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평전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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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평전을 읽고
평소 역사관련 책을 즐겨 읽긴 하였지만 막상 독후감은 써 본적이 없어서 막막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래서 책을 고를 때 더 신중했었는데 그때 눈에 띄는 책이 이 책이었다. 전태일에 관해서는 학교에서도 배운 적이 있었고 책도 찾아서 읽어 본 적이 있었다. 평전이란 개인의 일생에 대하여 평론을 곁들여 적은 전기문인데 내가 관심을 갖고 기억하는 인물인 전태일에 대한 평전이라는 것이 궁금하였다.
이 책의 첫 장을 펴는 순간 나의 마음이 사로 잡혔는데 바로 전태일의 어머니가 쓴 한 장의 글 이었다. 그저 이 책이 출판되는 것에 대한 전태일 어머니의 간단한 소감인데 나는 이 글을 읽고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앞에서 사랑하는 아들이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모습을 보아야 했던 어머니의 심정이 어떠했을지, 또 그런 아들의 순수한 마음이 왜곡되어 알려질 때 어떤 마음이었을지 이 한 장에 절절하게 담아져 있었다. 전태일의 어머니가 쓴 글은 우리에게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이고 가족인 이 사람이 무슨 마음으로 노동자들을 위해 분신자살까지 하게 되었는지 알고 싶게 만들고 있었다.
전태일 평전을 읽으면서 눈물이 앞을 가리는 장면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어린 시절부터 평화시장에서의 이야기 노동운동을 하던 시절의 이야기 등 전태일의 대 화부분이라던가 실제 전태일의 상황 이야기도 마음에 와 닿았지만 작가가 전태일의 생에 대해 중간 중간에 자신의 생각을 적어 놓은 것을 보면 깊은 공감을 느끼며 전태일의 훌륭함을 되새겨 보게 될 수 있었다.
그의 생애는 정말 힘든 삶의 연속이었다. 어린 시절에는 아버지의 폭력과 어머니의 가출로 인해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어린 전태일과 남매들은 밥을 먹는 날보다 굶는 날이 많을 정도로 가난하게 생활하였다고 한다. 전태일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여동생을 길에 혼자 버려두고 갔을 때의 이야기를 읽을 때는 정말 눈물이 났었다. 지금의 나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가난함과 힘든 삶의 연속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고 이렇게 힘들게만 살았던 사람들에 비해 나는 지금 너무 행복한 것 이었다. 전태일의 어린 시절은 내게 모두 가슴 아픈 이야기로만 들렸다. 그래도 전태일이 청옥에서 하루하루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며 가장 행복하게 어린 시절에 대해 이야기하던 부분이 있었는데 그마저도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의 반대로 공부를 그만두게 되었다고 한다. 그의 힘든 어린 시절에 대해 나는 계속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만큼 정말 많은 것을 느꼈다. 전태일은 그 어린나이에 세상에 있는 모든 고생을 다 한 것 같다. 그 힘든 생활에서도 꿋꿋이 버틴 모습과 지금의 내 모습을 비교해보면서 나는 많은 것을 느꼈다.
다음의 평화시장에서의 생활이야기도 고생스럽긴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평화시장에서는 전태일의 힘든 삶의 이야기 뿐 만 아니라 시다라 불리며 기계처럼 일만 해야 했던 지금의 나보다 어린 여공들의 이야기 까지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실제 전태일이 썼던 일기가 책의 부분마다 나와 그 시절 이야기를 내게 믿도록 하게 하는데 나로서는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다. 전태일은 모든 여공들의 사정과 참혹한 노동 환경에서 큰 충격을 받았지만 그 중에서도 공장에서 한 미싱사 처녀가 일을 하다가 각혈을 하여 병원에 가보니 폐병 3기였다고, 하지만 그 여공은 해고를 당하고 말게 되는 이 현실에 크나큰 충격을 받았었다고 한다. 그 여공은 어떻게 될지 뻔 하였다. 자신의 월급보다 훨씬 비싼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하게 그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게 될 것이다. 전태일은 도대체 왜, 무엇이, 이들이 이렇게 까지 고통스럽게 일을 하게 하는지 그 대가가 이렇게 비참한 것인지에 대해 고통스럽고 힘들었었다.
태일은 공장에서 재단사가 되었지만 공장의 후배들에게 잘해 준다는 이유로 해고되는 일을 겪었었다. 태일은 그날 일기장에 ‘왜? 왜? 왜?’ 라고 썼다고 한다. 책에서 이 부분을 읽고 정말 속이 상했는데 전태일은 당시 이러한 불합리한 현실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무능력함이 너무도 화가 나서 왜 라는 물음만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전태일이라면 무능력한 자신에게 화가 나서 한 번 쯤 좌절할 상황이라고 생각하는데 전태일은 여기서 더 큰 힘을 얻어 바보회를 조직했다. 힘든 상황에서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옳은 일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정말 본받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게 하는 장면 이었다. 전태일은 바보회를 조직하여 노동자들의 노동환경개선과 근로기준법을 지키는 운동을 전개했다.
전태일의 운동은 노동자들 사이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신문기사에 실리기도 했지만 노동청과 사장들은 언론들이 잠잠해지면 다시 큰소리를 치고 바보회를 압박했다. 이런 악순환의 반복에 전태일은 비장한 다짐을 하게 된다. 전태일은 1970년 11월 13일 근로 기준법을 지키라고 요구하는 시위를 하다가 온몸을 불사르고 세상을 떠나게 된다.
전태일의 삶을 보면 어쩜 이렇게 힘들게 살 수 있나 싶고, 더 안타까운 것은 23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것이다. 하지만 이 짧고 불행한 삶 속에서도 전태일은 너무나 훌륭한 일은 많이 해냈다. 비록 전태일이 살아있을 때는 노동운동의 효과를 보지 못했지만 전태일은 많은 노동운동이 시작되고 노동문제가 관심을 받으며 노동환경이 완전히 바뀌어 개선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전태일 평전을 읽으면서 나는 생각보다 정말 눈물을 많이 흘려서 나 자신이 당황했다. 누군가의 평전을 읽으면서 우는 건 처음이었다. 내가 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전태일의 삶이 진심으로 나에게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전태일이 친구들에게 남긴 유언 중에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이 있다. ‘자네들, 부모에게 효도해야 하네. 뭐니 뭐니 해도 사람이란 부모에게 잘못하면 안 돼. 너희 부모에게 효도하고, 그러고 시간이 남으면 우리 어머니께도 날 대신해서 효도해 주게.’
전태일 평전을 읽고 너무나도 내가 얻은 것이 많다. 부모님에 대한 사랑과 가족의 소중함은 물론이고, 자신의 뜻이 옳으면 그것을 행하는 의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과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모습 등 전태일의 삶 자체가 나에게는 가르침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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