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어학 소설의 유통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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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소설의 유통방식
1.서론
책은 문화정보의 용기이자 전달매체이다. 지금은 녹음영상컴퓨터와 같은 새로운 매체가 서적의 기능을 일부 대체하고 있지만, 근대 이전에는 서적이 거의 유일한 문화정보의 전달매체였다. 서적의 가치는 물론 내용에 있다. 그러나 유통되지 않거나 읽히지 않는 서적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따라서 서적의 유통은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문화현상이다. 지금부터는 조선시대 서적, 특히나 소설의 유통에 대하여 다루어 보려 한다.
소비자인 독자가 소설을 접하는 경우를 살펴보면, 먼저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소설을 빌려보는 경우,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소설을 구입하여서 보는 경우, 다른 사람이 구연하는 소설을 듣는 경우들이 있다. 이렇게 소설의 독자들은 다양한 방법 소설을 접하게 되는데 이는 크게 둘로 나뉠 수 있다. 그 첫 번째로는 독자의 문자 해독 능력과 관련되는 부분이며, 이에 따라 읽는 독자와 듣는 독자로 나뉠 수 있다. 그 두 번째로는 비용의 부담 여부와 관련되는 것으로써, 비상업적 유통단계에 놓인 소설의 소비자로서 참여하는 독자와 상업적 유통단계에 놓인 소설의 참여자로서 참여하는 독자로 구분이 가능하다. 지금부터는 이를 좀 더 자세히 다루어 보려 한다.
2.본론
소설은 기본적으로 독서물이기 때문에 독자가 스스로 읽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고전소설을 생각할 때에는 독자가 소설을 읽었는가, 들었는가에 대해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듣거나 읽는 문제는 독자의 문자 해독 능력과 관련이 있는 부분이며, 이에 따라 읽는 독자와 듣는 독자로 독자를 구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독자가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고 소설을 접했는지 그렇지 않았는지의 여부에 따라 소설의 유통이 상업적이었는지 혹은 비 상업적이었는지도 생각해보고 단계화 시킬 수 있다.
2.1 소설의 비상업적 유통
①차람(借覽)
차람은 소설의 비 상업적 유통의 대표적인 형태인데 이것은 소설을 개인의 필요에 따라 개별적인 접촉을 통해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빌려보는 것이다. 책이 귀했던 조선시대에는 차람의 방법으로 책을 빌려보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빌린 책은 필사본일수도 있고 작가의 수고본 일수도 있으며 때에 따라서는 세책가에게 빌린 세책본 일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이 세책본을 구한 후 다음 사람에게 소설을 빌려 주었다 하더라도 소설을 빌려보는 독자가 타인이 가지고 있던 소설을 어떠한 대가도 지불하지 않고 빌려서 본다면 그것은 차람에 속한다는 것 이다. 이 때 개인의 필요에 따른 필사 과정 또한 나타난다. 필사란 다른 사람이 소장하고 있던 소설책을 빌려보던 사람이 개인적 필요해 의해 이를 베껴 쓰는 것을 가리킨다. 필사의 과정에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변용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기에 온전히 동일한 내용을 담은 필사본보다는 독자의 생각이나 감정에 따라 조금씩 내용의 변화가 있는 필사본들이 많다. 필사라는 방식에 의존한 소설의 생산은 경제적 이윤을 실현하였다는 목적을 갖지 않았다는 전제 하에 비상업적인 생산 과정이자 단순 생산이라고 볼 수 있다.
②임사(賃寫)
임사는 소설의 상업적 유통 직전 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일정한 삯을 받고 의뢰자가 필요로 하는 소설을 구하여 대신 필사해 주는 것으로 일종의 주문 생산에 의한 유통이라고 할 수 있다. 언뜻 보면 일정한 비용을 지불한다는 것은 세책가에서 책을 빌려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이미 필사되어 있는 소설을 빌려보는 것이 아니라는 것과 필사한 소설을 읽고 나서 되돌려 주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소장한다는 점에서 세책가를 통한 소설의 유통과는 구별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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