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셰익스피어 사극 리처드 2세 감상문 ★ 셰익스피어 사극 리처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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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사극 리처드 2세
셰익스피어 사극 리처드 2세는, 8편의 영국사극의 시발점이 된다. “리처드 2세”는 영국 왕위쟁탈을 위해 벌어진 ‘장미전쟁’의 시발점이 된 리처드 2세의 폐위와 암살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 비극이다. 왕의 재목이 아니었던 리처드가 폭정과 실정을 거듭함으로써 결국은 폐위되고 감옥에서 비참한 죽음을 맞게 되는 과정을 그려나가는 가운데, 작가는 한 연약한 인간이 겪게 되는 수난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 통해 역사의 흐름 속에 한 개인이 수용해야 하는 비극적 운명을 작품 안에 부각시키고 있다.
저자인 세익스피어는 영국의 자랑이자 지금도 추앙받는 인물이다. 오죽하면 세익스피어는 인도하고도 안 바꾸겠다고 하는 말이 한동안 회자 되었을 정도이다. 저자의 작품들은 지금도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로 계속적으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상영되고 있다. 그의 4대비극 작품들은 세익스피어 문학의 절정이자 금자탑으로 자신의 작품을 통해 모든 인간군상의 허와 실을 냉철하게 그려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셰익스피어’하면 바로 그의 대표작인 ‘햄릿’, ‘리어왕’, ‘맥베스’, ‘오셀로’를 묶어놓은 4대 비극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4대 비극이 아니면 5대 희극인 ‘베니스의 상인’, ‘십이야’. ‘한여름 밤의 꿈’, ‘말괄량이 길들이기’, ‘뜻대로 하세요’를 떠올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많은 작품들을 제쳐두고 생소한 이름의 ‘리처드 2세’란 사극을 골라 서평을 쓰게 된 계기는 지난 여름, 내내 뜨거웠던 영국의 TV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 60주년 행사였던 다이아몬드 쥬빌리(Diamond Jubilee)를 비롯하여 2012 런던 올림픽까지. 그 와중에 영국의 BBC에서는 셰익스피어의 사극 작품들을 드라마화 하여 방영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프로그램들을 챙겨보게 되었다. 드라마로 방영된 작품들 중 하나가 ‘리처드 2세’였다.
셰익스피어의 ‘리처드 2세’는 그가 쓴 다섯 번째 영국사극으로, 실존했던 영국 왕 리처드 2세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그의 조부인 에드워드 3세(1312~1377)에게는 일곱 아들이 있었는데, 그 중 첫째 아들이 ‘검은 갑주의 왕자’ 혹은 ‘흑태자’-The black prince-라고 불리는 에드워드(1330~1376)였다. 그는 프랑스와의 백년전쟁에서 화려한 전공을 세웠으며, 에드워드 3세가 전쟁으로 인해 자리를 비우자 어린 나이에도 형식적인 대리청정을 수행하는 등 왕재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병으로 인해 부왕보다 먼저 사망하여, 에드워드의 어린 아들이 왕위를 물려받았는데 그가 이 작품의 중심에 서 있는 리처드 2세(1367~1400)다. 리처드 2세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도 묘사되어 있듯 자신의 아버지만큼 훌륭한 왕재가 아니었다. 그는 아첨하기 좋아하는 자들을 가까이 하고, 충신이었던 작은아버지 글로스터 공작을 살해하기까지 한다. 또 아일랜드와의 전쟁을 위해 사촌의 장자상속을 부정하고 재산을 몰수하여 결국 그 사촌의 손에 의해 몰락의 길에 올라 죽음을 맞는 왕이다. 리처드 2세를 폐위시키고 왕위에 오른 ‘사촌’이 ‘리처드 2세’에서도 중요한 인물이지만 바로 다음 작품의 주인공이기도한 ‘헨리 4세’, 헨리 볼링브로크(1367~1413)이다.
