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 페다고지(억눌린자를 위한 교육) -프레이리에 대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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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리에 대한 비판?
-페다고지(억눌린자를 위한 교육)-
1. 프레이리에 대하여
프레이리의 <페다고지-억눌린자를 위한 교육>을 읽기 전에 먼저 프레이리라는 사람에 대하여 알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프레이리는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해방임을 알리고, 평생을 통해 이를 실천한 20세기의 대표적인 교육사상가이다. 브라질의 빈민지역 레시페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가난하고 억눌린 사람들을 보아온 프레이리에게 민중의 굶주림과 고통은 언제나 해방의 과제였다. 문맹퇴치교육을 통해 전세계의 피억압 민중 스스로가 사회적. 정치적 자각을 얻을 수 있도록 힘썼던 그는 1950년대에는 농민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일상적인 용어와 생각을 이용해 교육하는 것이 아주 효과적이라는 점을 깨닫고 나름의 방법을 개발하였는데, 당시 그가 가르친 학생들은 대부분 30시간의 교육만 받고서도 글을 읽고 쓸 수 있었다. 1964년 군사정권이 들어서자 체제전복 혐의로 투옥되었고, 석방된 뒤에는 1979년까지 망명생활을 하면서 전세계 28개 대학에서 명예교수를 지냈다. 프레이리는 경제적으로 무력하고 정치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상태를 침묵의 문화라고 규정하고, 이를 영속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교육제도 대신 인간화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존의 교육을 사회의 질서에 순응케 만드는 은행 저금식 교육이라고 비난하며 문제제기식 교육을 역설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주장이다. 가난하고, 억눌린 사람들의 입장에 서 있었던 그의 교육철학은 <페다고지>이외에도 <교육과 의식화>, <프레이리의 교사론>등 그가 쓴 20여 권의 책에 담겨 있다고 한다.
또한 프레이리는 모든 인간들이 제아무리 무지하고 또 침묵의 문화 속에 함몰되어 있을지라도 다른 사람들과의 의사교환을 할 수 있는 만남을 통해 자기세계를 비판적으로 직시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그러한 만남을 이루는 적절한 도구들이 마련되면 인간은 점차 자신의 개별적이고 사회적인 현실을 인식하고 그것의 모순들을 이해하면서 그 현실에 대한 자기 자신의 의식을 인식하게 되어 거기에 비판적으로 대처하게 된다는 것이다. 낡고 권위주의적 교사-학생 관계는 이러한 과정 속에서 극복된다. 농부는 외부에서 데려온 교사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자기 이웃을 위해 이런 과정을 촉진시킬 수 있다. 인간들은 세계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를 교육한다.
2. 혁명의 주체로서의 피압박자
파울로 프레이리는 인간화라는 문제가 인류의 핵심문제라고 설정한다. 그는 비인간화된 현 상황을 분석하고 이를 타개할 방법을 모색한다. 그에 따르면, 압박자/피압박자의 계급이 존재하는 한, 두 계급은 모두 비인간화된다. 압박자는 피압박자를 폭력적인 방식으로 억압하고, 그들을 물화시키고, 피압박자들은 압박자의 의식을 내면화하면서 이원적 태도를 갖는다. 이렇게 비인간화된 사람들이 인간화하기 위한 단 하나의 방법은 바로 압박자의 계급 소멸이다. 이를 통해 해방을 맞을 수 있다.
그러나 압박자의 계급 소멸은 쉽지 않다. 압박의 현실이 피억압자들을 이미 길들였기 때문이다. 피압박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침몰하며, 침묵의 문화를 형성한다. 프레이리는 파농의 말을 인용해 피압박자들의 이원적 태도를 설명한다. 피압박자들은 압박의 현실을 누구보다 절실하게 경험하고 있으며, 고통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압박자들에 의해 길들여져 스스로를 사물시한다. 그들은 숙명적인 태도로 억압에 굴복하고 한편으로 억압자들의 자리를 갈구하기도 한다. 압박자들은 존재의 의미를 소유에 두고, 이를 영속화시키면서 소유의식을 조장한다. 가진 자들이 인간이 되며, 존재의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피압박자들은 압박자들의 소유의식을 내면화하면서,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한 자신을 짐승만도 못한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하지만 프레이리는 피압박자들의 해방가능성을 주장한다. 그는 오직 피압박자들의 약함에서 솟아나는 힘만이 압박자와 피압박자 양자를 모두 해방시킬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는 당사자 운동만이 진정한 해방을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피압박자만이 압박/피압박 관계를 정확히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을 인식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서로 연대하며 실질적인 변혁의 움직임을 가져야 한다. 자유에 대한 공포는 현실 인식으로 극복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억압자들은 침묵에서 깨어나 집단을 형성하고 조직적으로 투쟁해야 한다. 이들이 자신들을 스스로 해방시켜야만 진정한 해방을 쟁취할 것이라고 본다. 억압자들의 관용에 의한 해방은 해방이라는 환각만을 심어줄 뿐이다.
이런 해방의 방법으로 제시하는 것이 바로 교육이다. 교육은 피압박자들이 상황에 비판적 개입을 하고 변혁의 움직임으로 향하는 단초가 된다. 교육은 일방적인 설명이 아닌 대화로 이뤄져야 한다. 인본주의적 그리고 자유주의적 교육으로서 피압박자들의 교육은 두 단계를 갖는다. 첫 단계에서, 피압박자들은 압박의 세계의 정체를 밝히고, 행동정식을 통해 세계의 변혁에 스스로를 투신시킨다. 압박의 현실이 이미 변혁된 다음의 두 번째 단계에서는, 피압박자들에게만 국한되었던 이 교육이 영구적 해방을 도모하는 만인의 교육으로 바뀐다. 즉, 피압박자들이 압박의 세계를 인식함으로써 발생하는 변화를 통해서, 그리고 혁명적 변혁으로 출현한 새로운 구조에 엉켜있는 구질서 속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신화들을 제거함으로써 이룩된다.
침묵의 장에 갇힌 피억압자는 교육을 통해 말하기 시작한다. 자신과 세계를 인식하고 조직적 투쟁에 뛰어들었을 때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프레이리는 피억압자가 아닌 억압자가 투쟁에 참여할 때도 분명 있다며, 경고성이 짙은 말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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