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자연의 관계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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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자연의 관계문제
서론
과학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인간의 물질적인 삶은 이전과 비교할 때 더욱 풍요로워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달이 우리들에게 장밋빛 미래만을 제공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환경오염, 생태계 파괴, 핵무기의 잠재적 위협, 자연의 황폐등과 같은 전 인류의 삶을 위협할 수 있는 부정적인 측면을 드러내었다. 흔히 우리는 그 근본 원인의 하나로서 근대 서구의 이원론적 세계관과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출발한 도구적 자연관을 거론하곤 한다. 그리고 또 기계론적인 자연관을 거론한다. 도구적 자연관은 정신, 이성적 존재로서의 인간과 그 밖의 조재로서의 자연과의 대립에 바탕을 둔 이원론적인 형이상학을 전제로 한다. 도구적 자연관은 결국 자연 파괴로 나타나며, 이 같은 자연 파괴는 오늘날 전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요즈음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하기 시작하였고, 그 대안의 하나로 동양사상에 나타나는 유기체적 세계관, 천인합일적인 세계관을 거론하곤 한다. 즉 자연과 친화적인 자연관을 가지고 있는 동양의 자연관을 거론하기 시작하였다. 『동양철학의 자연과 인간』 아세아 문화사 (p54)
여기서는 전통적인 동양의 자연관을 알아보고 현 시점에서 동양철학적인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모색해 보기로 한다.
본론
동양의 자연관
동양 사람들에게 자연은 무엇일까? 자연은 말 그대로 스스로(저절로) 그러하다 『동양철학은 물질문명의 대안인가』 김교빈외 13인 지음 웅진출판사 (P16)
는 뜻으로서 인간을 포함한 천지만물의 변화 과정을 설명하는 개념이다. 하지만 자연에서 노닌다든가 자연을 벗 삼는다고 할 때에는 내밖에 대상으로 존재하는 객관적인 주변 세계를 가리키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따라서 동양에서 쓰는 자연이란 말 속에는 위에서 예를 든 두 가지 의미가 모두 들어 있다. 물론 이 두 가지 의미는 서로 떨어진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더 중요한 개념으로 쓰여 온 것은 후자의 의미였다. 그렇다면 저절로 또는 스스로 그러하다는 말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가?
이것은 자연밖에 무엇인가 자연을 그렇게 만들어 가는 주재자가 있는 것이 아니고 자연 속에 스스로 또는 저절로 그렇게 되는 원인이 들어 있다는 뜻이다. 바로 이 점이 서양의 사고와 매우 다른 특징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서양에서 자연은 동양과 마찬가지로자연스럽다거나 타고 난 그대로라는 뜻이 들어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는 아직 진화하지 못한 원시나 미개 상태를 가리키는 의미가 담겨 있기도 하다. 따라서 원주민처럼 타고난 그대로의 불완전한 인간은 교육을 통해서 순화되어야 하는 것이고 자연 또한 인간의 손길이 닿음으로써 완전해 질 수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그렇게 인간의 손으로 다듬어진 경우를 비로소 문화라고 부른다.
인간이나 자연은 똑같이 신에 의해 창조되었으면서도 둘 사이의 관계를 본다면 자연은 인간을 위해 창조된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세계밖에는 그 세계를 창조하고 주재하는 신이 존재하며 세계 안에 담긴 자연은 철저히 인간을 위한 이용 대상이거나 인간이 밟고 넘어가야 할 극복 대상으로 그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 자체로는 완전하지 못하다고 생각을 하게 된 것이며,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완전하게 만드는 역할이 인간에게 맡겨져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서양에서 말하는 자연은 완전한 존재가 아니다.
하지만 동양의 사유체계에 나타난 자연은 서양과 달리 가장 이상적인 존재인 동시에 인간이 닮아가야 할 최종 목표이다. 따라서 자연과 인간의 관계는 서로 맞서는 대립관계가 아니라 오히려 인간이 자연을 닮아 감으로써 언제나 하나를 지향하는 일체관계로 파악된다. 웅장한 산과 냇물을 먼저 그리고 그 한구석에 사람들을 그려 넣는 동양 산수화의 구도가 이런 생각을 잘 보여 준다. 서양처럼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인간이 불완전한 자연을 완전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연법칙을 내 속에 깨닫고 받아들임으로써 인간의 한계인 불완전성을 극복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동양철학에서 나타나는 세계관은 서양의 그것 못지 않게 다양하다. 그 속에 흐르는 일관성은 천인합일로 표현되는, 인간과 자연을 동일시하는 사유 형태의 전개이다. 멀리는 신화적 세계관에서 시작하여 고대의 제자백가사상, 중세적 질서의 정당성을 대변했던 주자학은 물론이고, 가까이로는 근세의 양명학에 이르기까지 동양사상의 기저에는 자연과 인간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는 의식이 면면히 흐르고 있다. 이른 바 동양의 사상가라면 거의 모든 철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자연과 인간을 아우를 수 있는 통일적인 체계를 수립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서 인간과 자연을 동일시하는 태도야말로 동양적 세계관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서양과는 달리 동양에서 이와 같은 사유가 일반화될 수 있었던 원인은 동양인들이 마주했던 자연과 서양인들의 그것이 구체적으로 뚜렷한 차이점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무시할 수 없다.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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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환경 윤리』 한면희지음 철학과 현실사 (1997)
◆『환경과 종교』 길희성 편역 민음사 1997
◆『우리들의 동양철학』 한국 철학 사상연구회 지음 동녘 (1997)
◆『동양철학은 물질문명의 대안인가』 김교빈 외 13인 지음 웅진출판사 (1998)
◆『동양철학의 자연과 인간』상허안병주교수정년기념논문집간행위원회 아세아문화사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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