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문학-시인 이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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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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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 국
1. 들어가며
이상국은 1946년 9월에 강원도 양양에서 태어났다. 1976년 《심상》에 시 <겨울 추상화>가 당선되어 등단을 하였고, 이렇게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최근까지 4권의 시집을 상재하였다. 첫 시집 《동해별곡》(1985)을 비롯하여 《내일로 가는 소》(1989), 《우리는 읍으로 간다》(1992), 《집은 아직 따뜻하다》(1998) 등에서 시인은
피폐해진 농촌의 현실을 고발하기도 하고 잃어버린 고향의 기억을 되살리기도 하며 자연과의 합일을 통해 보다 포괄적인 사유의 흐름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또한 간결하고 절제된 시행과 명확한 시어의 구사를 통하여 현실과 삶에 대한 성찰을 형상화하였다.
2. 깨어진 집 혹은 궁핍한 고향
복골 쪽에서 자연석 실어내는 대형 트럭들이
가끔 그들에게 흙먼지를 냅다 뿌리며 국도로 들어선다
건너다보이는 농협 담벼락에
― 농민 살 길 가로막는 유알협상 거부한다 ―
는 현수막이 늘어져 있다
그 밑에 조합장의 슈퍼살롱이 살진 암말처럼 번들거리며 서 있다
난민 무리같은 사람들 속에서 나온 아이들이
쭈쭈바를 물고 쥐똥나무 그늘을 들락거린다
-〈복골 가는 길〉 부분 (《우리는 읍으로 간다》)
위의 작품은 “우체국 앞” “쥐똥나무 그늘 아래”에서 복골 쪽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정경을 그리고 있다. 인용한 부분 이전의 부분에서는 “무릎팍에 얼굴을 묻고 꾸벅꾸벅 졸거나” “팔다 남겨온 강낭콩을 까고 앉았”는 여자들, “새우깡 봉지를 터뜨려놓고 소주를 마”시는 촌로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러한 사람들을 배경으로, “흙먼지를 냅다 뿌리며 국도로 들어”서는 ‘대형 트럭’이 지나가고 “암말처럼 번들거리”는 ‘조합장의 슈퍼살롱’이 서 있다. “난민 무리같은 사람들”과 ‘대형 트럭’, ‘살진 암말’같은 ‘슈퍼살롱’, 그리고 ‘농협 담벼락’의 ‘현수막’ 등이 산업화가 진행되고 있는 시대를 배경으로 한 농촌의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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