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 낙서화와 그래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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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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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들어가는 글
Ⅱ. 미술로서의 낙서
A. 낙서화의 역사
B. 낙서화의 개념과 범주
Ⅲ. 금기시된 욕망의 발현으로서의 낙서화
A. 폭력성의 발현
B. 성적 욕망의 배출구
Ⅳ. 정치․사회적 의미로 본 낙서화
V. 결 론
-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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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들어가는 글
미술사학자 어네스트 아벨 Ernest L. Abel은 낙서를 "그 주체가 되는 대중의 사유를 지배하려는 소위 정상적인 사람들의 방해와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사회적 구속에 대항하여, 아주 사적이고도 자유로이 발생하는 것이다." Ernest Abel and Barbara Buckley, The Handwriting on the wall : Toward a Sociology and Psychology of Graffiti, Conneticut : Greenwood Press, 1977, pp.3
라고 정의한 바 있다. 낙서 혹은 낙서화를 의미하는 d영단어 그래피티 graffiti의 어원은 '긁다, 할퀴다'의 뜻을 가진 라틴어 'graffito'에 기인하며, 거기에 '사소하고, 비형식적이며 공개된 글쓰기의 형식'이라는 의미가 첨가되어 발전하였다. 이를 통해 낙서에는 그것이 개인의 감정이나 생활을 바탕으로 자연스러운 표현 본능의 발로로 이루어졌다는 사적인 측면과 함께, 언술적인 기능이 부여되어 그의 환경과 소통하는 사회적 측면이 결합하여 공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낙서의 기능을 미술이란 문맥(context) 속에서 가장 잘 보여주는 예는 뒤샹의 <L.H.O.O.Q>일 것이다.(도판 1, 1919) 모나리자의 사진 제판 위에 가미한 콧수염은 다다 식의 반미학, 반예술적 비평과 전복으로, 모나리자로 대변되는 고급 미술, 즉, 기존의 권위와 가치에 도전하고, 반발하며 그것을 아주 단순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방법으로 조롱하였다. 낙서라는 뒤샹의 작은 파손은 예술품에 대한 공격으로 범죄와도 같은 행위이지만, 동시에 현대 미술의 역사 속에서 창조적인 예술 의지가 되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그래피티가 갖는 의의를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개인의 사적인 감정과 표현 의지는 낙서라는 형식을 통해 사회적 발언권을 갖게 되며, 더 나아가 기존의 가치와 권력 체계에 대한 저항 및 비판으로 나타난다. 또, 사회의 전통과 가치 체계에 의해 억눌려 왔던 본능은 낙서의 자유로운 형식을 만나면서 성욕과 공격 본능과 같이 금기로 여겨져 왔던 원초적 욕망의 표출을 가능케 하고, 나아가 권력 구조의 정치적 압박에도 거침없이 반발할 수 있게끔 한다. 그 결과, 그래피티는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도덕과 가치 체계, 그리고 주류와 비주류를 구분하는 정치 권력의 이분법의 경계를 흐리게 하며 대중에게 자유를 부여한다. 부차적이거나 저급한 것으로 주류 미술사에서 제외되어 온 낙서는 포스트모더니즘의 등장 이후 80년대 뉴욕을 중심으로 발달한 그래피티 미술의 어법으로 미술의 전면에 부각되며,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반항 의식을 근거로 하여 사회적 언어가 되고 다양한 이슈를 발생시켰다.
본 연구에서는 미술사의 흐름 속에서 낙서가 담당해 온 위치와 역할, 특성을 파악하고 그래피티 미술의 형식 속에서 낙서화가 어떻게 개인적이자 사회적 언어로 기능하는지를 고찰할 것이다. 특히 아직 미술사의 권력 속에 편입되지 않은 우리주변의 그래피티인 신촌 일대와 홍대, 그리고 압구정동에서 행해진 그래피티를 살펴보고 미국의 제도권에 속하는 그래피티와 비교를 통해 그래피티의 특성을 살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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