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페미니즘 정치사상사 캐럴 페이트만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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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페미니즘 정치사상사)
◎ 들어가는 글 : 여성의 눈으로 다시 보는 고전(P8~21)
1970년대 초반부터 페미니스트 이론가들은 널리 알려져 있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그렇게 친숙하지 않은 정치이론 텍스트들을 검토해 왔다. 정치이론 텍스트들을 해석한 이들의 작업은 해당 저작을 이해하는 데 뿐만아니라 시민권, 평등, 자유, 정의, 공적인 것, 사적인 것, 그리고 민주주의 같은 정치학의 핵심 범주들을 이해하는 데에도 혁명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페미니스트들은 저명한 이론가들이 대부분 ‘여성 혐오증’을 지니고 있다고, 그리고 그 이론가들이 여성은 합리성과 도덕적정치적 능력을 발전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시민성과 정치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식으로 주장한다고 폭로하는 데 관심을 기울였다.
서양 정치사사의 전통은 여성의 배제, 그리고 여성다움과 여성의 육체로 대표되는 모든 것을 배제한 채 형성된 ‘정치적인 것 the political’이라는 개념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일반적으로 성차별(성적 차이)과 섹슈얼리티는 정치이론에서 주변적이거나 별개인 것으로 취급되어 왔다. 그러나 정치 이론가들이 남성과 여성에게 귀속시키는 상이한 속성, 능력, 특징은 각 이론가들이 ‘정치적인 것’을 정의하는 방법에서 중심적인 위치를 정하고 있다.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의 여성 참정권론자들은 한편으로는(정치적) 덕에는 성 구분이 없으며,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자격으로 정치적 권리와 참정권을 가지는 것이야말로 정의라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어머니로서의 특수한 책임 때문에 여성이 정치에 독특한 기여를 한다고 주장했다(여성이 투표에 대해 남성과 다른 요구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철인여왕과 가정주부 : 플라톤이 본 여성의 가족(P23~54)
『국가론』과 『법률론』의 주장과 계획을 비교해 보면, 플라톤은 자신의 이론체계 안에 사적 가족이 부재하느냐 존재하느냐에 따라 여성의 잠재성을 점점 급진적으로 사유하던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밀고 나가기도 했고 안 그랬기도 헸다. 이 차이를 이해하려면 『국가론』제 5권의 계획을 이상적인 사회의 총체적인 목적과 구조의 맥락에서 성명하고, 『법률론』에 나타난 여성에 대한 상반된 주장도 이와 똑같은 맥락에서 설명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모든 인간의 가장 중대한 실수이자 플라톤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선천적인 것이라고 본 것은 “언제나 모든 죄의 원인”인 “지나친 자기애”이다. 더구나 영혼과 이에 버금가는 육체가 중요한 데 반해, 사람들은 재산―사실상 가장 가치가 적은 소유물―에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이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법률론』에서 사유재산을 인정하면서도, 플라톤은 “인간이 돈을 모음으로써 돈의 존재 목적…즉, 영혼과 육체…를 정시하지 않도록” 해주는 유통 생산체계를 고안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부를 추구하는 것이 가장 마지막으로 존경받아야 한다고(여러 차례에 걸쳐) 주장해 왔다. 분명 플라톤의 시민은 물질을 소유가 더욱 중요한 목표를 위한 수단일 뿐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국가론』은 상당히 급진적인 대화편이다. 플라톤은 이상국가를 구상하면서, 그 당시의 가장 신성한 관행을 의문시하고 이에 도전했다. 그는 이기심과 불화를 일으키는 사리를 해결하려면 사유재산과 그에 따른 사적 이해관계를 가능한 한 최대로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능한 최고 수준의 통일성은 동일한 사태에 대해 모든 시민이 동고동락할 때 달성되며, 이와 같은 ‘동고동락의 공동체’는 모든 재산을 공유한 때에만 발생한다. 최상으로 통치되는 도시국가란 대다수 시민들이 동일한 물건에 관해 동일한 방법으로 ‘나의 소유’이자 ‘나의 소유가 아닌 것’이라고 말하는 경우일 것이다.
『법률론』에서 플라톤은 토지 경작에는 “우리가 떠맡아서 출산하고, 양육하고, 훈련시킨 인간의 능력보다 더 많은 것”이 요구되므로, 차선국가의 시민들이 신중히 계획된 교육을 받았는데도 재산을 공유할 수 없었듯이, 유감스럽지만 이상국가의 하위 계급도 재산을 공유하지 못한다. 따라서 수호자 계급만이 재산 공유와 이해관계의 통일이라는 이상에 따라 생활할 수 있다.
그리스 여성들은 성 파트너를 직접 선택할 수 없었다. 게다가 그리스 여성의 배우자는 앞으로 남은 그녀의 전 생애 동안 그녀와 성교하고 그녀를 통해 재생산할 절대적 권리를 가졌을 뿐만 아니라, 그녀의 아버지가 이전에 그녀에게 행사하던 모든 권력을 소유했다. 여성은 일단 결혼하면 남편이외의 그 어떤 성욕 배출구도 허용되지 않았으며, 무조건 남편과 성행위를 해야만 했다. 그러나 남편은 부인에게 만족감을 줬다는 이유로 부인이외의 다른 사람과도 이성애나 동성애를 할 수 있었다. 이런 이중 잣대는 간통이라는 그리스 단어가 기혼 여성이 자신의 남편이 아닌 다른 남성과 성교했다는 뜻으로만 쓰인다는 점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말할 필요도 없이 간통에 대한 처벌은 상당히 가혹했다. 심지어 남편이 사망했을 때조차, 여성은 자신의 삶이나 육체를 통제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아버지나 수호자가 여성을 다시 보호하게 되고, 멋대로 그녀를 재혼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 여성이 말을 듣지 않으면 시민은 자신의 누이나 딸을 첩으로 보내버릴 수 있었으며, 여성은 소유주에게 아무런 불평도 하지 못했다. 심지어 첩의 신분에서 매음굴로 떨어질 수 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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