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사회의 이해 - 문화시대 안에서의 제주, 지피지기 백전백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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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시대 안에서의 제주, 지피지기 백전백승
-도민이 제주도를 알아야 도민의 이익이 보장된 선에서 개발이 가능하다.
어느 순간부터 중앙로 지하상가, 신제주 등지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화장품 가게에 판매원들이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중국인들로 바뀌었다. 중국인이나 조선족들이 제주도민에게 화장품을 판매하는 것이 몇 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할 일이었지만 이제는 익숙한 풍경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러한 틈바구니 속에서 나는 자연스럽게 제주 국제자유도시라고 하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작년 6월말부터 나는 제주국제공항 국제선에 있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공항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중국과 일본 관광객으로 가득찬다. 공항에 다니기 전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변화가 살로 부딪혀 보니 관광객들의 증가속도는 가히 기하급수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얼마 전 나는 제주 국제공항이 엄청난 관광객 수 증가로 인해 2019년이 되면 활주로가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 기사를 보았다. 이렇게 현재 제주도는 국제자유도시라는 이름에 걸 맞게 관광산업의 부흥기가 진행 중이다.
국제자유도시란 사람, 상품자본의 국제적 이동과 기업 활동의 편의가 최대한 보장되도록 규제완화 및 국가적 자원의 특례가 실시되는 지역적 단위를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중국의 상해푸동지역, 일본의 오키나와, 말레이시아의 라부안등이 그 예이다. 그리고 제주도도 이에 속한다. 이러한 제주도 국제자유도시의 핵심 프로젝트는 중문관광단지 확충, 쇼핑아울렛개발, 첨단과학기술단지, 제주공항자유무역지대 조성, 생태공원 조성, 영어교육도시건설, 헬스케어타운, 휴양형 주거단지, 신화역사공원 등이 있다.
이렇게 국제자유도시인 제주도의 관광산업은 여러 개발사업을 진행중이며 분명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들이 남아있다고 여긴다. 제주 국제자유도시 프로젝트 중에 몇 가지만 예를 들어보겠다.
우선 관광단지는 제주도를 알리거나 제주도만의 특색을 살리는 관광단지 보다는 흥미위주의 관광지들이 너무 많다. 아프리카박물관, 테디베어박물관, 믿거나말거나 박물관 등등. 뿐만 아니라 자가용이 없으면 관광단지에 오고가기가 번거로울 정도로 교통이 불편하다. 관광단지 확충이라고 프로젝트에 써져 있으나 현재 과연 제주도적인 또는 제주도를 알릴만한 관광단지가 몇 개나 되는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작년 2학기 때 인문대학에서 주최하는 문화 컨텐츠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수강했었다. 이 때 문화 그 강의의 연장선으로 겨울방학에는 실습을 나갔었다. 제주 MBC컨텐츠 기획부에서 실습을 했는데 그 때 한창 JDC와 제주MBC가 함께하는 영어캠프가 있었다. 구억이란 영어교육도시에 NLCS(North London College School)라는 영어교육학교에서 캠프가 이루어졌다. 학교에 도착해보니 최신식 모델의 학교에서 원어민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영어로 프리토킹(free talking)식의 수업을 하고 있었다. 세계화로 한 발 내딛는 과정이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이 NLCS라는 학교를 제주도민 절반이상이 과연 알고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그리고 제주도민 중 하나인 나도 MBC 직원들이 말하는 ‘NLCS가 무엇인지, 심지어는 2000년대 초반부터 공사가 예정된 영어교육도시가 있는 지도 몰랐었다. 하지만 그 곳에 같이 실습 간 언니들도 그랬고 인턴으로 계시던 남자분도 그 사업을 추진하면서 알게 되었다고 했다. 나도 실습을 나가지 않았으면 그런 학교가 있는지도 몰랐을 것이란 생각에 내가 이렇게 관심이 없나 하며 제주도민으로써 조금 부끄러웠다.
제주도가 잘 살기 위해서는 제주 도민의 문화의식이 제고되어야 그 기반이 탄탄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주도민들이 제주도적인 관광개발에 무지한 상태에서 관광객들만을 위한 개발이 이루어진다면 제주도의 관광사업은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제주도에 대해 설명해줄 제주도민이 부족한데 관광 사업이 잘 될 리가 없다. 또한 책에도 나왔듯이 세계화 시대에 우리는 제주도만의 차별적인 지역전략이라는 무기를 가져야한다. 그래야 관광 사업이던 농업이던 잘 될 것이다.
감귤농업도 그렇다. 책을 읽어 보면 예전부터 제주도를 가장 대표하는 것이 감귤과 관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요즘은 꼭 제주도가 아니라도 아무 곳에서나 맛있는 감귤이 재배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농업만으로 일궈진 제주감귤의 맛은 이제 그 희소가치가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브랜드 감귤, 감귤막걸리, 감귤초콜릿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관광특화 상품으로 희소성이 있지만 좀 더 무언가 필요하다. 단순히 감귤을 생산하는 농업 또는 브랜드 상품 만들기보다 감귤농업을 제주도 신화와 결합하여 제주도만의 축제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참 획기적일 것이다. 이러한 제주도만의 문화가 감귤 농가를 살리는 한 방법이 될 수도 있고 더 나아가 관광 사업에도 플러스가 되어 둘 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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