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실수도 고치는 사람들 유명한 명의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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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신의 실수도 고치는 사람들
(유명한 명의에 대하여)
“Primum non nocere(First, do no harm).” 수 세기동안 의학사 전반을 지배해온 이 도그마는 1944년 11월 29일, Johns Hopkins병원의 수술실에서 그 역사적인 도전을 받게 된다. 수술실에 들어온 것은 Eileen Saxon이라는 이름의 한 여환아로, 입술과 코, 손발가락이 푸른 전형적인 청색증의 소견을 보이고 있었다. 진단은 Fallot 사징후 (Tetralogy of Fallot). 당시에는 100%의 산소공급으로도 치유되지 않는 이 청색증을 가진 환아들을 가리켜 ‘blue baby라고 불렀으며, 가능한 내과적 치유법이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이 선천성 기형을 수술적으로 치료한다는 것은 의학적으로나 신학적으로나 금기시되어 있었다. 주변의 수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감행되었으며, 결국 소아심장학(Pediatric cardiology)의 분야를 태동시킨 이 역사적인 수술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명의 이름이 거론되어야 한다.
Alfred Blalock(1899~1964). 당시 Hopkins병원의 외과장이었으며, 이 수술의 집도의였던 그는, 1899년 Georgia에서 태어났으며, 1918년 Johns Hopkins Medical School에 입학, 1922년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그가 이 수술을 맡기 이전에도 이미 그는 Vanderbilt University에서의 연구로 쇼크와 폐고혈압에 대한 중요한 업적을 남긴 바 있다. Blalock이전에 심장수술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대동맥축착증(coarctation of the aorta)와 동맥관개존증(patent ductus arteriosus)에 대한 고식적 시술이 존재하기는 했으나 이를 심장수술로 인정하지는 않음.
, 그가 이 수술을 제안했을 때 그를 도우려고 나선 사람은 단 두 사람 William Longmire와 Denton Cooley가 그들로서, 그들은 이후 당대 최고의 외과의의 반열이 오르게 된다
뿐이었다. 그는 자신의 조수와 연구를 거듭한 끝에 왼 빗장밑동맥과 왼쪽 폐동맥을 잇는 수술을 통해 혈액의 산소포화도를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세계 최초로 이 수술을 성공 Eileen Saxon은 이 이후로 1년 이상 생존했으며, 사망률 및 수술 이후의 생존률은 이후 더욱 오른다.
시킴으로써 심장외과의 시조로 평가받게 된다.
Vivien Thomas(1910-1985).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 당시 사회는 인종차별이 심한 사회였음에도 불구하고, Blalock의 조수로서 역사적인 수술에 동참하게 된다. 정식 의학교육을 받지 못했으나 Blalock밑에서 해부학 밑 생리학을 배우고, 복잡한 수술적 기법들을 습득하였다. 원래 솜씨좋은 목수였던 그는 Blalock에게 실험에 필요한 장비를 만들어주거나 실험에 필요한 동물모델을 마련해 줌으로써 Blalock의 연구에 빠질 수 없는 조수가 되었으며, Blalock역시 Vivien을 신뢰하여 항상 어떤 실험이나 시술을 할 때 Vivien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또한, Blalock이 청색증 환아를 수술할 때, 의사 학위도 없고 흑인인 Vivien을 데리고 수술실에 들어갔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Blalock은 Vivien을 신뢰했다. 그러나 시술의 이름(Blalock-Taussig shunt)에서 알 수 있듯이 그의 노력은 당시 사회에서 인정을 받지 못했으며 이러한 이유로 Vivien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이 수술의 이름을 Blalock-Thomas-Taussig shunt라고도 부른다.
