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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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액션과 캐릭터의 재미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보고
2008년 가장 주목을 받는 작품이 있다면 그것은 ‘놈놈놈’일 것이다. ‘놈놈놈’은 600만명을 넘는 흥행기록으로 2008년 최다 관객상을 수상했다. 최다관객상을 수상했음에도 200억이 넘는 제작비에 적자만 겨우 면했다는 것도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놈놈놈’의 스토리는 간단하다. 1930년대, 다양한 인종이 뒤엉키고 총칼이 난무하는 무법천지 만주를 배경으로 정체 불명의 지도를 각자 다른 목적으로 쫓는 남자들의 이야기이다. 돈 되는 건 뭐든 사냥하는 현상금 사냥꾼 박도원(정우성), 최고가 아니면 참을 수 없는 마적단 두목 박창이(이병헌), 잡초 같은 생명력의 독고다이 열차털이범 윤태구(송강호). 이들은 서로의 정체를 모르는 채 태구가 열차를 털다 발견한 지도를 차지하기 위해 대륙을 누비는 추격전을 펼친다. 거기다 지도의 원래 소유자인 일본군과 보물을 노리고 마적단까지 가세해 추격전을 펼친다.
나는 ‘놈놈놈’이 개봉하기 전부터 굉장히 기대를 했었다. 평소 김지운의 영화를 즐겁게 보았었고 정우성, 이병헌, 송강호가 캐스팅 되었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예고편에서 보여준 박력은 내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서부영화를 공식을 한국식으로 요리해서 펼쳐준다는 것이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 감상은 만족이었다. 액션은 생각만큼 멋있었고 무엇보다도 캐릭터의 개성이 살아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이 작품의 인기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놈놈놈’의 예고편을 보았을 때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바로 ‘박창이’라는 인물이었다. 특히 이병헌이 표현하는 박창이의 광기가 가장 눈길을 끌었다. 자신의 손가락을 잘라간 윤태구에 대한 박창이의 집착은 스토리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인공 인물의 목표와 캐릭터의 개성 그리고 스토리가 긴밀하게 연결된다는 점이 박창이 캐릭터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캐릭터 중에서 가장 재밌었던 것은 바로 윤태구라는 인물이었다. 이 작품에서 좋은 놈과 나쁜 놈만 나왔다면 재미가 반감되었을 것이다. 윤태구라는 캐릭터는 처음에는 그저 보물지도로 대박을 바라고 엉뚱한 면을 보여주는 괴짜로 등장한다. 이 캐릭터는 오로지 재미를 선사하는 것 같지만 윤태구야 말로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주축이라고 할 수 있다. 박도원은 윤태구에 의해 사건에 직접적으로 휘말리며 박창이의 목적은 보물지도보다도 윤태구를 향한 복수이다. 막판에는 ‘손가락 귀신’이라는 정체를 드러내며 관객을 놀라게까지 한다.
‘놈놈놈’의 특징으로 또 하나 화려한 액션을 들 수 있다. 무엇보다도 영화를 보는 내내 카메라 워킹에 가장 놀랐다. ‘저런 장면을 어떻게 찍었지’ 싶을 정도로 카메라는 종횡무진 움직이는 캐릭터들을 잠깐도 놓치지 않고 집요하게 쫓아간다. 특히 윤태구가 보물지도를 손에 넣고 여관에서 쉬다가 보물지도를 노리는 일당을 피해 달아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윤태구는 그 장면에서 계단에서 뛰어내려 건물 사이로 잽싸게 도망가는데 그 모습을 카메라가 같이 떨어지면서 건물 사이사이의 윤태구의 모습을 포착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또 박도원의 와이어 액션 장면도 ‘놈놈놈’에서는 빠질 수 없다. 이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카메라 감독이 직접 와이어에 매달려 촬영했다는 것은 이미 유명한 사실이다. 스테디 캠의 경우 들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한달에 5kg은 빠진다고 하니 촬영의 고충을 짐작할만하다.
화려하고 재밌는 액션영화라는 점에서 놈놈놈은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많은 사람들이 말하듯 스토리에도 있겠지만 나는 무엇보다 기획에 두고 싶다. 영화의 촬영 스탭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영화에는 찍은 장면보다 사용되지 않은 장면이 훨씬 더 많다고 한다. 중간 중간에 촬영해놓고도 사용하지 않은 장면이 많은 것이다. 이것은 결국 제작비의 낭비를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스토리에도 관여를 하지 않았나 생각을 한다. 좀 더 치밀한 계획과 기획으로 필요한 부분에 힘을 집중했다면 더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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