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문 월드컵 광풍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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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광풍에 대하여
매스컴을 보고 있노라면 지금의 지구촌은 월드컵 열풍으로 뒤덮여 있는 것 같다. 그 중에서도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을 외쳐대는 붉은 물결의 사람들이 지배하고 있는 요즈음이다. 언론의 종류를 막론하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월드컵 이야기에 뒤덮여 있어서 ‘이 세상에 일어나고 있는 일이 월드컵 축구경기 밖에 없는 것인가’ 지겹기도 하고 사람들의 광적인 관심이 꺼려지기도 한다. 이러한 지겨움과 걱정은 월드컵에 대한 양적인 팽창에서만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월드컵 보도에 대한 질을 살펴보았을 때, 언론의 논지- 과한 애국심과 민족주의를 부추기고 ‘태극전사’등의 표현으로 월드컵을 전장으로 몰아붙이는 -는 월드컵과 같은 세계 스포츠 축제의 진정한 의미나 의도를 왜곡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러한 과도한 민족주의를 부추기는 ‘월드컵 광풍’의 언론에 상업주의까지 더해져, 월드컵은 단순히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고 더불어 열광할 수준을 넘어섰다. 이에 ‘2006월드컵’의 사회문화적인 현상에 대하여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학생들이 비판적 사고를 키울 수 있도록 수업을 어떻게 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하여 생각해 보기로 한다.
2002년의 한 일 월드컵은 세계화의 풍랑에 지친 한국인들에게 깊은 위안을 준 대회였다. 올림픽보다도 세계인들에게 더 큰 관심거리인 ‘월드컵’이라는 국제경기를 잘 치러내서도 그러하겠지만 축구팬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시작된 열광적인 거리응원의 자부심에, 상상조차 못했던 월드컵 4강이라는 경기 결과에서 국민들은 희열을 느꼈을 것이다. 또한, 월드컵은 세계 속에서 한국인의 위상을 높이고, 정치적으로 동서, 여야를 떠나 모두 한 마음을 갖게 하는 국민통합의 정서를 느끼게 해 주었다. 또한, 직접적 경제적 수익을 포함하여 간접적인 경제적 파급효과까지 생각한다면 2002년의 월드컵은 대한민국과 국민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2006년의 월드컵의 모습은 어떠한가? 위에 제시한 긍정적인 면도 물론 있겠으나 도가 지나친 점도 찾을 수 있다.
첫째, 과도한 민족주의와 애국심을 강요하는 모습이다.
월드컵 올림픽 등의 대회는 ‘국가’의 존재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세계 속에서 친구로 하나 되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의도를 가진 이러한 국제대회는 자칫 지나친 애국심과 민족주의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친선의 자리가 아니라 세계(상대팀의 나라)와 싸워서 이겨야 하고 국가대표선수들은 그러한 싸움의 전사들로 생각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가대표선수들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의견을 말하기라도 하면 ‘네가 한국 사람이 맞느냐?’ 또는 ‘매국노’라는 단어을 들이대며 말을 막아버린다. 무조건적으로 우리나라가 이겨야 하고, 상대팀이 된 국가는 사람들의 입에서 함부로 취급되고 놀림거리가 되기 일쑤다. 상대팀의 국가대표 선수들을 인격적으로 비하하면서 일말의 죄의식도 없다. 대표선수들에게는, 보는 우리가 바라는 ‘결과로 말해지는 애국자’가 되기를 강요한다. 2002년에 4강을 이룬 선수들을 향하여 ‘당신들이 진정한 애국자들입니다’하며 치켜세웠었던 기억이 있다. 단기간의 대회이기에 좋은 경기 결과를 위해서는 실력만큼이나 운도 따라야 한다. 심판도 인간이 하는 일이라 판정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월드컵 기간 동안의 선수들의 건강 상태나 구장의 환경, 관객들의 응원의 열기 등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은 예상 밖의 것이 있을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여러 요인으로 4강에 오른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16강에도 탈락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요인은 그들의 노력일 것이다. 2002년 그 전의 월드컵에서도 그들은 분명 노력하고 열심히 뛰었을 터인데 결과 중심의 우리는 2002년부터 그들을 애국자로 만들었고 지금도 말이 안 되는 애국심을 강요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결과에 상관없이 열심히 경기에 임한 모든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 주자~ 하는 교사의 말에 ‘그래도 우리나라가 16강에는 들어야죠’ 라는 대답이 돌아올 뿐이다.
둘째, 월드컵의 집단 응원에 경계심이 든다.
2002년 몇 천 명 정도에서 시작된 거리에서의 집단 응원은 그 해 경기를 더해 갈수록 양적인 면에서 신기록을 경신하며 본인은 물론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변함없이 전국 곳곳에서 거리 응원이 이어졌다. 여러 언론에서는 서울 시청 앞 광장뿐만이 아닌 전국에서 행해진 거리 응원을 세계적인 자랑거리 인양 보도하고 또 보도해 주었지만 모여서 응원하는 모습이나 경기 후 모인 사람들이 도로 위로 쏟아져 나와 아무 차에나 올라타서는 자신의 감정을 폭발하는 광적인 모습에 경계심이 들었다. 2002년도에 비하여 질서는 엉망이었고 경기 후에는 정류장의 시설물을 부수고 소화기에 불을 붙이고…. 그 곳에서 같은 마음을 가진 한 국민끼리 일체감을 느낄 수도 있겠으나 이러한 군중집회는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모인 사람들의 자아를 상실하게 만들 수도 있다. 전체주의사회에서 성행하는 군중집회는 전체 속에 개체를 잃게 하려는 지배세력의 선동수단이라고 한다. 군중집회에서 경험하는 집단적 열광주의와 애국주의는 매우 비이성적이고 파괴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그러한 애국주의가 일상생활로 연결되어 나라에 대한 관심을 높였거나 애국심을 일반화시키는데 일조했다고도 말할 수 없다. ‘스포츠’에 있어 ‘대한민국’을 외치며 열광하고는 한국의 정치나 일반사회에는 무관심한 그들은 단지 ‘그 자리에서만’ 한 목소리를 낼 뿐이어서 안타깝다는 것이다.
셋째, 2002년에 비하여 상업주의가 심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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