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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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겨우살이
뭐 눈에는 뭐 만 보인다고, 내가 딱 그 꼴이다. 교사밖에 모르고 살았던 내 눈에는 교사 밖에 보이질 않는다. 그 어떤 위대한 업적을 남긴 과학자나,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산악인에게도 그저 큰소리로 박수만 쳐줄 뿐이다. 내가 선택한 길, 내가 가야하는 길을 아주 멋지게 가고 있는 그런 사람만이 눈앞에 서 있을 뿐이다.
생각 외로 짧은, 방현석의 단편소설 「겨우살이」는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 책의 두께를 다시 재어보는 해프닝을 연출하게 했지만 ‘서선생’이, 그리고 그 사회가 말해주는 이야기는 결코 웃고 넘길 수만은 없었다. 딱 지금인 것 같다. 아무리 국민이 소리를 질러도 컨테이너 박스로 턱하니 가로막고 뒤로는 더 낮은 자세로 국민과 대화하겠다는 대통령이 청와대에 살고 있는 지금 말이다. 이런 세상에서 교사로서 살아가야 하는 이는 어떤 목적의식으로 아이들을 가르쳐야 할까?
‘권선징악’은 수백 년 전 조선시대에서나 지켜졌을 법한 말이다. 놀부는 더 많은 박을 타서 금은보화를 얻고 흥부는 박타서 그걸로 죽이나 쑤어먹어야 할 판이다. 여기 현대판 흥부인 ‘서선생’이 있다 - 그렇다고 흥부의 착한 심성과 ‘서선생’을 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사회에 대한 인식을 봤을 때는 충분히 그럴싸한 비유가 아닐까 한다 ― ‘서선생’은 전교조를 탈퇴하고 현장에 복직한 교사이다. 참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지만 결국에는 현실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복직 후 처음 이루어진 반장선거에서 다시 그 자신의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을 드러낸다. 성적이 상위 20%내에 있는 학생에게만 반장선거에 입후보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는 학교의 방침을 무시하고 아이들의 가장 높은 지지도를 얻은 아이를 반장으로 선출시켜 버린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약간의 불안감을 드러내긴 하지만 자신의 선택이 옳다는 신념은 변하지 않는다.
사람은 끊임없이 세상과 타협하며 살아간다. 자신의 진로를 적성에 맞추지 않고 수능 성적과 타협해 버리고, 밤늦게 술에 취해 길가에 쓰러진 아저씨를 보면서 귀찮아하는 자기 자신과 타협해 모른 척 지나간다. 여기서 관건은 얼마나 자신에게 떳떳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불의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나태함에 굴하지 않고 부당한 세상에 쉽게 타협해 버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만은 않다.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응해야 하는 일이 소위 말하는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부지기수로 많다. 사회 초년생들은 불타는 의욕과 의지로 이에 부딪히지만 차츰 수그러든다. 그리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 ‘네. 네.’하는 착한(?) 사회 구성원중 하나로 전락해 버린다.
앞서 말했듯이 힘들다는 건 알고 있다. 그렇더라도 그게 잘못된 것인 줄은 있다.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만 하는 것도 알고 있다. 이런 부단한 노력이 ‘서선생’을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서선생’의 회상 속에서 소설의 제목을 볼 수 있다. 겨우살이. 곤충의 이름처럼 보이지만 나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방식으로 살지 않고 다른 나무에 뿌리를 내려 그 나무의 물과 양분을 빼앗아 먹으면서 살아가는 나무라고 한다. 그러면서 ‘서선생’은 말한다.
“나쁜 건 예쁜 게 아니구나.”
아무리 예쁜 여성이라도 마음이 곱지 않으면 예쁘게 보이질 않는다. 아무리 못생긴 얼굴을 하고 있더라고 심성이 고우면 왠지 모르게 사람이 예뻐 보인다. 이와 같은 말이 아닐까 한다. 사람은 그래야 한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겉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 속을 들여다 볼 줄 알아야 된다. ‘서선생’은 그걸 어린나이에 어렴풋이 알아버린 것이다.
세상은 불공평 하다고, ‘서선생’에게 누이의 사고소식이 들려온다. 어처구니없게도 별다른 이유 없이 길을 가다가 뒤에서 달려온 차에 치였다고 한다. 더더군다나 가해자는 아무런 사과도 없이 무뚝뚝하게 법으로 하라고만 한다. 법은 더 냉혹하더라. 종합보험에 들어있는 자는 사망사고가 아닌 이상 4만 원짜리 딱지 한 장이면 아무런 처벌도 없다고 한다. 이에 분개한 ‘서선생’은 죽이 되 든 밥이 되 든 가해자를 찾아 간다.
무모한 짓이다. 그런 줄 알지만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서선생’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리고 어찌 보면 쪼그려 앉아 울고 있는 것 보단 충분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보여 진다. 우리는 법에 둘러싸여 살고는 있지만 법은 우리의 모든 것을 지켜주지 못한다. 인간이 만든 것인데 오죽하겠는가? 하지만 부도덕한 이들은 본인의 잘못을 알면서도 ‘법대로 하라고’ 목에 힘을 주고 소리친다. 민중의 지팡이라고 외치고 있는 경찰은 정부의 개가 되어 움직이고 서민의 권익은 아무도 보장해 주지 않는다. 그저 불행이 잘 지나쳐 가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속으로는 ‘난 정말 정의로운 사람이야’라고 외치며 불의를 보면 지나치지 않을 꺼라 말하지만 사실은 두렵다. 그런 일이 내게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나와의 약속이 깨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집 앞에까지 찾아간 ‘서선생’은 찌그러진 차를 보며 그 사람의 차임을 직감한다. 천천히 차를 둘러보는 ‘서선생’은 순간 얼어붙고야 만다. ‘내 탓이오.’ 차의 뒤 유리창에 붙어 있는 문구이다.
그렇게 독한 마음을 품고 찾아간 가해자의 집 앞에서 주인공은 딱 한 마디 말에 많은 생각을 한다. 과연 내 탓일까? 이런 순간에도 내 탓이라고 해야 할까? 세상은 나에게 그렇게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세상은 시험이라도 하듯 ‘내 탓이오’라고 해야 할 사람을 앞에 두고 나에게 ‘내 탓이오’라고 되뇌게 하고 있다.
세상은 어둡기만 하다. 수천, 수만 개의 초로 불을 밝혀도 세상은 들은 척 만 척 어둡기만 하다. 예전에도 그랬을 것이다. 다만 현실의 이익 앞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을 뿐일 것이다. 이왕 교사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는 김에, 그저 편안하게 즐기려고만 하지 말고 어두운 세상을 밝혀줄 대한민국의 어린 새싹들을 건강하게 키워 내보자. ‘서선생’이 그랬던 것처럼 소신을 잃지 말자. 나 하나만 지켜나가잔 생각을 하게 된다면,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면, 어느새 세상은 모두가 지키고 있는 사회가 되어 있을 것이다.
아! 그리고 한 가지만 더. ‘내 탓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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