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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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 꽃
오래 방치해둔 쓰레기에서 피어나는 거무튀튀한 곰팡이. 이것이 이 소설의 주제이다. 이상하게도 이 소설은 소설을 읽는 나의 행위 역시 쓰레기를 뒤지는 것 같았다. 내가 알려 하지 않았던, 무시했던 쓰레기 속의 진실을 이야기 하고 있었기에 더욱 더 그렇게 느껴 진 것 같다. 그렇다 이 소설은 버려지고 악취 나는 것들 속에서 피는 진실, 곰팡이 꽃에 대한 이야기이다.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나와 너 사이의 소통의 단절.
507호의 남자는 소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뒤진다. 그리고 그 쓰레기에 대해 분석한다. 정확히는 쓰레기를 보며 쓰레기를 버린 사람의 기호와, 성격에 대해 분석한다. 쓰레기라는 것은 무엇인가. 소설 속 등장하는 쓰레기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버려지는 나의 일 부분이다. 그래서 남은 나의 그 일부분에 대해서 알지 못하고 이해 해 줄 수 없다. 여기에서 우리는 소통의 단절을 찾아 낼 수 있다. 즉 소설의 실마리를 푸는 첫 시작은 소통의 단절이라고 생각한다.
쓰레기를 뒤지는 주인공 남자가 이 일을 시작한 이유에는 부녀회원들이 자신의 쓰레기를 뒤져서 종량제를 지키지 않은 범인이 남자란 사실을 알고 찾아 온 이 후 부터이다. 남자는 버려지는 모든 것들, 그 중에서도 507호 여자가 버리는 쓰레기를 일일이 가져와서 파헤치고 분석한다. 그리고 여자가 버린 쓰레기를 분석해 가면서 여자에 대해 조금씩 알아간다. 하지만 그녀의 남자 사나이는 그녀에 대해 사소한 부분, 즉 그녀가 살찌는 음식을 싫어하고, 바다보다는 산을 좋아하는 성향을 사나이는 알지 못한다. 그래서 여자와 사나이의 사이는 틀어지게 된다.
즉 타인과 나 사이에서 오는 모든 오해들은 서로를 잘 몰라서,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서 발생했다고 작가는 말하는 것 같았다. 사나이가 507호 여자의 기호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것도, 주인공 남자가 미스 김이 코발트색의 입심 좋은 단정한 남자를 좋아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도 다 관계 속에서 서로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이렇게 나와 타인, 서로간의 만남 속에서 놓치는 각자에 대한 속내는 결국 소통 될 수 없다는 단절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이 소통의 단절은 버려진 쓰레기에 비유되는 듯하다. 버려진 쓰레기에서 남자가 알 수 있었던 그녀의 숨은 성격은 정작 그녀와 사귀고 있었던 사나이는 알지 못했다. 남자 역시도 사랑했던 미스 김의 쓰레기를 뒤져보지 못해서 그녀에 대해 알 수 없었다고 말한다. 즉 알면 관계가 달라 질 것 같은 각자의 숨은 성격들은 말 그대로 숨어있는 성격이다. 결국 남에게 전달되지 못한 채 쓰레기와 같이 버려지는 것이다.
일상의 조각조각들은 쓰레기로 버려진다. 그 일상은 단순한 일상이 아니라 나의 실체로서의 일상이 조각조각 버려지는 것이다. 즉 집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남에게 보여주는 나로서의 나가 아니라, 나 자신만이 알 수 있는 진정한 나 자신의 일부분이다. 작가는 이러한 각자의 실체, 즉 본연의 진실 된 인간으로서 남에게 전해 지지 않은 모든 것들은 쓰레기로 버려 진다라고 말한다. 즉 쓰레기로 버려지는 모든 것들은 남에게 전달되지 못하는 각자의 숨은 성격들이며 결국 그 모든 것들이 버려졌다는 것은 남과 나 사이 소통이 단절 되었다는 것이다.
쓰레기에 피어나는 곰팡이 꽃은 우리가 간과하는 각자가 가지는 진실이며 실체이다.
위에서도 말했듯 소통의 단절은 각자의 숨은 성격이 쓰레기에 비유되어 버려졌기 때문에 생겨났다. 그리고 그 쓰레기 속에는 남이 들추지 않는 숨은 성격들이 버려져 썩어가고 있다. 즉 버려지는 쓰레기 속에는 진실이 가득 들어있다.
여자가 버린 다이어트 콜라를 비롯한 저열량의 음식들의 찌꺼지, 그리고 과일만 골라먹은 생크림 케이크, 지리산으로 갔다고 알려주는 구례궁행 새마을 호 기차표 한 장. 이 모든 것들은 여자와 만남의 관계에 있는 사나이가 잘 못 알고 있는 여자의 숨은 성격에 관한 것이다. 쓰레기는 나만이 알고 있는 나에 의해 만들어진 숨은 성격이고, 나아가서는 진실이다. 남이 잘 못 알고 있는 나에 대한 진실 말이다.
우리 모두는 나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내 모든 것, 즉 나의 실체를 타인에 의해서 이해 받을 수 없다. 내가 이해 받을 수 없는, 나만이 아는 나의 진실들이 버려져서 썩고 있다. 그 곳에서 남몰래 피어오른 진실의 꽃이 곰팡이 꽃이다.
버려진 진실을 찾으려는 움직임
버려진 진실에 대해 이야기 하는 《곰팡이 꽃》은 독특하게도 그 버려진 것들을 다시 찾아서 분석하는 인물을 등장시켜 이야기 하고 있다. 즉 진실은 모두가 그냥 지나치는 쓰레기와 같이 버려져서 썩어가고 있다. 하지만 주인공 남자는 무시되어 버린, 버려진 진실을 찾으려 한다. 이러한 주인공 남자의 태도는 곧 진실을 찾으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그러한 움직임의 또 하나는 작가 하성란의 표현이다. 《곰팡이 꽃》에서 작가 하성란의 묘사방식은 이러한 버려진 진실에 대해서 그냥 버려졌다가 아니라 한 걸음 다가서려 하는 자세가 보인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작가의 독특한 표현 방식은 모두 간과하고 마는 우리 각자가 가지는 실체에 대해, 그리고 진실에 대해 다가서려는 작가의 접근방식이라고 느꼈다. 사물에 대해서 설명함에 있어서, 카메라로 촬영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카메라가 멀리보이는 사물에 대해 줌인 하여 더 가까이, 더 세부적으로 보여주는 것처럼, 《곰팡이 꽃》에서의 사물을 보여주는 방식 또한 그러하다. 예를 들어 깨어진 백열등도 그냥 깨져버린 백열등이 아니라 깨어진 백열등 속의 필라멘트까지도 묘사해준다. 사람의 행위에 있어서도 행동 하나하나에 대하여, 행동의 이유까지도 묘사한다. 이 집요한 하성란의 묘사방법은 우리가 놓치기 쉬운 진실들을 잡아낸다. 즉 진실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방법을 작가는 집요하고도 끈질기게 묘사함으로서 나타내는 것 같다.
소설에서는 이야기 한다. 진실이라는 것은 쓰레기봉투 속에서 썩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 각자의 진실이 묻은 모든 것들을 쓰레기로 버림으로서 진실에 대한 소통의 단절, 그리고 썩어가는 진실에 대하여 말한다. 그리고 그것이 그냥 그러하다가 아니라 진심으로 안타까워하고 있고, 진실에 대해서 찾으려 노력한다. 이것이 내가 읽어 내려한 또 하나의 진실 《곰팡이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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