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신화 왜 소설인가 금오신화 전기소설 전기소설금오신화 금오신화 왜 소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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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신화>, 왜 소설인가
<금오신화>는 최초의 소설로 일컬어지고 있는 작품이다. 최초의 소설로 <수이전>과 함께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작품이지만 이 에세이에서는 그런 논의는 진행하지 않고, <금오신화>를 최초의 소설로 보는 견해에 따라 논의를 진행하려고 한다. 그래서 <금오신화>가 어떤 부분에서 이전의 작품들과는 다르게 소설이라는 새로운 갈래로 구분되는지에 대한 증병을 진행해보고자 한다.
새로운 갈래는 쉽게 나타날 수 없다. 새로운 갈래라는 것은 필연적으로 기존의 갈래를 바탕으로 해서 나타나기 마련이다. <금오신화>는 전기 소설으로 분류 될 정도로 전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저승, 용궁, 귀신 등 비현실적인 존재를 다수 등장시키는 등 기존의 설화에서 볼 수 있었던 요소들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렇다면 설화의 요소들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 <금오신화>에서 발견할 수 있는 소설의 특징은 무엇이 있을까?
먼저 <만복사저포기>이다. <만복사저포기>는 명혼설화에서 유래되었다고 본다. 죽은 여자와 사랑은 나누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귀신을 다루는 초현실적이고 비현실적인 배경을 지니고 있지만 작품내의 세계는 작가가 선택에 의해서 일관성 있는 어떠한 하나의 선택된 세계이기 때문에 소설의 허구성에 의해서 가능하다. <수이전>의 <최치원>에서 나타난 ‘죽은 여자와 하룻밤을 보내고 날이 새자 그 여자는 이미 사라져 허무함을 느꼈다’라는 전설적 특징과는 달리, 미래를 약속했던 여자가 귀신이 되어 ‘남자로 환생했으니 포기하라’고 했을 때 주인공은 허무함을 느껴 포기한 것이 아니라, 이룰 수 없는 사랑이지만 그것에 인정하지 않고 그녀를 그리워하며 세상을 등지는 것으로 나타냈다. 이것은 불가능한 현실 앞에 좌절하는 전설과 비교되는 것으로 현실에 좌절하지 않고 사랑을 이루는 것이 불가능하더라도 은거라는 방식으로 순응은 하지 않아 자신의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이생규장전> 역시 명혼소설의 구조를 따르고 있다. 또한 이전의 명혼설화와는 구분되는 모습을 보인다. 보통 설화의 경우 정확한 배경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생규장전>은 <만복사저포기>에도 나타나있듯이 배경이 명확하게 주어져있다. <만복사저포기>는 고려말 왜구의 침입을 많이 받던 남원의 모습을 가지고 있고, <이생규장전>은 홍건적의 난 시기의 송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이생규장전>에서 이생이란 인물은 홍건적의 난 때를 경험하고 그것 때문에 부인을 잃은 경험을 한 수 많은 사람의 전형을 이루고 있다.
<취유부벽정기>는 송도의 홍생이 평양을 찾아 부벽정에서 취해서 놀다가 기자조선의 마지막 임금의 딸을 만나서 나라가 망한 사연을 듣고 울분과 감회를 함께 나누었다는 내용이다. 이 작품역시 명혼소설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고, 공주의 사연을 민족의 수난으로 이해하게 했다.
<남염부주지>와 <용궁부연록>은 몽유소설로서 몽유록과 전개는 유사하게 진행되지만, 몽유록은 현실세계에서 무력화된 이념을 꿈이라는 환상세계에서 그러한 이념들을 지니고 있는 인물들을 만나 그 이념을 현실에서 관철시키려고 한다. 하지만 <남염부주지>나 <용궁부연록>과 같은 몽유소설은 현실에서 이루지 못하고 좌절한 욕망을 꿈속에서 일회적으로나마 실현시키지만 다시 현실로 돌아오면 그것은 모습을 감추고 사라지는 양상을 보인다. 즉 <남염부주지>와 <용궁부연록>에서 각각의 인물은 저승과 용궁을 오가는 방식으로 김부식의 능력을 비유적으로 보여주고 시대를 비판하지만 결국 좌절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들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징은 지명이다. <만복사저포기>, <이생규장전>, <취유부벽정기>, <남염부주지>, <용궁부연록>은 각각 남원, 송도, 평양, 경주, 송도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것역시 이전의 설화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대부분의 설화는 불명확한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것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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