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그러진 자화상과 그 속에 갇힌 비유럽 - 거울 속에 비친 유럽을 읽고 - 독서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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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일그러진 자화상과 그 속에 갇힌 ‘비유럽’
- ‘거울 속에 비친 유럽’을 읽고 -
우연치않게 아버지 서재에서 이책이 눈에 들어왔고 읽게 된책, 여름방학때부터 꽤 오랜시간동안 읽은 책이다..
<거울에 비친 유럽>은 9개의 거울을 통해 뒤틀려진 유럽의 역사를 다시 되짚어 보고자 하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매일 아침 옷매무새를 다듬기 위해 접하는 거울과는 의미가 조금 다르다. 이 책에서의 거울은 어릴 적 놀이동산에 가면 꼭 빼놓지 않고 들렸던, 수많은 거울들의 반사와 굴절로 실제와 가상의 길을 구별할 수 없게 만들었던 ‘거울미로’, 또는 가운데 ‘나’만을 크게 부각시키는 커브 길의 ‘도로반사경’에서 나타나는 ‘왜곡’의 이미지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유럽인들은 자신들의 우월성을 부각하고, 동시에 내외의 비판세력들을 무마시키기 위해 끝없이 가상의 적, 일그러진 거울들을 만들어내야 했다. 고대 시대에는 자신들 이외의 모든 민족을 ‘야만’으로, 중세 시대엔 체제에 흡수되지 않은 세력들을 ‘이단’ 혹은 ‘악마’로, 신대륙 피정복민들은 ‘미개인’으로, 그리고 산업화 과정에서의 농민들은 ‘촌뜨기’로 만들어 가상의 왜곡된 울타리 안에 가두려 했던 것이다.
사실 기존의 유럽은 우리에게 말 그대로 이상향이나 다름없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면에서 발전된 모습을 하고 있는 유럽은 우리가 앞으로 가야할 길, 배우고 좇아야 할 모습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사실 우리에게 인식되어 있는 그러한 유럽의 모습은 그들이 스스로 그려낸 이상향에 불과하며, 정작 유럽인들보다도 우리 자신이 그 거울의 방에 더 깊숙이 갇혀 길들여져 왔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루하루 먹고 살기 힘들고,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너무나 혼란스러운, 희망이 보이지 않던 시기에, “우리가 했던 방법을 잘 보고 배우렴, 우리가 시키는 대로만 따라온다면 너희들도 이렇게 잘 살 수 있어”라는 유럽인들의 말은 6.25 전쟁 이후 우리나라를 포함한 제 3세계 국가들에게 너무도 달콤한 유혹이었을 것이다. 유럽의 발전에 한껏 도취되어 그들을 목표로 끊임없는 성장을 추구해 오면서, 우리는 스스로를 야만이라고 여기는데 묵시적·암묵적 동의를 표해왔는지도 모른다. 과거 우리나라를 비롯한 제 3세계 국가들에게 말 그대로 유럽은 마지막 희망이자, 동시에 발전적 모델이었다.
