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스크린 4개의 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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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안무세미나 4월 17일>
벨기에-한국 댄스 프로젝트
한국의 스크린 - 4개의 독무
봄 페스티발로 올려지는 여러 작품들 중 벨기에 안무가와 우리나라 무용수들이 만나 만들어낸 작품이 있다고 해서 동기들과 함께 극장을 찾았다. 1년 전 한국에서 올려진 쎄드라베의 공연을 보고 ‘뭔지 모르겠는데 신선하다’라고 느꼈던 낯섬, 그 설레임의 근거를 하나쯤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안고.
둘러놓은 병풍 안, 고요한 방에 작은 촛불 하나를 앞에 두고 한 남자가 절을 한다. 이리 저리 바닥을 훑으며 모래를 모으고 털고 하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알 수 없는 힘에게 사지를 결박당한다. 이후에도 역시 상황은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하나의 목표점을 향해 치달아간다. 이렇게 하나의 서사를 가진 공연의 장점은 처음부터 끝까지 보게 하는 흡입력에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무용공연의 표현법이 추상에 훨씬 가깝기 때문에 구체적 서사와 결부시켰을 때 발생하는 단점은, 자연스레 서사가 단순화되고 보편타당해지려고 하는 관성이 생기는 데에 있다. 이번 작품도 역시 결국은 남자가 ‘깨달음’으로 향해 갈 것임을 그가 눈을 뽑는 듯 한 움직임을 할 때부터 짐작할 수 있었다. 괴로움 끝에 오는 소강과 받아들임(빛을 향해 걸어가는 뒷모습, 넘어져도 한 곳을 향해 끊임없이 걸어가는 모습 같은 것들). 매력적인 주제이고 어쩌면 한 시대를 사는 예술가로서 반드시 말해야 할 것이라 짐작되지만 이젠 좀 색다른 무언가가 보고 싶은 마음을 보는 내내 멈출 수 없었다.
전체를 관통하는 생각 뿐 아니라 괴로움 자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전혀 새롭지 않은 표현이 난무했다. 울부짖음, 눈이 멈, 족쇄 채워짐, 급기야 피를 흘리기까지.
이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보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던 이유는 마지막에 그가 사실 없어도 상관없을, 어쩌면 없으면 더 좋을 병풍 뒤를 굳이 걸어서, 라이브음악 연주자의 그림자와 합일 되는 엔딩 덕분이다. 무용공연의 특성 상 무용수의 움직임은 음악에 상당부분 지배되는데, 그래서 이 연주자의 그림자가 마치 이 남자의 인생을 지휘하는 무한한 힘을 가진 신처럼 보였다. 남자는 죽음의, 혹은 고행의 길을 지나 이 그림자와 합일되고 비로소 음악이 멈춘다. 나는 이 엔딩에서 자신의 삶과 합일되는, 혹은 신 자체에 결국 다가서는 한 사람을 보았다.
그런데, 난 김남진씨의 작품들을 일전에도 몇 번 본 적이 있다. 그의 어쩐지 공허한 노랫소리와 도마뱀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목과 손가락, 그리고 분명한 서사들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하는데 이건 직접 자신이 안무한 것이 아니라면 불가능할 그만의 움직임과 진행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바쁘게 움직이고 만들었을 김남진씨와 달리 벨기에 안무자는 이 작품에 어떤 식으로 관여했을까?
약 5분여의 시간을 소요하여 병풍들이 자리를 옮기고 애써 모양을 바꾼다. 아, 병풍을 다르게 사용하려는 모양이구나, 했지만 두 번째 작품이 끝날 때 까지 병풍은 무용수의 눈길 한번 받지 못하고 그녀의 몸 한번 스치지 못한다. 더욱이 이번 작품은 ‘곰’이야기인데. 있어도 그만 없으면 감사할 병풍 덕분에 공간은 좁아지고 곰은 ‘한옥’안에서 환골탈태를 하는 수모를 겪는다. 어쨌든 두 번째 공연은 이러한 무대에도 불구 일단은 신선하게 시작한다.
