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냉정과 열정 사이 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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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3.29 / 2015.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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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이 기억되는 방법
-『냉정과 열정 사이』를 읽고
첫사랑, 듣기만 해도 아련한 단어이다. 금세 과거 그 시절로 돌아가게 만드는 단어이자 가끔씩 불쑥 튀어나와서 나를 혼란스럽게 하기도 하는 단어이다. 그와 함께 걸었을 때 둘 사이에 가만히 불었던 바람 한 줄기, 먼지처럼 부유하는 햇살, 손에 들고 있었던 아이스크림이 살짝 녹아 끈적거리던 손을 급히 옷매무새에 닦았던 것까지. 나도 모르게 그 때, 그 날로 돌아가곤 한다. 첫사랑이란 이런 것이다. 오래된 책을 펴보았을 때, 책 사이에 껴두었던 모서리가 닳아버린 옛 사진이 무방비상태로 흘러내린 것과 같은 느낌. 너무나도 환하게 웃고 있는 옛 사진 속의 나와 지금의 내가 눈 마주치는, 그런 아주 오묘하면서도 아릿한 느낌이다.
『냉정과 열정 사이』를 읽으면서 ‘첫사랑’이라는 소재가 얼마나 많은 인간들을 흔들어놓을 수 있는 소재인지 다시 한 번 느꼈다. 문학 작품이 영화로 되기까지는 다수의 사람의 ‘공감’이 필요하다. 이 작품은 영화화에도 성공했으니 그만큼 ‘첫사랑’에 흔들리는, 나와 같은 사소한 개인들이 많다는 뜻이 아닐까 싶었다. 특히 이 ‘첫사랑’이라는 모티프는 동양에서 많이 수용되고, 소위 말하는 ‘먹히는’ 모티프인 것 같다. 『냉정과 열정 사이』를 읽으면서 작년 봄, 수많은 사람들을 봄 타게 했던 800만 영화 ‘건축학개론’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두 작품 모두에서 존재하는 감정은 사랑이다. 그것도 첫사랑. 말했다시피 첫사랑은 그 단어 자체만으로도 인간의 감성을 쥐고 흔드는 힘을 갖고 있다. 그것이 뜨거운 사랑이었든, 쓸쓸한 외사랑이었든 첫사랑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인간이 갖고 있는 가장 아름답게 장식되어 박제된 판타지이다. 두 작품이 모두 뜨거운 호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 판타지를 너무 인위적으로 꾸며내지도, 작위적으로 조작하지도, 과하게 오바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네가 아직 옛날 일로 괴로워하는 줄 알고…….”
“괴로워한다고? 다 잊었어. 과거는 다 잊었다고.”
쥰세이는 아오이를 만나지만 이렇게 감정조절에 실패하고 만다. 너무나 현실적인 장면이었다. 영화 ‘건축학개론’에서도 이런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 첫사랑과 재회했을 때 낭만적으로, 애틋하게 그려지는 건 말 그대로 소설이고 영화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두 작품에서는 첫사랑과 재회했을 때 화를 내고, 욕을 하고, 괜시리 오바를 하는 등 감정 조절에 실패하고 만다. 이게 훨씬 현실적으로 그려질 만한 장면이다. 상대방도 아직 날 그리워할까, 나와 헤어진 것을 후회하고 가슴 아파 할까, 와 같은 질문을 혼자 내던지면서 막상 다른 사람과 함께 행복한 상대방을 보면 이성을 잃는 것이다. 정작 자신도 함께 하고 있는 메미라는 여자가 있음에도 말이다. 첫사랑이기에 가능한 어설프고도 가슴 아픈 장면이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 장면에서 복잡한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쥰세이의 입장에서, 또 어떤 사람은 아오이의 입장에서. 또 다른 사람은 마빈이나 메미의 입장에서일 수도 있겠다. 사실 쥰세이나 아오이의 지나버린 첫사랑 속의 희생양은 마빈과 메미이다. 쥰세이는 복원 미술에 재도전하며 자신만을 사랑한 메미를 버렸다. 아오이도 마빈에게 모질 게 군다. ‘용서받고 있음에 대한 짜증, 상처를 주고 있음에 대한 짜증. 나는 마빈에게 일상적으로 상처를 주고 있다.’는 구절만 봐도 그렇다. 둘 다 첫사랑의 추억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어서 그렇다. 추억이란 게 무엇이고 서약이란 게 무엇인지, 쥰세이와 아오이는 현재를 돌볼 여유가 없다.
그리고 두 작품의 흥미로운 공통점이 있다. 바로 ‘약속’이다. 영화 ‘건축학개론’에서도 서연과 승민은 나중에 서연의 집을 지어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냉정과 열정 사이』의 아오이와 쥰세이도 아오이의 30번째 생일 날에 피렌체 두오모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한다. 이렇게 첫사랑을 다룬 작품에서는 으레 ‘약속’이 자주 나오기 마련이다. 약속이 이뤄지지 않고, 이뤄지지 않아야 마음 아프기 때문이다. 첫사랑의 아픔이 더욱 극대화되는 것이, 바로 약속이 이뤄지지 않는 부분이다. 하지만 두 작품에서는 약속은 이뤄진다. 약속을 이루는 과정이 잔잔하게 마음이 아렸다. 서로 감정을 숨기기도 하고, 서로의 일상 속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상대방의 기억 때문에 가슴 아프기도 하고, 현재 서로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면서, 결국 그들은 약속을 이룬다. 그렇게 이룬 약속이기에 더 애틋했다. 약속이 주는 ‘미래’라는 의미는 추억이라는 ‘과거’를 뛰어넘는다. 오래 된 연인이 헤어지기 힘든 이유는 다른 게 아니고 함께 한 약속들이 너무 많아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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