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레포트-가족 이후에 무엇이 오는가를 읽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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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07 / 2019.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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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그래서 나는 ‘가족’이란 낱말은 가슴 한 켠을 아련하게 만드는 ‘애절함’이고 ‘간절함’이면서도, 누가 진정 나의 가족이요 형제인지 알 수 없어 다시는 생각하기도 싫은 ‘혼돈’일 뿐이었다.
그런 나에게 과제물로 주어진 이 책의 제목은 야릇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어쩌면 ‘가족’이라는 ‘혼돈의 문’을 열고 마술 같은 열쇠를 쥐어 줄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그런데 이 책은 첫 장을 여는 순간부터 그런 환상적이거나 만만한 책이 결코 아님을 실감케 만들었다. 도리어 복잡하고 다난(多難)하기 그지없다고 자부했던 나의 가족사와는 비할 바 없는 오늘날의 온갖 가족 형태들이 마치 종합선물세트처럼 트럭으로 쏟아져 나와 읽는 나로 하여금 정신을 쏙 빼놓게 하였다.

독일의 여성가족학자 엘리자베트 벡-게른스하임이 쓴 ‘가족 이후에 무엇이 오는가?’는 총 6장으로 구성되어져 있다. 그리고 이렇게 짜여진 책의 도입부에는 독자에게 던지는 듯한 저자의 의도적인 질문 폭격으로 장식되어져 있다.
‘이 시대가 일컫는 가족이란 무엇인가? 오래전부터 전래되어 온 그것이 정상적인 가족인가? 그렇다면 전통의 방식이 아닌 그 반대의 경우, 즉 불임으로 제3자의 정자와 난자로 수정체를 이루어 대리모를 통해 얻어진 가족이라든지 이혼과 재혼의 반복으로 성씨가 다른 이들로 구성되진 가족, 동성애가족이나 일부다처가족처럼 어느 국가에서는 인정되는 가족들은 불완전하고 비정상적인 것인가? 아니면 이 시대와는 어울리지 않는 그래서 결코 요구할 수 없는 전통적 방식의 가족이 잘못된 것인가?’
그런데 이런 식의 질문들이 각기 독립적으로 설정되어 보이는 매 장(chapter)마다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이 책을 어느 정도 읽다보면 그 수많은 질문과 독립적인 주제들이 저자의 일관된 체계적 관점에서 해석되어져 있다는 것을 간파하게 된다.
그 키워드는 바로 예측할 수 없을 정도의 가속적인 ‘시대의 변화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제1장부터 시대의 변화가 너무나 빨라 가족의 ‘미래를 조망하기가 불가능’해졌다라고 솔직히 고백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통에 대한 동경과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의 충돌 사이에서 가족체계와 그 안정성에 대한 경계가 허물어져 간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제2장에서는 ‘이혼이 정상화되어’ 가는 것처럼 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미래에 대한 불투명은 각 개인을 더 이상 가족에게만 의지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자라고 전업주부가 되어 남자만을 의지할 수 없고, 그래서 더 이상 혼인증명서는 형식적 굴레일 뿐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지금은 가족이란 각 개인의 불투명한 미래를 함께 준비하는데 일생 중 잠시 필요한 동반자로서의 관계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보았다. 그러므로 동반자는 시대의 요구와 필요에 따라 불가결하게 바뀔 수 있는 것이고, 그로 인해 아이들은 엄청난 혼란을 겪을 수도 있지만 놀라운 순응력을 길러 조망 불가능한 미래의 생존력을 북돋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어쩌면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이 이와 같은 경우가 아닌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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