15세기 무렵, 이제 자국을 넘어 팽창의 길로 나아가기 시작한 유럽에게 신대륙으로의 진출은 새로운 수입원의 제공을 의미했다. 유럽은 비유럽, 소위 제 3세계 국가들을 빈곤하고 후진적인 문화를 가진, 비기독교적이고 초자연적 현상에 의존하는 몽매한 ‘미개인’으로 여겼다. 즉, 유럽인들은 비유럽의 미개한 민족들을 자신들의 가르침과 보호를 받아야 할 ‘어린 아이 같은 민족’으로 간주하였던 것이다. 그들은 이전의 십자군 운동에서도 그랬듯 신에게서 명분을 구하고자 하지만 실상은 경제적 이윤추구에 철저한 목적을 둔 식민지화를 개시한다. 그들이 포교를 한답시고 선교사를 앞세워 파견했을 때, 그들이 타고 간 것이 바로 ‘군함’이었음은 이를 반증해주는 하나의 예가 되어 줄 것이다. 유럽은 신대륙의 원주민들을 개화시킨다는 그럴 듯한 사탕발림으로, 금·은을 비롯한 여러 재화, 심지어 사람이라는 자원까지 지배하고 착취한다. 아직까지 기계가 인간의 노동력을 능가하지 못했던 당시, 아프리카 흑인들과 아메리카의 인디오들은 유럽인들에게 값싼 노동력의 보고가 되어주었다. 이러한 식민지화와 해외무역으로 인한 자본 축적이 없었다면 유럽의 산업혁명 또한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말은 결코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수세기가 흐른 지금도, 여전히 유럽과 비유럽의 관계를 종속적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대답부터 간단히 하자면 그러한 착취적 관계는 오히려 더욱 구조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월러스틴 이론의 도움을 받자면, 현재 세계 경제, 즉 유럽과 비유럽의 관계는 ‘기축적 분업’에 의해 연결된 체제라 할 수 있다.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하이테크 산업들과 선도 산업들은 유럽과 같은 선진국에 집중되고, 저부가가치의 사향산업들은 주변부로 배치되어 수익성에서 큰 차이를 발생시킨다. 이러한 체제는 언뜻 유럽과 비유럽 모두 다 같이 발전하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유럽만이 고도의 자본축적을 이루는, 굉장히 불균등한 발전이다. 이와 관련된 교수님의 표현을 빌려오자면 이는 ‘안행’ 즉, 줄지어 이동하는 기러기의 움직임으로 설명될 수 있다. 앞으로는 계속 날아가지만, 중간 보스가 선두 기러기를, 일반 기러기들이 중간 보스를 결코 앞지를 수는 없는, 확고부동한 종속관계를 계속 유지해가는 것이다.
9개의 거울을 통해 왜곡되어 온 유럽의 역사를 정당화 시키는 데는 사실 고전파 경제학의 기여가 일정부분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우선 고전파 경제학의 시조인 아담스미스는 ‘네개의 발전 단계’라는 이론을 통해 인류역사를 하나의 진화론적 도식에 따라 분류한 바 있다. 그는 검은 아프리카와 북아메리카의 수렵 채취인들부터 중앙아시아의 유목민들과 오리엔트 지역들을 제 1~3단계에 대입시키고, 서유럽만을 제4단계에 놓는다. 이를 통해, 유럽이 신대륙을 개척하고 원주민들을 ‘근대’로 이끈다는 명목 하에 저지른 만행들-자원을 착취하고 전통을 짓밟는 행위-은 면죄부를 가지게 되었다.
유럽의 역사는 늘 자아중심의 왜곡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가상의 적’들의 이미지를 왜곡시킴으로써, 야만인에 대한 횡포와, 악마에 대한 무분별한 탄압, 촌뜨기-즉 농업에 종사하는 인민들과 후에는 노동자까지 포함-와 미개인에 대한 착취를 정당화한다. 그들은 야만인이므로, 악마이므로, 그러한 억압과 횡포를 받을 만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경쟁에서 도태되고 탈락하는 것의 원인을 그들이 못난 탓이라고 전가시켜 버림으로써 손쉽게 책임을 회피하고자 한다. 고전파 경제학 역시 국가 간 혹은 국내의 발전격차와 불평등에 대해서는 관심을 거의 두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러한 논리의 연속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을 통해 나는 다시 한 번, ‘보편주의’가 얼마나 위험한 폭력일 수 있는지, 우리와 다른 존재들에게 얼마나 잔인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옳다고 여기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현재도 당당히 맞서고 있을, 소위 비주류 이론가들, 수정주의적 역사관을 가진 학자들과 소수의 이론가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다고 느꼈다. 어느 것이 현재 주류이고 비주류인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는지는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고 지켜내야 할 것은, ‘진실’을 볼 수 있는, 결코 편협하거나 왜곡되지 않은 균형 잡힌 시각, 함부로 수준 낮은 잣대를 이곳저곳에 들이대며, 그것에 맞추기를 강요하지 않는 개방된 자세일 것이다. 우리는 어쩌면 아직도 유럽이 만들어놓은 ‘신기루’속에 갇혀 허우적대고 있는지도 모른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소설 데미안의 한 구절처럼, 우리는 이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거짓의 껍데기를 스스로 깨부수고 나와야만 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우리가 ‘진정한’ 세계를 맞닥뜨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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