그것과 관련하여 Blalock과 갈등이 있기도 했다. 그의 노력은 Blalock사후에 비로소 인정받아 Johns Hopkins의 명예의학박사 학위를 받게 되어, 그의 초상은 Blalock과 나란히 Johns Hopkins병원에 걸리게 된다. Vivien과 Blalock의 연구와 생애는 영화 『Something the Lord Made(2004)』에도 잘 나타나 있다.
Helen B. Taussig(1898-1986). Boston에서 태어났으며 Bonston University에서 해부학, 생리학 및 화학을 수학하였다. 1923년 졸업함과 동시에 Hopkins 병원으로 발령받았으며, 당시 소아과 교수의 제안에 따라 소아 심장 진료소를 맡게 되었다. 이후 Johns Hopkins 최초의 여자 정교수로 임명되기도 하였으며, 이는 남녀 똑같이 기회를 보장받아야 된다는 Johns Hopkins병원의 기조 덕분이었다. 귀가 잘 들리지 않았던 그녀는 자신 나름의 방법으로 청진술을 개발하고 형광투시검사를 이용함으로써 선천성 심장병의 진단에 관한한 전문가가 되었다. 그녀는 Fallot 사증후와 동맥관개존증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환아에게서 청색증이 그리 심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에 힌트를 얻어 인공적으로 폐순환하는 혈류량을 증가시키기 위한 길을 만들어내는데 고심하였다. Blalock에게 기술적인 자문을 구하게 되어 이후 합동의 연구를 통해 현재 ‘Blalock-Taussig shunt’라고 알려진 시술을 고안하게 된다. 이후에도 Blalock과 함께 유럽사회에서 이 시술을 시연함으로써 심장수술의 보급에 힘썼으며, 1947년 저술한 『Congenital Malformations of the Heart』는 최초의 소아심장학 교과서로 이 분야의 고전에 되었다. 또한 1960년대를 떠들썩하게 했던 Thalidomide에 의한 기형유발효과를 눈치 채고 그 약이 미국에서 판매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로비를 한 것도 Taussig의 중요한 업적이었다.
이 세 사람의 성공은 단순히 Fallot 사징후에 대한 수술적 치료법이라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 수술 이후 많은 외과의들이 자신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심장을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으며, 심장수술의 개발에 뛰어들도록 고무시켰다는 것에 그 진정한 의미가 있다. 이후 1950년 중반에 개발된 인공심폐기술과 1967년 최초로 시행된 심장이식은 (비록 당시의 미숙한 면역학적 지식 때문에 실패하긴 했지만) 이 세 사람이 이룩한 성과에 힘입은 바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의사는 때때로 신의 실수까지도 고쳐야 할 때가 있다. 성경에서는 선천적 장애가 하나님의 사역을 위한 대상이라느니 하나님의 권능을 나타내기 위함이니 전생이나 부모의 죄 때문이라느니 그와 관련된 언급이 나오지만, 선천성 기형은 의외로 흔하여 태어나는 태아의 약 3%(심장기형의 경우 0.8%)를 차지한다. 만약 이들이 단지 신의 권능만을 위한 피조물이라고 설명하기에는 기형이 너무도 숫자가 많고, 너무나 치명적이다. 산전진단, 수술적 기법 및 신약의 발달로 많은 수의 신생아가 구제받고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증상 완화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위의 사례처럼 근본적인 치료가 이루어지는 부분은 심장외과를 비롯한 한정된 몇 가지의 경우에 한해서이다.
나는 인격적 신의 존재를 믿지 않으며 그 인격적 신이 나로 하여금 환자를 고치게 한다고 믿지도 않는다. 그래서 더욱 이 역사적인 성공이 의사가 선천성 기형과 싸울 수 있다는 확신을 준다. 더욱이 최근 유전학의 발달로 선천성 기형에 대해 의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 생각하니 더욱 용기가 난다. 물론 유전학은 인류에게 해가 될 수도 있는 무서운 학문이지만, 전 세계의 선천성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새로운 시도가 기존의 이론이나 신학적 이데올로기에 의해 좌절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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