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검變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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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6 / 2016.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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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변검(變)
변검의 유래와 그 종류
변검은 사천극(四川劇)의 특수한 예술 표현 기교 중의 하나로, 그것을 한번 보게 되면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것은 극중 인물의 내적 심리를 표현하는 일종의 낭만주의 수법이며, 눈앞에서 순간적으로 얼굴 모양을 바꾸는 거의 마술과 같은 연기 기법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명한 영화 ≪변검≫을 통해서 그 진수가 소개되어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변검의 기법은 "말검(抹)", "취검(吹)", "차검()", "운기변검(運氣變)"이 있습니다.
먼저, "말검"은 얼굴의 특정 부위에 분장용 분을 묻혀놓았다가 필요할 때 손을 얼굴로 가져가 그것을 문지르면 다른 색깔로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얼굴 전체를 바꾸려면 분장용 분을 이마나 눈썹에 묻혀두고, 얼굴의 하반부만 바꾸려면 분장용 분을 뺨이나 코에 묻혀둡니다. 그리고 어떤 한 부분만 바꾸려면 분장용 분을 바꾸고자 하는 부위에 묻혀두면 됩니다. ≪백사전(白蛇傳)≫ 중의 허선(許仙), ≪방배(放裴)≫ 중의 배우(裴禹), ≪비운검(飛雲劍)≫ 중의 진륜노귀(陳侖老鬼) 등이 모두 이러한 "말검"을 사용합니다.
두 번째로 "취검"은 금분(金粉), 은분(銀粉), 묵분(墨粉) 등과 같은 분말식 화장품에 적합합니다. 무대 바닥 위에 아주 작은 상자를 준비해 둔 다음 그 안에 분말을 넣어둡니다. 배우가 바닥에 엎드리는 춤 동작을 취하면서 얼굴을 상자에 대고 휙 불면 분말이 얼굴에 묻어 즉시에 다른 색깔의 얼굴로 바뀌게 됩니다. ≪활착자도(活捉子都)≫ 중의 자도(子都), ≪치중산(治中山)≫ 중의 악양자(樂羊子) 등이 모두 이러한 "취검"을 사용합니다. ≪활착자도≫ 중의 취검은 분말을 술잔 속에 넣어놓고 사용합니다.
세 번째로 "차검"은 비교적 복잡한 변검 방법입니다. 사전에 미리 가면을 비단에 한 장 한 장 그린 다음 그것을 잘 잘라서 각각의 가면마다 실을 연결하여 그것을 얼굴에 한 장씩 붙입니다. 그리고 그 실을 손이 가기 쉬우면서도 사람들이 잘 알아볼 수 없는 곳(의복의 어느 한 곳, 예를 들면 허리띠 등)에 연결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춤동작 등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돌린 다음 그것을 한 장씩 떼어냅니다. 이때 가면을 붙이는 접합제를 너무 많이 사용하여 한 번에 가면이 다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고, 기술적으로 거짓 동작을 잘 연기하여 관중들의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리는 데 유의해야 합니다. ≪백사전≫ 중의 발동(鉢童)은 녹색, 홍색, 백색, 흑색 등 7~8종의 가면을 사용합니다. ≪구정루(舊正樓)≫ 중의 적(賊), ≪망낭탄(望娘灘)≫ 중의 섭룡(龍) 등도 이러한 "차검"을 사용합니다.
마지막으로 "운기변검"은 이미 고인이 된 사천극의 명배우 팽사홍(彭泗洪)이 ≪공성계(空城計)≫의 제갈량(諸葛亮)을 연기할 때, 기공을 운용하여 얼굴을 홍색에서 백색으로, 다시 백색에서 청색으로 바꾸는 데 사용한 기법입니다.
변검은 사천극 중의 클라이막스 입니다. 중국의 유명 극작가 전한(田漢)은 1940년대 초에 ≪정탐(情探)≫을 본 후, "사천극의 변검은 매우 특이하지만 어떻게 하는 것인지 도통 모르겠다."고 하였습니다. 유천(柳)또한 "번검의 문제는 사천극 특유의 기예이다. 그것의 급작스런 변화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일신시킨다. 변검은 감정의 상징이며, 각각의 전형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는 많은 가면들은 인물들의 충성, 간사, 사악, 정의를 나타낸다. 변검은 개성의 강조와 감정의 변화를 도와준다. 이것은 사천극의 뛰어난 특징이다. 특히 배우들은 관중들의 시선을 피하여 자기의 얼굴 모양을 바꿀 수 있으니 이는 놀라운 기술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변검"의 뛰어난 기술은 현재 다른 유사 극종에서도 채용되어 너무 범람하는 경향이 있기도 하며, 이미 외국으로도 그 기술이 전파되었습니다.
