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과학 공업화와 사회정치적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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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공업화와 사회정치적 결과
현재의 보수적인 중국 공산주의를 통해서 그 혁명적 과거를 읽는다면 인민공화국의 초기 역사를 이해할 수 없다. 다시 말해 1949년의 승리자들이 마르크스주의 이론에서 선언하고 있는 사회주의적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얼마나 열렬히 헌신했는지를 제대로 인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인민공화국의 첫 3년 동안 중국 공산주의자들은 과거 2천여 년 동안 이룩한 것보다 더 근본적으로 중국의 사회구조를 변화시켰다. 그리고 1952년 말 그들은 혁명의 ‘부르주아적’과업을 이미 완수했다고 성급하게 결론내리고 이른바 ‘사회주의로의 이행’이라는 새로운 단계로 혁명과정을 옮겨갈 준비를 했다. 근대세계에서 부강을 이룩하려는 내셔널리즘 특유의 목적을 국민당과 공유했다고 할지라도 공산주의자들은 국가의 부강을 궁극적인 목적이 아니라 마르크스주의의 사회주의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도구로 간주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들이 몰아낸 국민당과는 달랐다.
경제적 후진성과 사회주의
사회주의는 자본주의를 전제로 한다는 것, 즉 사회주의는 근대 자본주의적 생산이 물질적 . 사회적 완성을 이룬 다음에만 역사적으로 실현될 수 있다는 주장은 마르크스주의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마르크스에 의하면 근대산업이 자본주의적으로 크게 발전하고 조직화될 때 그리고 근대적 기술에 기초한 분업이 고도로 전문화되어 사회노동이 집단주의적 양식으로 바뀌는 경우에만 비로소 사회주의가 도래할 수 있다. 바로 이런 과정을 통해서만 미래의 사회주의가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경제적 풍요라는 필요조건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적 결핍이라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사회주의는 마르크스가 이미 말한 바 있는 ‘원시적’이고 ‘조야한’형태의 ‘사회적 평등화’에 불과할 것이면 이는 더욱 극단적인 사회적 불평등과 더욱 억압적인 정치적 독재의 길을 열게 되리라는 것이다.
중국공산당 지도부는 사회주의를 위해 물질적 전제조건이 필요하다는 마르크스주의의 주장을 모르지 않았으며 공업화 이전의 가난한 중국에는 그런 조건이 결여되어 있다는 사실을 통감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역사적 역설과 대면하고 있었는데 사회주의 혁명가들이 현재의 권력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이 중국에서 근대 자본주의적 발전이 실패했기 때문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 권자에 오른 혁명가들이 자신들의 사회주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절실히 필요했던 물질적 도구가 제공되지 못하고 있었던 것 역시 바로 중국에서 자본주의 발전이 실패했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보수정권하에서 산업화가 실패함으로서 한편으로는 사회주의 혁명에 유리한 사회경제적 조건이 만들어질 수 있었던 반면 또 한편으로는 사회의 사회주의적 재편을 방해하는 경제적 조건이 잔존하게 되었던 것이다. 결국 공산주의자들은 중국의 근대 자본주의적 발전의 지체와 그로 인한 경제적 후진성을 물려받은 수혜자인 동시에 피해자였다. 국가권력을 장악한 공산주의자들은 이제 그 권력을 이용하여 비자본주의적인 길을 따라 사회주의로 나아가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었다.
이런 딜레마에 직면한 최초의 사람들은 19세기 러시아의 인민주의자 19세기 후반 러시아에서 사회주의혁명운동을 실천한 세력으로 1861년 농노해방을 에워싸고, 농노소유자로부터의 인신해방과 봉건성의 타도를 위하여 발생한 이 이데올로기는 서유럽 부르주아체제의 실태를 봄으로써 충격을 받았으며, 자본주의를 뛰어넘어 사회주의에 이를 것을 꿈꾸고 러시아 후진성의 상징이었던 농촌공동체를 그 기반으로 삼았다
들은 러시아의 경제적 후진성에서 사회주의적 미덕을 찾아내려 했는데 이들은 러시아에서 자본주의 발전이 부재했다는 사실이 러시아를 선구적 사회주의 국가로 만들 수 있는 러시아 특유의 사회적 . 정치적 이점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경우 자본주의 이전의 마을공동체(미르) 일찍이 러시아 농촌에 존재한 자치적 공동체이다. 각 농가의 호주(戶主)가 책임자로 선출되었고, 조세 및 그 밖의 부과는 연대책임을 지며, 각 농가에 토지를 할당하기도 하였다. 1861년 농노해방으로 농민이 지주로부터 토지를 사들일 경우, 미르가 국가융자를 받아 매수금 지불책임을 졌다.
에 기반을 두어 자본주의 발전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사회를 사회주의적으로 재편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마르크스는 인민주의자들의 주장을 일축해버리지는 않았다. 그는 후진성의 이점이라 할 수 있는 것들 즉 외국문물의 유입과 그로 인한 문화적 접촉, 전통적인 공동체 생활양식이 갖는 이점을 활용함으로서 근대 역사발전의 사회적 발전단계를 단축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마르크스의 궁극적인 결론은 그런 이점이 사회주의 목적을 위해 사용될 수 있으려면 공업화 이전의 러시아에서 혁명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서유럽의 공업 국가들의 프롤레타리아 혁명 프롤레타리아트(노동자계급)가 지도주체가 되는 계급혁명을 통하여 일체의 자본주의적 관계를 소멸시키고 계급없는 공산주의 사회를 건설해 나가는 과정.
과 동시에 일어나야만 한다는 것이다. Capital의 러시아판 서문에서 마르크스는 전(前)자본주의 촌락공동체가 사회주의적 발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그러나 이는 러시아 혁명이 서유럽 국가의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일으키는 도화선으로 작용했을 경우만 해당-을 제기했다.
결론적으로 말해 사회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잠재력은 오직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물질적 . 사회적 산물에만 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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