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마한 노력으로 잠재울수 있는 역사왜곡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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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29 / 2015.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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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조그마한 노력으로 잠재울수 있는 역사왜곡 논란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역사 왜곡교과서.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이 나였다. 그와 동시에 연개소문이나 주몽 같은 드라마를 보고 한민족은 위대했었다며 가슴이 뿌듯해지는 경험도 했다. 사실 이런 역사드라마에 어느 정도 역사왜곡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는 역사왜곡 수준은 역사적 사실내에서 대화내용정도만 작가가 상상해서 썼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비평적에세이 수업에서 역사왜곡 정도가 심각하다는 것을 듣고 어느 정도인지 인터넷 검색을 해봤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예전에 방영했던 주몽이었다. 그 글에서 고조선의 지도가 중국 본토까지 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많다고 쓰여 있었다. 배달국이니 환국이니 하는 것은 위서논란을 안고 있는 환단고기(한단고기)에 근거한 이야기 일 뿐, 역사적 근거는 별로 없다. 이 글을 보고 참 마음이 무거워졌다. 우리가 그토록 비판하는 중국 동북공정, 일본우익의 교과서 왜곡만 비판할 수는 없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가 왜곡한건 재미를 추구하기위한 드라마일 뿐이니 별 문제가 없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요즘 추세를 보면 꼭 문제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 이유는 한류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의 드라마는 동아시아에서 엄청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미 대장금, 허준 등 많은 드라마가 수출 되었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주몽도 수출되었다. 이렇게 해외에 수출되는 드라마에 역사왜곡이 있다면 다른 나라 국민들은 “이건 드라마니까 역사왜곡해도 이해할 수 있어”라고 말해줄까? 아니다. 아마도 우리나라 국민들이 동북공정에 반응하는 것처럼 흥분할 것이다. 얼마 전 <썸머워즈>라는 일본 애니매이션을 봤다. 주된 내용은 시골의 대가족이 세계의 안정을 위협하는 해킹프로그램과 싸운다는 이야기 이다. 그런데 이 애니매이션은 해석하기에 따라 옛날 일본제국의 대동아공영권을 옹호하고 정당화 하는 듯이 해석될 수도 있는 것이어서, 이 애니매이션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었다. 표면적 주제가 가족인데도 불구하고 역사적 논란의 소재가 되는데 하물며 직접 역사를 소재로 하는 드라마야 어떻겠는가. 주몽은 역사왜곡이 심해 네티즌들이 수출반대 운동 까지 벌인 적이 있다. 이게 외국으로 수출되면, 타국 국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물론 주몽이 중국에서도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하지만 나중에 우리가 중국과 역사왜곡에 대해 논쟁을 할 때 발목 잡힐 만한 일을 우리 스스로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드라마의 역사왜곡이 위험한 또 하나의 이유는 사람마다 비판적 수용능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역사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야 어떤 부분에서 역사왜곡이 일어났는지 잘 알 것이다. 그러나 수능에서 국사과목 1등급을 맞은 사람도 적을 뿐만 아니라 그런 사람이라고 해서 역사의 세밀한 부분까지 꿰고 있다고 생각하긴 어렵다. 국사책은 주몽이 어려서부터 사망하기까지의 기록을 100여 페이지에 걸쳐서 설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어디서 역사왜곡이 일어났는지 매번 찾아보지 않고는 드라마가 어느 부분에서 역사왜곡을 했는지 알기 어렵다.
영화나 만화책, 드라마 같은 것들은 그것이 사실이냐 사실이 아니냐를 떠나 그것을 향유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드라마에서 자신의 역경을 이겨내고 자신의 운명을 개척한 주인공들에게 감동한 시청자들도 많다. 그래서 매회 드라마가 끝나면 시청자 게시판엔 글이 폭주하지 않는가. 그리고 그러한 감동이 개개인 시청자들의 삶에 어떤 정신적 플러스요인이 된다. 나도 삶이 고달플 때 우연히 본 영화에 감동받아 다시 이를 악물었던 경험이 있다. 이렇게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재미만추구할 뿐이니 드라마나 영화가 역사왜곡을 해도 눈감아 주자”라는 식의 주장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나는 이 문제의 대안으로서 드라마 시작 전에 “이 드라마는 실재 인물 단체 역사적 사실과 관련이 없습니다.” 라는 문구를 삽입해 주어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역사와 드라마의 차이를 인식시켜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작은 문구 하나 만으로도 시청자의 역사의식을 바로잡는데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또 한가지의 대안으로 뒷풀이 방송을 하는 것이다. 드라마가 끝난 후 주연급 출연진이 나와서 하이라이트 장면을 설명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설명도 대립관계에 있는 주인공들이 사이좋게 설명을 하는 것이다. 이러면 시청자들은 드라마가 허구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될 것이다. 게다가 설명을 하면서 역사 왜곡이된 부분도 같이 짚어주면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보는데 또 다른 재미가 생겨날 것이다. 이와 같은 작은 아이디어로도 얼마든지 재미와 역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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