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 과연 필요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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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철학 및 교육사
< 체벌, 과연 필요악인가? >
요즘 우리사회에서는 어느 때부턴가 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을 체벌하는 것에 대한 기사가 나오고, 학생이 체벌을 가한 교사를 경찰에 신고하는 기사를 접하는 것이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 2010년 여름, 인터넷에서 교사가 학생을 폭행한 동영상이 이슈가 되기 시작하였다. 이 동영상에는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을 무자비하게 구타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 동영상이 급속도로 유포되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학생의 인권 침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게 되었다. 이로 인해 ‘학교 체벌 금지’에 대한 법이 제정되고, 이렇게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되었다. 하지만 2010년 11월, 이번에는 교사 폭행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교권의 추락과 학급 붕괴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이 후로도 여교사 성희롱사건, 학부모의 교사 폭행사건까지 잇따르면서 학교 체벌 금지에 대한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였다.
체벌에 나의 의견을 말하기 전, 우선 체벌의 정의에 대해 말하겠다. 체벌이란 학자, 학문마다 정의하는 입장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일정한 교육을 목적으로 학교나 가정에서 아동에게 가하는, 육체적 고통을 수반한 징계"를 의미한다. 체벌은 크게 직접적 체벌과 간접적 체벌로 나눌 수 있는데 직접적인 체벌은 교사의 신체 일부분이나 도구를 이용하여 학생의 신체에 대한 직접적 접촉을 통하여 고통을 줌으로써 처벌하는 것이며, 간접적인 체벌은 직접적 접촉은 없이 여러 유형의 행동 제약을 통해 처벌하는 것이다. 정리하여 말하자면 학교체벌이란 학교에서 교사가 교육현장에서 교육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학생의 신체에 직접 혹은 간접적인 징계를 행사하는 행위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체벌에 관하여 나의 입장을 말하면 결론은 찬성이다. 내가 찬성하는 체벌이란 아무런 이유 없이 단지 학생들을 억압하고,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교육을 위한 수단으로의 체벌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학원 강사라면 체벌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교사에게는 체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사는 그들과는 다른 훈육의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지식전달의 목적도 있겠지만 그보다 훈육이라는 책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바른길로 인도하기위한 한 가지 방법으로 체벌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학생들의 바른길을 위한 훈육의 책임으로 사용하는 체벌은 오랜 옛날부터 사용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체벌이 오랜 옛날부터 학생들을 훈육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자리매김하여 지금까지 행해져 왔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대표적인 체벌은 달초(撻楚) 또는 초달이라고 하는 회초리 매이다. 조선시대 서원에서는 전날 배운 학과를 다음날 학우들이 열좌한 가운데 책을 덮거나 등지고 앉은 채로 배강(背講)하는데, 이를 못하면 목침 위에 서서 훈장으로부터 달초를 받았다. 이것은 서원에서의 가장 기본적인 체벌이었으며, 가정에서도 자녀의 잘잘못을 일깨워 주는 교육적인 기능으로 존재하여 왔다. 이처럼 유불선을 통합한 종합적인 사상체계인 성리학이 완전히 뿌리를 내렸음을 나타내는 지표인 서원에서도 학생들을 다스리기 위하여 체벌이 사용되었다.
그리고 성리학의 교육에서 뿐만 아니라, 실학에서 행하였던 교육사상 또한 체벌을 찬성하는 입장이다. 실학에서는 아동의 본성은 선하다고 하였으며, 아동교육을 중요시 하였는데, 이러한 아동교육을 하면서 체벌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하지만 아동의 인격을 손상시키는 심한 체벌은 경계하고 있다. 실학에서 경계하고 있는 아동의 인격을 손상시키는 체벌은 현대의 교육에서도 절대 인정되어서는 안 되며, 아동의 인격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 안에서 아동을 바른길로 인도할 수 있는 체벌만이 인정되어야 한다.
이렇듯 체벌을 함으로써 학생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은 예로부터 행해진 사실이다. 현대의 학생들은 체벌을 받고선 당장엔 체벌의 불합리함을 느끼고 거부감을 갖더라도 세월이 지나면 되레 교사가 자신을 때려 준 것에 고마워하는 등 체벌의 필요성을 느끼는 여러 사례들을 볼 수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교 다닐 때 기억에 남는 선생님은 친절의 가면을 쓴 무관심한 선생님이 아니라 자신이 잘못했을 때 관심을 가져주고 혼내던 선생님이라고 한다. 그것은 스스로 체벌에 의해 자신이 삐뚤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에서도 체벌에 교육적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교사가 한 학생들이 빗나갈 때 그 학생에게 상담과 대화라는 방법을 쓸 동안 다른 학생들은 방치될 수밖에 없다. 교사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도록 학급당 인원수를 적절히 조절한다면 혹 체벌이 가해지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 그러나 교사 1인당 학생 수, 한 학급의 학생 수가 지나치게 많은 우리나라 교육 여건에서는 체벌이 학생들을 통제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가정에서의 체벌이 묵인되는 상황에서 학교에서는 체벌할 수 없다고 한다면, 이는 교사에 대한 신뢰감을 떨어뜨리고 학생들을 일관성 있게 지도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감정적인 체벌은 문제가 됨으로 금지되어야 하지만 공식적이고 정당한 체벌은 인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선도해야 할 학생은 체벌해서라도 바른 길로 이끌어 학교생활에 적응하게 하는 것이 교사의 양심이라고 생각한다.
조선시대 유학의 사상에 근거해서 나온 말인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것이 있다. 임금님과 스승님과 아버지는 한 몸과 같다. 특히 여기에서 강조 되는 의미는 스승의 의미인데, 유교학자인 이이 또한 ‘임금과 스승과 부모는 일체이니 정성껏 받들어야 하며, 자기 생각대로 스승을 비난하는 것과 같은 행동은 좋지 못하다.’ 라고 말하며 스승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금지된 학교 체벌 속에서 교사들은 학생들을 지도해야하는 것과 자신들이 무슨 잘못을 해도 체벌할 수 없는 상황을 아는 학생들에 의해 무시를 받고, 폭력을 당하는 등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조선시대 유학에서 말했던 스승의 의미를 우리는 다시금 생각해봐야할 때이다. 무너져가고 있는 교권을 바로 잡기위해, 학생을 올바른 방향으로 지도하는 데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사랑의 매’로써 적절한 범위 안에서의 체벌은 행해져야 한다. 체벌을 더 이상 사회의 필요악으로 보아서만은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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