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일리아드 & 오디세이아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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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를 접한 건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고대의 위대한 시인 호메로스가 썼다는 ‘서양 문학사상 최고(最古)의 서사시’라는 것 정도만 얼핏 듣고서 무작정 책을 펼쳤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엔 두 작품 중 어느 쪽이 앞선 시대를 다루었는지도 잘 모른 채 오디세이아부터 읽었던 것 같다.
두 서시시의 줄거리야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일리아드는 트로이 전쟁 중 50여 일간의 짧은 공방을 다루었고, 오디세이아는 트로이 전쟁의 영웅 오디세우스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도중 겪었던 모험담과 그가 고향으로 돌아가 아내와 재회한다는 이야기이다. 오래 전 기억과 인터넷에서 검색한 자료를 조합해 볼 때 두 이야기 모두 긴 기간 동안의 전쟁과 모험담을 서로 다른 방법을 통해 매우 압축적으로 표현하였다는 걸 알 수 있다. 물론 ‘압축적’이라는 형용사로는 두 서사시의 깊이와 위대함을 말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그리스, 로마 신화와 함께 읽어가며 두 작품을 감상하는 게 훨씬 도움이 되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일리아드의 배경인 트로이 전쟁이 역사적, 사회적으로 어떤 배경 속에서 일어났는지는 둘째 치고서라도, 그리스의 신화 속에서 말하는 전쟁의 기원을 알았더라면 보다 큰 틀 안에서 두 작품을 이해할 수 있었을 거란 아쉬움이 드는 것이다. 두 작품이 한 작가에 의한 개인 창작물이라기보다 그리스와 소아시아 일대에 퍼져 있던 다양한 버전의 설화와 민담을 집대성한 서사시일 거라는 설이 유력한 이상 그리스 신화와의 깊은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직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제대로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관련 도서와의 관계를 통해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가 서양 문학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어느 정도인지 천천히 배워나가는 것도 좋은 감상법일 것 같다.
일리아드의 경우 책을 읽기 전부터 여러 차례 들었던 트로이 목마의 전술이나 아킬레스건의 유래가 된 아킬레우스의 죽음 등은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아 의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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