‘리처드 2세’는 작품의 초반부터 리처드 2세와 헨리 볼링브로크의 차이를 드러내며 시작한다. 1막 1장, 리처드 2세는 헨리 볼링브로크와 토머스 모브레이가 서로가 역모를 꾀한 자라고 고발하며 언쟁을 하는 가운데 그 둘에게 화해할 것을 종용한다. 그러나 볼링브로크와 모브레이 두 사람 모두 목숨을 걸고 서로의 결백을 주장하며 결투를 고집하자, 왕은 결투가 벌어지는 시간과 장소를 선언하고 끝이 난다. 1막 2장에서는 리처드 2세가 죽인 글로스터 공작의 아내가 남편의 형이자 볼링브로크의 아버지인 곤트에게 복수를 청원한다. 이에 곤트는 왕은 하느님의 대리자이며, 왕이 사주한 동생 글로스터 공작의 죽음에 대한 응징은 하늘만이 할 수 있다고 대답한다. 중세시대 유럽에 흔하게 나타나던 신수왕권설과 글로스터 공작부인은 볼링브로크가 남편의 죽음에 가담한 모브레이를 이겨 그를 죽이기를 바란다고 하며 랭커스터를 떠난다. 1막 3장에서는 결투를 하기로 한 두 사람이 결투를 시작하려는 순간, 왕이 결투를 중지시키고 볼링브로크에게는 10년, 모브레이에게는 영원한 추방령을 내린다. 모브레이는 리처드가 훗날 볼링브로크의 역심을 마주할 날이 있을 거라는 예언과 같은 말을 남기고 퇴장한다. 그리고 리처드는 자신의 숙부인 곤트가 아들의 추방에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는 볼링브로크의 추방령을 6년으로 감형하지만, 곤트는 왕에게 아들이 돌아올 때까지 자신이 버틸 수 없을 거란 말을 올린다. 리처드가 퇴장하자 곤트는 긴 시간동안 영국을 떠나있을 아들을 격려하며 3장이 끝난다. 1막 4장에서는 리처드와 볼링브로크의 또 다른 사촌이 되는 오멀이 볼링브로크를 배웅하고 돌아와 왕에게 보고한다. 왕은 오멀에게 왕의 혈족인 볼링브로크가 민심을 얻고 있음을 지적하며 그러한 그의 행동들을 ‘수작’이라 표현한다. 리처드의 볼링브로크에 대한 일방적인 못마땅함과 적개심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러는 도중 아첨꾼 중 한 명인 그린이 그에게 아일랜드에서 일어난 반란을 알리자, 리처드는 군비를 충당할 방법을 찾다가 병환으로 누워있는 자신의 숙부, 곤트의 재산을 몰수할 생각을 하며 그의 빠른 죽음을 바란다. 왕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저지르는 리처드와 옳지 못한 일에 올곧게 대항하고 지적하는 볼링브로크의 차이를 보여주며 1막은 끝이 난다.
2막 1장은 임종을 예감한 곤트가 자신의 동생이자 오멀의 아버지인 요크와 리처드의 실정에 대해 탄식하며 시작한다. 곤트는 죽어가는 와중에도 바른 신하의 모습으로 왕을 향해 날카롭게 질책하고, 이에 분노한 리처드는 충언을 들을 생각도 하지 않고 그를 정신 나간 노인(A lunatic lean-witted fool)으로 취급하며 곤트가 자신의 숙부가 아니었다면 죽였을 거란 말을 내뱉는다. 그런 조카에게 곤트는 마지막으로 치욕 속에 살라(Live in thy shame!)고 외치며 퇴장한다. 곤트가 퇴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노섬벌랜드 백작이 곤트의 죽음을 리처드에게 전하자, 리처드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의 재산을 몰수할 것을 명한다. 형의 임종을 지켰던 요크는 왕의 부당한 재산 몰수에 대해 지적하지만 이 역시 리처드는 귀 기울이지 않는다. 또한 아일랜드 출정을 예고하며 요크를 섭정으로 임명하고 퇴장한다. 왕의 퇴장 이후, 왕의 악정을 개탄하던 노섬벌랜드, 로스, 윌로우비는 추방령을 어기고 군대를 이끌고 영국으로 돌아오는 볼링브로크와 뜻을 함께 할 것을 다짐하며 퇴장한다. 2막 2장은 왕비가 등장하여 알 수 없는 불안감을 토로하다 볼링브로크가 영국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리처드의 안위를 걱정한다. 섭정을 맡은 요크는 왕비에게 반란군 진압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리고 말을 몰아 볼링브로크의 군대로 향한다. 왕의 총애를 받았던 그린과 부시, 배고트는 상황이 좋지 않음을 직감적으로 깨닫고, 위험을 느끼고 도주를 결심한다. 2막 3장에서 정중히 숙부를 맞이하는 볼링브로크는 자신을 꾸짖는 숙부를 향해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봐달라고 말한다. 왕인 리처드와 반란군의 수장인 볼링브로크 모두를 조카로 둔 요크는 마음의 갈등을 겪다 중립을 선포하고 반군이 성에 머물도록 허락한다. 볼링브로크는 브리스톨에 가서 자신의 권리를 짓밟은 왕의 총신들을 잡아오겠다고 말한다. 2막 4장은 짤막하게 끝이 나는데, 웨일즈인 부대를 이끄는 부대장이 솔즈베리 백작에게 더 이상 리처드를 기다릴 수 없다고 하며 자신들의 군대를 철수시킨다.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군대가 철수하는 모습을 보며 솔즈베리는 왕의 몰락에 탄식한다. 2막에서 리처드와 볼링브로크의 거리는 멀지만, 리처드가 왕답지 못한 일을 저지름으로 인해 둘 사이의 갈등은 더욱 고조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3막에서 그러한 상황이 절정에 이를 것을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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