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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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
기시미 이치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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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고 병든 부모님에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과 관계가 좋지 않았던 사람은 어쩔 수 없더라도,
부모님에게 늘 사랑받았던 사람이라면 부모님이 아직 젊고 건강할 때 이런
문제에 대해 생각해봐야 합니다. 부모님이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아니 나를 알아보지 못할 때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이 책, 프롤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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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누군가에게는 듣기만 해도 먹먹해지는 이름이고, 누군가에게는 분노나
증오의 대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변함없는 사실은 나는, 우리는 그들로
인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나는 운이 좋게도 너무나도 화목한
가정에서 사랑 받으며 자랐다. 아버지의 다정함과 어머니의 강단을 배워
나의 삶도 그럭저럭 잘 살아나가고 있는 중이다.
평소 책을 읽는 것을 즐겨하는 나는 여느 때와 같이 철학, 자기계발, 인문,
사회, 에세이 등의 분야에서 책을 뒤적이고 있었다. 그러다 이 책을 책 서랍
사이에서 발견했을 때 사실 마음 깊은 곳에 언젠가는 이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봐야겠다는 마음이 존재했지만 애써 부정하고 있는 내가 보였다.
그렇다. 사람이 죽는 것에는 순서가 없다지만, 일반적인 삶에서는 인간은
나이가 들수록 신체가 늙어가는 노화가 진행되고, 어느 일정 나이가 지나면
신체의 기능이 서서히 고장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나와 부모님, 그리고
가족에게도 언젠간 찾아올 일인 것이다. 사실 성인이 되기 전, 성인이
되고난 후에도 부모님의 질병이나 죽음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너무나도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부디 그럴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정말 만의 하나의 경우를 대비해서 나는 부모에 대한 마음가짐을
공부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 책은 그 공부의 첫 단추인 셈이다.
만약 부모가 늙고 병들었을 때, 나는 지금처럼 부모를 대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쉽게 답을 내리지 못했다. 부끄러우면서도 반대의 질문을 만약
우리 부모님에게 했을 때는 일말의 고민도 없이 답을 내놓으셨을 것 같아
마음이 더 아렸다. 그래, 지금이라도 나의 부족함을 알고 공부할 수 있음이
어디인가 생각하며 마음을 다 잡았다.
저자는 아이러니하게도 늙고 병든 부모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효도는
바로 불효를 하는 것이라고 한다. 부모는 나이가 먹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줄어들수록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한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고
한다. 모든 사람이 그렇듯, 자신이 살아갈 가치를 느끼기 위한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자식에게 고집이나 심술을 부리고, 억지와 떼를 쓰기도
하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 나는 아직 살아있고, 강한 의사표현도 할 수
있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관계에 그리 생산적이지
못하다. 만약 자식의 마음이, 의지가 약하더라면 관계가 단절되거나
소원해질 수도 있다.
이를 위해 부모의 그런 행동 전, 우리가 먼저 그들에게 가치와 존재를
증명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즉, 부모는 자식에게 자신이 아직
해줄 것이 남아있다는 것을 느낄 때 큰 힘을 얻는다고 한다. 늙고 병든
부모라고 모든 것을 다 해줄 것이 아니라, 당신의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지혜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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