웅크린 모양의 검은 물체. 마치 돌처럼 꿈쩍 않던 이 무더기는 순식간에 그 덩어리를 펼쳐 보이고, 관객은 비로소 그게 곰이라는 걸 알아챈다. 하하하하 객석에선 웃음이 터져나왔다. 아마도 번쩍 일어선 야생의 털을 가진 검은 곰과 인공조명을 받은 이 무대가 너무도 부조화스러웠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더불어 웅녀이야기라고 해서 정녕 곰의 실제모습을 볼 줄은 몰랐던 유쾌한 당황스러움과, 어쩐지 이 곰이 길을 잃은 것 마냥 귀여워 보인 것도 한 몫 했으리라. 당황스럽긴 했지만 워낙 신선했기 때문에 시작은 참 좋았다. 이 곰이 부디 재주를 넘거나 어설프게 짱구춤 따위를 추지만 말아주기를 바라며 조마조마하게 그의 움직임을 지켜보았다. 다행히 곰은 야생곰의 움직임을 많이 연구한 듯한 안무자의 손길 덕택에 두 발을 들었다 떨어질 때의 육중함, 걸으며 고개를 8자로 흔들어댐, 조금은 위협적이게 두 발로 섬, 등의 특징을 보이며 큰 어려움 없이 무대 위에서 잘 걸어 다녔다. 굳이 재주를 넘으려 위험한 몸짓을 하지 않던 곰은, 그러나, 허물을 벗기 전에 슬쩍슬쩍 현대무용을 하기 시작하더니 곰의 과거를 벗고 웅녀로 재탄생 한 이후에는 발레를 하기에 이른다. ‘웅녀이야기’,그 이상도 바라지 않고 그 이야기만 볼 수 있어도 다행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것마저도 보이지 않고 그저 현대무용이다 발레다 하는 몸동작만 보였던 이유는, 껍질을 벗는 동기나 목적이 분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곰이 그 껍질을 벗을 거란 예상을 우린 애초부터 했다. 반대로, 곰 스스로는 그 껍질을 처음부터 벗을 작정을 하고 시작하면 안된다. 하지만 곰은 마치 처음부터 작정 했다는 듯이 아무 이유 없이 그 껍질을 벗어버린다. 곰 허물을 벗는 동작 자체도 자신의 껍질이 아닌 입고 있던 온몸코트를 벗는 듯하다. 그 순간 분명 엄청난 공을 들인 게 분명한 곰 의상은 웅녀의 이전상태, 즉 ‘before’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시각 효과용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곰과 여자가 동일성을 잃고 완전히 나뉜 before & after가 돼버린 데에는 움직임 탓도 컸다고 본다. 그녀는 곰일 때는 곰의 실재적 움직임을 보여주고, 사람이 되고 나서는 무용동작이 분명한 것들을 보여준다. 물론 우리는 야생곰이 의지가 있어 춤을 배우고 자신들만의 무용동작을 연구했을 때 어떤 모양이 나올지 전혀 짐작할 수 없다. 그건 안무자 역시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래서 곰모습일 때의 그녀가 담백하게 움직인 것은 십분 이해할 수 있었고 어색한 것도 없었다. 그러나 사람이 되어서의 그녀가, 두 발로 걷고 어깨를 펴고 감각 하나하나를 사용하며 ‘사람’ 그대로의 순수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전에 발레테크닉에서 시작된 것이 분명해 보이는 움직임들을 바로 시작해 버린 것은 분명 성급한 발전이라고 본다. 웅녀가 여성성을 발견하는 데 까지 이야기를 발전시키고 싶었다면 일단은 웅녀가 ‘사람’으로서 긴장을 풀고 제대로 걷는 걸 먼저 보여주고 그 이후에 무용수가 가진 신체적 장기들을 통해 여성성을 표현해도 충분하지 않았을까?
게다가 음악 역시 끝까지 심각하고 무거운 톤을 유지하여 곰의 신선한 시각적 즐거움을 즐길 수 없게 했음은 물론, 별로 난해할 것 없는 얘기를 괜히 심각하게 만드는 데 일조했다. 만약에, 이 모든 것은 그대로 두고서라도, 엔딩만 이렇게 바꿨으면 어땠을까?
몸통 없이 홀로 무용수의 머리에 씌워져 있어도 결코 우스워 보이지 않는 그 곰탈을 공연 끝까지 벗지 않고 있다가, 무용수가 이런저런 움직임들을 다 끝낸 후에 관객에게서 뒤 돌아 선채 가만히 벗는 것으로 말이다. 이처럼 웅녀의 이후 선택과 그 모습에 관해서 관객들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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