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녀도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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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4.16 / 2016.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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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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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의 길잡이
전형적인 액자 소설로 작중 화자인 나가 할아버지로부터 무녀도에 얽힌 이야기를 전해 듣고, 그 이야기를 다시 독자에게 전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것은 -이라 한다라는 글귀가 자주 사용된 것이나, 끝 부분에 내가 할아버지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등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이 작품은 내부 이야기만으로도 훌륭한 소설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전에 내부 이야기를 하게 된 배경을 설명해 줌으로써, 독자에게 이야기에 대한 신뢰성을 높여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흥미를 갖게 한다. 이것이 액자 소설의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한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통해 전래적 샤머니즘의 문화와 외래적 기독교 문화 사이에 잠재하는 갈등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어 낸 작품이다. 즉 기독교로 대표되는 외래 문화와 무속으로 대표되는 토속 신앙 간의 대립을 기본 축으로 하여 결국은 토속 신앙이 패배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욱이의 죽음은 교회의 설립이라는 미래 제시적인 죽음이며 상대적으로 모화의 죽음은 외래 신앙인 기독교 사상에 의해 퇴조할 수밖에 없다는 시대 조류를 나타내는 비극적 죽음이다. 한쪽은 승리의 죽음이요, 한쪽은 패배의 죽음이다.
한편 이 작품은 탐미주의적 에로티시즘이 깔려있다. 모화의 장단에 맞추어 저고리와 치마를 벗고 나체춤을 추는 낭이의 모습이 그러하다. 이는 작가가 샤머니즘의 세계를 미화하기 위하여 사용한 효과적인 무기로 보여진다.
무녀도는 원래 <중앙>에 발표된 이래 1947년 판 단편집 「무녀도」에서, 1967년 판 「김동리 대표작 선집」에서 각각 개작(改作)되었고 1978년 장편 을화로 완전 개작되었다. 원작 무녀도에서는 욱이는 살인범이며 기독교도가 아니었다.
작품의 줄거리
우리 집에 있는 무녀도의 내력은 다음과 같다. 경주읍에서 십여 리 떨어진 집성촌 마을의 퇴락한 집에 사는 모화는 무녀였다. 그녀는 세상 만물에 귀신이 들어앉아 있다고 믿었으며, 그녀의 생활은 굿이 그 전부였다. 그녀의 식구는 넷이었는데, 남편은 거기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인 해변가로 나가 혼자 해물 장수를 하고 있었고, 아들 욱이는 무당의 사생아로서 동네에서 배겨나기가 힘겨워, 몇 해 전에 마을을 나가고 없었으므로 집에는 그녀와 고명딸 낭이의 두 모녀가 앙상히 살아가고 있었다.
낭이는 귀머거리 소녀였다. 그러나 그녀는 대단한 화제를 가지고 있었으므로 아버지의 끔찍한 사랑을 받고 있었다. 그녀는 언제나 방에 들어앉아 그림만 그렸다. 한편 모화는 매일 술만 마셨다. 그러나 그녀 역시 낭이를 소중히 했다. 모화는 낭이를 낳을 때의 태동으로 짐작해서 낭이를 용신(龍神-용왕)의 딸의 화신으로 믿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하루는 몇 해 두고 소식이 없던 욱이가 돌아왔다. 모화는 기뻐서 안고 울었다.
그러나 욱이가 예수교에 귀의했다는 것을 알자 그녀는 놀란다. 그 때부터 그녀는 욱이에게 귀신이 붙었다고 아들을 위해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욱이는 욱이대로 어머니에게 마귀가 붙었다고 걱정했으며, 마태복음에 적혀 있듯이 낭이가 귀머거리가 된 것도 그 탓으로 알았다. 그는 하느님께 어머니와 누이를 구해 달라고 기도했다. 그는 잘 때도 언제나 성경을 가슴에 품고 잤다.
어떤 날 밤, 욱이는 잠결에 가슴이 허전함을 느꼈다. 깨어보니 성경이 없었다. 때마침 부엌에 불이 밝혀져 있는데, 어머니가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그녀는 벌써 성경의 첫 장을 불에 태우고 있었다. 그는 부리나케 뛰어 나가 성경을 뺏으려 했다. 그 때 머리 위로 식칼이 날았다. 그녀의 눈에는 욱이가 예수 귀신으로 보였다. 그는 세 곳에 칼을 맞고 넘어졌다. 그녀는 그로부터 두문불출하고 아들의 병을 간호했다.
그 사이 이 마을에도 교회가 서고 예수교가 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교도들은 무속을 비방하며 돌아다녔다. 교회는 욱이의 청으로 목사가 주선해서 세웠던 것이다. 욱이는 기어코 소생하지 못하고 말았다. 그녀는 예수 귀신이 욱이를 잡아갔다고 말했으며 매일 같이 귀신을 쫓는 주문을 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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