나 혼란 때문에 자살을 한다는 설명은 타당한가? 급격한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공동체의 안녕보다는 개인의 이익과 욕망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 개인은 현실에 만족하지 못 하고 계속해서 욕구 수준을 높인다. 그러한 끝없는 욕망으로 인해 현실에 환멸을 느끼고 자살을 택하게 된다. 저자는 위와 같이 이야기 한다. 욕망으로 인한 환멸 때문에 자살을 택하는 것은 타당하게 생각된다. 하지만 욕구 자체를 부정하면서 ‘이미 성취한 결과를 즐길 줄 알고 새로운 욕구를 추구하지 않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라는 저자의 의견에는 동의하지 못 한다. 성취는 새로운 것에 대한 욕구의 결과다. 수업 시간에 배운 것처럼 인류의 발전은 편리함에 대한 욕망으로 인해 이뤄진 것이다. 아노미적 자살은 욕망 자체보다는 욕망의 정도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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