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감상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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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론)
시집 감상-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전체적으로 노란, 정확하게 말하면 누런색 바탕에 황지우 시인으로 보이는 삽화, 그리고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라고 적힌 제목을 가진 이 시집을 읽는 동안 그리고 읽고 난 뒤에도 나는 같은 생각을 한다. ‘도대체 무슨 말이지….’ 시집의 표지에 나와 있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호」의 일부를 보면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말하는 양식의 파괴와 파괴된 이 양식을 보여주는 새로운 효과의 창출을 통해 이 침묵에 접근하고 있다.’라고 적혀있다. 나는 이 한 문장이 시집 전체를 한마디로 설명하기에 가장 적절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시집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보통 ‘시’ 하면 생각나는 그 ‘시’와는 다르다. 시인의 말처럼 시 하나하나에 파괴와 파괴를 거듭하였다. 문법의 파괴, 형식의 파괴 등 그 방법도 아주 다양하다.
시집의 제목이자 시의 제목이기도 한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나 「한국생명보험회사 송일환씨의 어느 날」이라는 시는 이미 고등학교 문학 시간에 빨간 줄, 파란 줄 그어가며 공부했던 시라 여타의 시보다는 익숙했다. 그 당시의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한국생명보험회사 송일환씨의 어느 날」이라는 시를 처음 봤을 땐 ‘이런 것도 시야?’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당시에 나에게 시라 하면 보통 ‘정형화되어있고 비슷비슷한 방식으로 쓰인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대시론 수업을 들으면서 접한 시는, 마치 수필 같아 보이는 글이 시었고, 신문의 내용을 가져온 것 같은 것도 시었다. 심지어 제목만 덩그러니 쓰인 것도 시었다. 거기에 황지우 시인의 시집을 읽고 보니 이 시는 오히려 평범하고 덜 특이하게 느껴졌다.
도대체 시란 무엇인가? 이에 대한 궁금증은 시집을 읽을수록 더 쌓여가기만 했다. 시집을 읽기 시작한 지 중간쯤 되었을 때 반가운 제목을 발견했다. 「도대체 시란 무엇인가」라는 시었다. 어쩌면 나의 궁금증을 해결해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금은 서둘러 내용을 확인했지만, 제목 아래의 내용은 시라고 하기보다는 설문지에 가까운 글들이 적혀있었다. 심지어 시에는 ‘독자들은 ( )에 o표를 쳐주십시오’라고 되어있었다. ‘정말 o표시를 해야 하나’ 고민도 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파악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시인의 말을 빌리자면 시에도 적혀있듯, 당대에 대한, 당대를 위한, 당대의 유언으로 이 시는 쓰였다. 시인은 당시의 문맹 정책을 비판하고 고발하고자 했다. 특히 ‘한 시대가 가고 또 한 시대가 왔지만, 우리가 우리의 동시대와 맺어진 것은 악연입니다.’라는 부분은 시인의 감정이 극대화된 표현이라고 생각하는데, 시대가 지나도 반복되는 부조리한 사회에서 소리 없이 숨죽이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소리치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또, 그러한 시대를 살아가는 것을 ‘악연’이라고 말한 것은 시를 한 단어로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단어가 아닐까 싶다. 시집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다른 시에도 시대를 보여주고 이야기하고자 한 내용이 포함되어있다. 그런데 굳이 내가 이 시를 말하는 이유는 설문지의 형식으로 독자들의 관심을 유발한 뒤 문항을 읽어나가면서 지배자에 의해 소극적이고 우민화 되어가는 자신을 깨닫고 되돌아보게 만드는 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설문지 형식이라는 것도 어떻게 보면 형식의 파괴라는 점에서 다른 시랑 크게 다른 점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나의 경험으로 미루어보면 설문지를 작성하다 보면 보통 내가 어떻게 해왔는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생각하게 된다. 그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내가 만약 시의 배경이 되는 시대에 살면서 이 시집을 읽었더라면, 유사한 내용을 가진 다른 시들을 보고는 현실에 대해 많이 느끼고 생각하는 데 그쳤겠지만, 「도대체 시란 무엇인가」라는 시를 읽고 난 뒤에는 느끼고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소시민적이었던 나를 반성하고, 어쩌면 소극적인 모습에서 조금은 적극적인 태도로 변화하는 계기를 가지게 되었을 것 같다.
