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에서의 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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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에서의 칸트
Ⅰ.들어가면서
어릴 적부터 친구들끼리 우스갯소리로 도덕 점수와 인간성은 반비례한다는 말을 많이 했었다. 그래서 시험을 치고 백점을 받은 친구에게는 인간성이 부족하다느니 도덕적인 인간이 아니라며 놀리곤 했다. 시간이 지나 고등학생이 되었지만 그 때까지도 나는 도덕과목이 단지 어떻게 하면 착하게 사는지 가르치는 과목이라고 생각했다.
고1 도덕시간에 통일에 대해서 배웠는데 그 때 나는 도덕은 착하게 사는 법같이 당연하고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것만 배우면 되지 왜 통일 같은 역사적인 것에 대해 도덕시간에 배워야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나는 도덕은 착하고 이타적 인간을 만드는데 목적이 있는 과목이라 여겼기 때문에 사실 도덕과목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아니면 그 당시 도덕과목의 단위수가 1이였기 때문이었는지 나는 도덕을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고 ‘미’를 받게 되었다. 철없는 나는 안 좋은 성적을 받은 이 때 조차 나는 친구들과 모여 내가 제일 점수가 낮으니까 내가 제일 도덕적인 인간이라고 우겨댔다. 그 후 나는 이과를 선택하게 되어 도덕과 과목을 하나도 접하지 않게 되었다. 가끔 문과 친구들을 만나면 ‘마르크스가~’, ‘레닌이~’하는 말들을 들으면 저런 게 인생을 살아가는데 왜 필요한지도 이해를 못했고 실용중심적인 이과 학생으로서 배부른 사람들이 할 일 없어서 하는 학문쯤으로 여겨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3년 내내 책상에 새겨놓았던 꿈인 교대에 입학하게 되었다. 교대의 특성상 입학하기 전에 심화전공하게 될 과를 지망하게 되는데 우리학교는 12개 과가 있어서 1지망부터 12지망까지 선택하게 되어있다. 그 때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제일 처음 1지망을 국어과로 쓰고 바로 12지망을 윤리과로 썼다. 흥미도 없을 뿐만 아니라 윤리를 좋아하고 잘하는 친구들이 윤리과를 지망할텐데 나는 이런 친구들을 따라 갈 수 없을 것 같단 생각 때문이었다.
꿈만 같던 교대에서의 생활을 시작했는데 아뿔싸. ‘철학의 이해’과목이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인간의 본성에 대해 탐구하고 인간들은 무엇을 위해 살아왔으며 살아가야하는지. 하나도 흥미롭지가 않았다. 머리만 아프고 왜 이런 걸 생각해야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고1때의 악몽과 마찬가지로 3학점짜리 과목이었던 ‘철학의 이해’를 B+을 받았다. 평점은 수직 하강했고 지금도 그때 생각만 하면 가슴이 아프다. 교과과정에 대해 시작하게 되는 2학년의 시간표를 받아보게 되었을 때는 ‘초등도덕교육1’이란 과목을 보고 내가 넘을 수 없는 산이 또 하나 등장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산을 등반하고 있는 지금 나중에 나는 초등 교사가 될 사람인데 아이들에게 도덕에 대해 잘 가르치기 위해선 이 수업이 꼭 필요하다는 일념하나로 열심히 수강하고 있다. 수업내용 중에 등장하는 사상가들의 이름은 대부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지만, 개념들은 한자가 수두룩해서 이해하기 힘들지만 마음가짐을 달리 먹어서 그런지 조금씩 해나가고 있는 느낌이다.
Ⅱ. 칸트에 대해서
1. 형식주의 윤리학으로서의 칸트의 윤리학
플라톤의 "국가론"을 보면 맨 처음 소크라테스와 그의 반대론자들이 정의란 무엇인가? 왜 사람이 정의롭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문제를 가지고 대화를 하는 모습이 나온다. 소크라테스와는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은 사람이 부정의하게 살면서 남들에게는 정의롭게 보이도록 사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삶이라고 주장을 한다. 여기에 대해서 소크라테스는 남들이 어떻게 보든지 관계없이 실제로 정의롭게 사는 것이 더 올바르다는 사실을 이데아론으로 요약될 수 있는 그의 이상 국가론을 통해 설명하는데 이 내용이 바로 유명한 "국가론"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제기된 질문에 대해서 다른 많은 윤리학자들은 어떻게 대답을 해왔을까? 도대체 무엇이 정의며 무엇이 선인가? 도대체 인간이 선하게, 정의롭게 살아야할 이유가 무엇인가? 여기에 대한 대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그 중에 하나는 행동의 결과가 많은 사람을 만족시켜주는 좋은 결과를 가져올 때는 그 행동은 선이라는 즉, 한 행동의 선함 여부는 그 행동의 결과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이 선하게 살아야 하는 이유도 선하게 사는 것이 결국 자신을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을 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견해를 보통 목적론적 윤리설이라고 부르고 이 윤리설의 대표적인 주장이 인류 역사상 가장 넓게 영향을 미친 공리주의이다. 또 다른 하나의 견해는 한 행동의 옳고 그름은 그 행동의 결과에 관계없이 일정한 규칙을 지켰는가의 여부에 의해 결정된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사람이 선하게 살아야 하는 이유도 그 행동의 결과가 가져올 이익이나 손해에 관계없이 그렇게 사는 것이 옳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을 의무론적 윤리설, 혹은 윤리적 형식주의라 부르고 그러한 규칙을 직관에 의해 알 수 있다고 하여 직관주의 혹은 직각주의라고 부른다. 이 의무론적 윤리설의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칸트다.
2. 선의지
칸트는 그의 윤리설을 전개하는데 있어서 선의지에서 출발한다. 선의지란 옳은 행동을 오로지 그것이 옳다는 이유에서 항상 선택하는 의지를 말하는데 그것은 행위의 결과를 고려하는 마음이나 자연적인 경향을 따라서 옳은 행동으로 쏠리는 의지가 아니라 단순히 어떤 행위가 옳다는 바로 그 이유로 말미암아 그 행위를 선택하는 의지를 말한다.
그러므로 선한 행동의 동기는 전적으로 개인의 성향과 자기이익으로부터 분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선의지의 인간은 의무에 맞게 행동할 뿐 아니라 의무 자체를 위해 행위 한다. 이것은 그가 옳은 행위를 하는 유일한 동기는 그 행위가 옳은 행위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임을 의미한다. 옳은 것을 행하는 것은 단지 그것이 옳기 때문이지 다른 이유가 있어서 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한 사람이 단지 그런 종류의 행동을 하기 좋아하므로 또는 그 행위를 하면 자기 이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옳은 것을 행한다면 그에게 있어 도덕적으로 칭찬할 만한 점이라고는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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