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장자크 루소) 서평(독후감,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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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장자크 루소) 서평
2022.09.29. 작성
이 책은 장자크 루소의 <에밀 또는 교육론> 가운데 머리말과 제1권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에밀 또는 교육론>은 장자크 루소(1712~1778)가 자신의 저서 중 가장 훌륭하고 가장 중요하다고 꼽은 작품이며, 이 작품을 쓰기까지 “20년의 성찰과 3년의 작업”을 거쳐야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루소는 1740년에 리옹에서 가정교사로 일하면서 교육의 문제에 대해 깊게 생각하였으며, 그 후 20년이 지난 후 1760년에 이 책의 원고를 탈고한다. 특히 제1권은 출생부터 말을 배우기 전후까지의 시기를 다룬다.
이 책의 제목이자, 여기서 등장하는‘에밀’은 루소가 만든 ‘가상의 제자’이다. ‘에밀’은 교육하는 데 적합한 나이, 건강상태, 지식수준을 비롯한 모든 재능을 가졌다고 가정했고, ‘에밀’이 태어났을 때부터 성인이 되어 자신 외에 다른 안내자가 필요하지 않을 때까지 그를 교육해보는 것으로 가정하였다. 안내자인 교사(루소)는 ‘가상의 제자’에 대해 절대적인 권한을 가지며, 태어나면서부터 결혼할 때까지 그를 지도한다. 제자인 ‘에밀’은 부유하고 건강 상태가 양호한 좋은 가문 출신의 고아지만, 보통의 지능을 지닌 어린아이다. 이러한 조건들은 순전히 교육의 편의를 위해 루소가 설정한 것이다.
루소가 《인간 불평등 기원론》과 《사회계약론》등 여러 책을 집필하였지만 자신의 모든 저서에 들어 있는 근본 원리가 <에밀>에 가장 잘 드러난다고 생각했다. 그 원리란 바로 “인간은 본원적으로 선하다”라는 것이다.
루소는 “선과 악을 아는 것, 인간의 의무를 왜 지켜야 하는지를 아는 것 등은 아이의 능력 밖의 일이다”라고 하면서 어린이에게는 그들 고유의 가치가 있고 그 가치에 따라 활동하면서 어린이로서의 삶이 완성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먼저 아이에 대해 알아야 하고, 이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하였다.
루소는 특히 어린이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촉구하였다. 어린이는 더 이상 성인이 될 운명 뒤에 모습을 감춰야 하는 존재가 아니며, 자신만의 관점과 사고 그리고 감성을 가진 특별한 존재라는 것이다.
「“아이에게는 자기 나름대로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이 있다. 그것을 우리의 견해와 사고와 감정으로 바꾸려는 것보다 어리석은 일은 없다.”」(p13)
루소는 인간은 본원적으로 선하지만, 아이러니하게 인간의 손에 자라면서, 즉, 관계를 맺으면서 악해진다고 주장한다. 「인간은 갑이라는 땅에 억지로 을이라는 땅에서 자라는 작물을 재배하려 들거나, 갑이라는 나무에 을이라는 나무의 열매를 맺게 하려 한다.」 (p33)
특히 인간의 행위가 기후와 환경, 계절을 뒤엎고, 모든 것을 일그러뜨리며, 무엇 하나 자연이 만든 그대로를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같은 인간에 대해서도 조련된 말처럼 길들이고, 정원의 나무처럼 자기 취향에 맞게 구부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인간이기 때문에 어린아이가 본래의 모습을 지니고 있기를 원한다면 그가 태어난 순간부터 그것을 유지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태어나자마자 그를 맡아 어른이 될 때까지 그의 곁을 떠나지 말아야 하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이에 대한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한다. 아이에게 진정으로 젖을 먹여야 할 사람이 어머니인 것처럼, 아이에게 진정으로 가정교사가 되어야 할 사람은 아버지라는 것이다. 부모의 양육 방식과 각자의 역할에 대해서는 부부끼리 의견이 일치해야 하며 어린아이는 어머니의 손에서 아버지의 손으로 배턴이 넘겨져야 한다고 한다. 특히 아버지의 지식은 세상에서 가장 유능한 스승보다는 부족할지 몰라도, 분별력 있는 아버지가 아이를 교육하는 편이 더 낫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재능이 열정을 보완해줄 수는 없지만 열정이 재능을 보완해줄 수는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재 2022년 대한민국현실처럼 당시에도 아버지들은 사업이나 직장의 일 등으로 정신없어서 자신들의 의무 중에서 아버지로서의 의무를 제일 뒤로 미뤘다고 했다.
다만 현재 대한민국에서 아버지로서의 의무를 할 수 있는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남성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만 하다.
2022년 9월 27일 통계개발원 KOSTAT 통계플러스 가을호에 실린 누가 어떻게 육아휴직을 활용하고 있을까?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전체 육아휴직자의 98.1%가 여성이었으나 2014년 저출산 극복을 위해 정부가 아빠 육아 휴직 보너스제를 시행한 이후 남성의 비중도 커졌으며, 2017년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의 비율은 10%를 넘어섰으며 지난해에는 전체 육아휴직자의 26.3%를 차지했다고 한다. 육아휴직자 4명 중 1명은 남성인 셈인데 현재에는루소가 주장한 아버지가 가정교사가 될 수 있는 여건이 조금씩 마련되는 추세이다.
필자 역시 현재 육아휴직중인데 직접 출생부터 신생아 육아까지 함께하고 있는 입장에서 최대한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곁에서 직접 아이를 케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이라는 것을 실감하면서 양육 방식과 아버지의 역할에 대해서 다른 아버지보다 좀 더 깊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점이 장기간 계속해서 아이를 육아하는 입장에서 출발점이 앞서있지 않은가 생각된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특히 신생아시기에는 모로반사라고 해서 아이가 자면서도 팔다리를 오므렸다 폈다하면서 발버둥을 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루소는 아이를 커다랗고 푹신한 요람속에 넣고 거기서 아무 위험 없이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라고 하였다.
신생아 시기가 지나고 난 후 아이의 힘이 세지기 시작하면 방 안을 마음대로 기어 다니게 하고, 조그만 팔다리를 마음대로 오므렸다 폈다 하도록 내버려두라고 한다. 그렇게 하면 아이의 팔다리가 나날이 튼튼해질 것이며 배내옷으로 꼭 싸맨 다른 또래 아이와 비교해봤을 때 발육 차이에 깜짝 놀랄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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