현대시론 수업에서 주로 다루는 ‘시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를 스스로 내리기 전에, 또는 내린 후에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라는 이 시집을 읽는다면 소위 ‘멘붕 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다. 지난 시간에 영화 ‘일 포스티노’ 감상문에 ‘시는 느낌을 담아낸 모든 것’이라고 시를 정의 내린 적이 있다. 그런데 황지우 시인의 시집을 읽고 보니 시를 느낌을 담아낸 모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광범위한 시를 한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다시 한 번 시에 대한 정의를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황지우의 시들은 알 수 없는 말들이 많았다. 애초에 친절히 설명하려 쓸 목적도 아니었을뿐더러, 그가 『도대체 시란 무엇인가』라는 작품에서 밝혔듯이 그는 시를 ‘당대에 대한, 당대를 위한, 당대의 유언으로 썼기’ 때문에 동시대를 공유하지 못한 나로서는 이해 못 할-말하자면 배경지식이 없는-말 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는 기분이었다. 처음 『묵념, 5분 27초』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을 접했을 때에 느낀 당혹감으로 미루어 보아, 시인 황지우의 시를 읽기 위해서는 원서를 찾아보듯 하나하나 검색해보아야 할 것 같은 부담감으로 몰려들었다. 내가 그에 대해 알고 있는 알량한 지식이라곤 그가 1973년도 박정희 정권의 폭압에 항거하는 학내 시위에 참여해 구속된 적이 있었고 1980년에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고문을 받은 적 있다는 것, 그리고 어느 소설책에서 봤던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라는 글귀만 또렷이 기억나는 시구의 주인공이라는 것이 다였다. 시집 속의 시들은 하나같이 내가 유일하게 하는 그의 시 『뼈아픈 후회』와는 판이하게 달랐고, 틀들은 무참하게, 그러나 즐거이 부서져있었다. 암벽을 타듯 더듬더듬 짚어간 글자에 그의 삶이 어렴풋하게 비췄다. 『그날그날의 현장검증』이나 『대답 없는 날들을 위하여 3』에서는 영화 변호인에서 봤던 빛 한 점 들어오지 않는 고문실의 벽에 둘러싸이는 듯 했고, 『몬테비데오 1980 년 겨울』이나 『그대의 표정 앞에』에서는 세계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나열하며 지식인적 고뇌를 뇌까리지만 결국엔 무력함을 내보이고, 『아내의 수공업』에서는 생계의 현실적 무능으로 또다시 유배된다. 하나같이 햇살 좋은 가을날에 읽기에는 불편하고 어려운 시들이었다. 더군다나 무너짐을 절망으로 받아들일 마음이 없는 나에게는 더욱더 그랬다. 그래서 이 시집에서 내가 좋아하는 시 1개를 꼽으라고 했을 때, 나는 못 꼽겠다.
다만 인상적이었던 시는 『대답 없는 날들을 위하여 1,2,3 』이었다. 이 시들에서 나는 이 시집의 다른 시들과는 달리 절망의 체념을 넘어선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 중『대답 없는 날들을 위하여 2』는 그가 살았던 시대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시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가 나와 비슷한 나이였을 무렵, 그가 살았던 시대는 탱크와 화약이 눈에 보이던 시기였다. 젊은이들은 대답을 요구했고, 비록 ‘갈 봄 여름 없이, 처형 받은 세월’이었더라 하더라도, ‘미쳐 날뛰었고’, ‘혼수상태의 세월’이었다 하더라도, ‘한 다발 두 다발 문 밖으로 들려 나가는 모습들을 느린 그림으로 지켜 보았’던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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