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세덕 동승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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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함세덕 「동승」분석
1. <동승>의 갈등구조
이 작품은 동리에서 멀리 떨어진 심산고찰을 배경으로 하며 파계한 여승과 사냥꾼 사이에서 태어나 삼밭에 버려진 도념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작품에 나오는 도념 외의 등장인물은 주지, 정심, 미망인, 초부, 인수, 미망인의 친정어머니와 친척들, 구경꾼들, 참예인들, 젊은 승들이다. 이 중에서 <동승>을 이끌어 가는 핵심 인물들은 ‘주지, 도념, 미망인, 초부’라고 본다. 이 외의 인물들은 갈등을 심화하거나 이야기를 연결해주는 연결고리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핵심 인물들을 통해서 주된 갈등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동승>에는 다양한 갈등양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러한 갈등들의 맥을 관통하는 기본 줄기는 흔히 말하는 ‘불교의 세계’와 ‘세속의 세계’ 사이의 갈등이다. 이는 작품에 제시되어있는 등장인물들의 이름과 배경을 통해서도 상징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먼저 ‘심산고찰’에 거주하는 주지정심도념젊은 승과 ‘서울’ 혹은 ‘동리’에 거주하는 미망인미망인의 친정어머니초부인수 등은 각각 ‘불교의 세계’와 ‘세속의 세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주요 인물의 대표적인 갈등 구조는 도념과 주지스님의 갈등이라고 본다. 극의 초반부터 초부와 도념의 대화나 정심과 도념의 대화를 통해서 도념이 여러 해 동안 어머니를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자유롭게 산문을 넘나드는 아이들을 부러워하는 모습을 통해 세속에 대해 갈망하는 모습을 알 수 있다. 이런 도념과 달리 주지스님은 도념에게 불교적인 교리를 내세운다. 주지스님은 ‘사냥꾼인 아버지와 파계한 여승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도념이 불도에 정진해야만 전생의 죄로 인한 업보를 씻을 수 있다’는 것으로 도념의 세계관을 지배하고 있다. 이렇게 주지스님은 불교라는 세계로 그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도념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두 인물사이의 갈등이 가장 크게 일어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갈등은 도념이 덫을 놓아 토끼를 살생했던 것을 들키는 과정을 통해서 구체화된다. 자신이 살생을 하고, 거짓말을 한 이유를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것과 주지에 의해 도념과 미망인이 함께 가려던 게 물거품이 됨으로써 갈등이 구체화되는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 부분에서 불교의 세계를 등지고 어머니를 찾아 세속의 세계로 떠나는 도념의 모습을 통해서 결국 주지스님과 도념의 갈등은 끝이 난다.
또 하나의 주요 갈등은 도념의 입양문제에 관한 주지스님과 미망인의 갈등이라고 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도념과 주지스님과의 갈등이 이 작품 전반적으로 깔려있는 큰 갈등이라고 본다면, 주지스님과 미망인의 갈등은 극을 전개시켜나가는 갈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도념을 수양아들로 삼음으로써 아들의 모습을 찾기 원하는 미망인과 도념은 죄의 씨앗이기 때문에 세속에 발들이지 않고 절에서 좀 더 불도에 정진해야 한다는 주지스님의 대립을 통한 갈등이다. 초반에 미망인은 주지의 반대에도 “도념이 장래니 행복이니 다 빼놓구, 다만 저를 위해 꼭 양자루 주십시요.” 라며 꼭 도념을 데려가겠다는 강경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미망인은 후반에서 주지의 말을 통해 자신과 도념의 숙명을 깨달은 후 그것을 받아들이고 도념을 절에 남김으로써 주지와 미망인의 갈등도 끝이 난다. 도념의 입양문제에 관한 갈등은 또한 중간에 미망인과 도념의 입양을 반대하는 미망인의 친정어머니와의 갈등으로도 나타났지만, 앞서 주지스님과의 갈등이 종결됨과 동시에 해소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부분적으로 다양한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주 작게는 정심에게 어머니에 대해서 끈질기게 물어보는 도념과 쉽게 어머니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 정심의 갈등도 볼 수 있고, 토끼를 살생했다는 사실을 밝혀서 도념의 입양문제에 큰 파장을 일으키는 인수와 도념 사이의 갈등도 이 작품의 갈등구조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주지스님으로 상징되는 불도에의 정진과 초부의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심과 동정심이 대립된다고도 볼 수 있다. 비록 불도에 대해서 아는 것은 없을지라도 도념의 처지와 그의 세계를 이해하고 돕고자 하는 마음에서 주지스님과 반대로 종교를 초월한 인간애가 잘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한 이 작품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갈등은 아니지만, 불교적 세계를 대변하는 주지스님과 불교의 계율을 어긴, 혹은 맞지 않는 도념의 부모의 직업이나 상태도 갈등구조의 하나라고 본다. 이 근본적인 불교적 갈등이 곧 이 작품의 모든 갈등들, 즉 도념과 주지스님의 갈등이나 도념의 입양을 둘러싼 미망인과 주지스님, 친정어머니의 갈등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2. 캐릭터의 구축양상
앞서 갈등구조의 논의에서도 언급했듯이, <동승>을 이끌어가는 핵심 캐릭터들은 ‘주지, 도념, 미망인, 초부’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는 이 네 명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캐릭터 구축양상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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