우리나라 변검술사
변검은 얼굴에 쓰고 있던 가면이 순식간에 다른 가면으로 바뀌는 마술입니다. 각기 다른 표정과 색깔의 가면이 바뀔 때마다 변검술사의 동작도 가면의 표정을 따라가는 것이지요. 가면을 바꾸는 기교와 가면, 의상 등의 소품이 간단해 보여 단순 마술로 오해받기 쉬우나, 변검은 단순한 기교와 기술이 아닌 하나의 예술입니다. 표현하는 사람에 따라, 그리고 어떻게 연기하느냐에 따라 감동이 좌지우지 될 정도로 기술과 더불어 연기력이 관건입니다. 제가 소개하려 하는 김우석씨는 무언의 행위인 변검을 통해 관객이 희노애락을 느낄 수 있도록 재즈 댄스, 무술, 마임 등으로 단단히 기본기를 다져 왔다고 합니다. 변검 기술의 전수에는 엄격한 규정이 있어서 ‘남자에게는 전수하되 여자에게는 전수하지 않고 내부인에게는 전수하되, 외부인에게는 전수하지 않으며, 장자에게는 전수하되 서자에게는 전수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중국의 국가 2급 정보로 알려져 있는 변검은 홍콩의 영화배우 유덕화씨가 전수 받으려 했지만, 광동 출신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한 일화를 봐도 알 수 있듯이, 그 전수자를 정하는 기준이 매우 까다롭고, 같은 단원끼리도 분장실을 쓰며 한 스승 밑의 제자라 할지라도 서로 만나지 못하게 할 정도로 철저하게 비밀을 유지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엄격한 규정을 깨고 김우석씨는 외국인 최초로 변검을 사사받았고, 한국인 최초로 변검술사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되었습니다. 그의 변검 스승은 중국의 저명한 사천극 대표 예술가이자 변검왕이라 불리는 중국 1급 연원 왕도정 선생님입니다.
김우석씨는 어린 시절 TV를 통해 독학으로 마술을 익혔고, 우리나라 최초 마술사로 꼽히는 ‘알렉산더’ 이흥선씨의 러브콜을 받아 당시 팀 내 최연소 마술사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의무경찰로 복무를 하게 되는데, 1997년 시위대의 쇠파이프에 얼굴이 찢겨 얼굴의 40%가 함몰되는 큰 사고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2년간의 치료 끝에 겨우 생명을 건질 수 있었고, 현재도 왼쪽 얼굴에는 철심이 박혀있다고 합니다. 그는 마술은 대중예술이라 사고당한 얼굴로 무대에 설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후 더 배우자는 생각으로 전 세계를 다니며 마술을 배웠는데, 마지막으로 갔던 곳이 바로 중국 쓰촨성 이라고 합니다. 그 때 변검 공연을 처음 보고, 1초에 3번이나 얼굴이 변하는 공연에 매력을 느껴 무작정 배우고 싶다는 의지 하나만으로 왕도정 선생님을 찾아갔습니다. 그는 이미 “제자를 받지 않게다.‘고 공언한데다가 국가적 문화재를 외국인에게 가르쳐줄 수 없다는 이유로 가르침을 거절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김우석씨는 포기하지 않고 2000년부터 5년간 선생님을 찾아가 갈 때 마다 새로 나온 마술도구를 선물하고, 마술기법을 알려드렸다고 합니다. 정성과 진심이 통했는지 왕 선생님은 그에게 동작을 하나씩 가르쳐 주셨습니다. 자신의 비밀이 담긴 옷을 펼쳐 하나씩 설명해 주시고, 용띠인 그에게 용 문양이 있는 변검 의상을 손수 선물해주시도 하셨다고 합니다. 어렸을 적 아버지를 여읜 김우석씨는 왕도정 선생님과 부자의 연까지 맺었다고 합니다.
그 후 세계적인 매직쇼인 ’International Magic Festival에서 대상을 수상하여 세계적인 한국인 변검술사로 떠올랐습니다. 50~60kg에 달하는 장비를 장착하며 공연하는 것이나, 매우 비싼 의상과 장비 등 여간 힘든 일이 한둘이 아니라고 합니다. 옷을 입는 데만도 30분이 소요되고, 10여 가지의 가면을 세팅하고 나면 호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수영선수들처럼 내호흡으로 공연 시간을 버틴다고 합니다. 그래서 공연이 끝나고 나면 꼭 구토를 하는 그이지만, 그만큼 행복도 크다고 합니다.
단순히 중국 변검을 재연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적인 정서를 가미해 한국적인 변검을 만들어 발전시켜라고 조언해 주셨던 스승님의 조언대로, 김우석씨는 변검과 연산군의 이야기를 접목한 비언어극 ‘궁’을 만들어 공연하고 있습니다. 그는 ‘감정기복이 심했던 연산군과 변검은 딱 맞다.’며, 폭군이긴 하였으나 백성들을 아꼈던 연산군을 잘 표현해 보고 싶어 시작된 공연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궁’속의 변검술사는 중국식 의상이 아닌 한복을 입고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중국의 마술에 한국의 이야기와 전통이 더해져 새로운 형태의 한국적 창작공연을 만들어낸 셈입니다. 스승이신 왕도정 선생님도 ‘변검은 중국에서 만들어 졌지만, 공연할 때는 너 자신이 변검이 되어야 한다.’며 격려해 주셨다고 합니다. 공연 형태는 임금이 살고 있는 궁궐이라는 설정으로 여러 명의 무사들과 무희가 등장 등장부터가 웅장하며 한국의 고유의 선을 살린 안무로 왕의 옷색이 순간 변화되어지고 임금의 심정을 표현 얼굴도 마술과 같이 변하여 관객들에게 보는 즐거움을 더 해주는 공연입니다. 아직까지 변검이 독자적인 문화로 정착되지 않아서 위험부담이 있긴 하나, 김우석씨는 국악에 맞춘 변검도 선보일 예정이며, 비언어 공연으로 유럽 진출에 성공한 난타나 점프아 같이 유럽으로 진출할 포부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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