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문화특강 유교의 남녀불평등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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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7 / 2015.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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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남녀불평등 현상은 수렵·채집 사회 이외의 거의 모든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시대에 유교이념이 널리 퍼지면서 이러한 현상이 ‘남존여비’라는 말이 나타나고 관행이 될 정도로 사회적으로 또는 이념적·도덕적으로 강조되었다. 그리고 수백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유교사상에 영향을 받은 남녀불평등은 쉽게 없어지지 않고 문화적, 제도적으로 깊게 뿌리박혀 불평등한 사회를 만들고 있다.
조선시대의 여성지위는 어떠했을까?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며 유교를 통치이념으로 세운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여성의 지위는 하락하여, 임진왜란을 겪은 바로 뒤인 17세기 이후 여성의 지위는 극도로 낮아졌다. 유교가 통치이념이 되기 전인 고려시대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비교적 높았다. 여성 자신의 남편이 죽게 된다면 자유스럽게 재가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자식 또한 사회에 진출하여서도 차별을 받지 않았고, 상속에 있어서 남녀 구분이 없었다. 자유연애도 가능했다고 한다. 호적에는 남녀 구별 없이 출생 순으로 기재 되었고 또한 아들이 없다면 딸이 대신하여서 제사를 지냈다. 그리고 고려귀족의 가장 큰 혜택 중 하나인 음서가 사위하고 외손자에게까지 가능했다. 조선이 세워지고 나서도 여성의 지위는 크게 변함이 없었다. 조선초기의 집권세력인 훈구파는 유교논리에 집착하기보다는 문물제도 정비 등에 힘을 썼기 때문에 유교이념 속에서도 여성의 지위가 유지될 수 있었다. 그러나 조선 중기, 사림들이 정계에 진출하여 완전히 집권한 17세기 이후의 여성지위는 급격히 하락하게 되었다. 도덕과 의리를 중시했던 그들은 유교를 정치논리로만 보지 않고, 백성들의 생활에 깊게 침투시키려고 했다. 조광조가 전국에 시행하게 했던 향약을 예로 들 수 있다. 조선 후기 사회는 유교적 여성관을 모든 계층에게 주입시켜 나갔다. 법으로 강제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포상제도로, 또 금기담을 퍼뜨리는 등의 수단을 사용하였다. 그 결과 재산 상속에 있어서 장남우대 및 남녀차별의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시집을 가면 출가외인이 되는 동시에 남편의 소유물로 전락하게 되었다. 부계위주의 족보가 편찬되었고, 성종대에 만들어진 ‘과부재가금지법’이 일반 백성들에게 까지 스며들게 되어 ‘열녀관’에 의해 고통 받았다. 시집 식구들로부터 열녀가 되도록 압박을 받기고 했으며 여성이 지켜야할 최고의 덕목으로 여겨지게 된다. 사주단자가 오고가다 남자가 죽어도 열녀가 되어야 했고, 엉겁결에 손목 한번 잡힌 것도 몸을 더럽혔다고 자살하는 사례도 있었다. 따라서 정절을 지키기 위한 도구로 은장도가 여자의 필수품이 될 수밖에 없었으며 점점 외출을 꺼리게 되어 더 이상 사회적인 활동을 한다는 것을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여성은 유순하고, 복종하는 비천한 존재로 전락했다. 이러한 조선 후기의 관습이 지금까지도 뿌리 깊게 박혀있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여성
여성들의 활동이 예전보다 자유로워지고 경제적 독립도 가능해진 현대 사회에서는 여성에 대한 억압적, 차별적 대우가 없어진 것이 아니다. 오늘날의 사회는 과거 농경 사회에서 요구되는 육체적 힘의 논리보다는 창조적이며 유연한 사고를 소유한 인력을 필요로 한다. 이 사회가 여성적 사고와 능력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여성의 역할이 현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따라서 여성의 사회적 활동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것이 경쟁력 있는 사회가 되는 중요한 요인이다. 그러나 산업화 과정에서 여성들의 삶의 겉모습은 굉장한 변화를 하였지만 뿌리 깊은 사회의 가부장적 제도와 관습, 남성들의 의식과 태도는 크게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여성들이 겪는 차별은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밥 먹을 때 누나보다 남동생에게 밥을 먼저 주는 어머니, 제사 때 음식장만 등의 노동을 모두 하고서도 참례를 하지 못하거나 구석자리 밖에 배정받지 못하는 것에서부터, 가정에서 맞벌이를 함에도 가사분담이 안되고 여성 혼자 가사를 맡아서 하는 것이 아직도 남아있다. 도로에서 운전하는 여성에게 좋지 않은 눈길을 보낸다. 남성들은 여성운전자에게 욕을 하거나, 경적을 심하게 울리는 방법 등으로 여성운전자들을 압박하여 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직장에서도 고용차별이 일어나고 있다. 여성과 남성의 입사제한 연령을 다르게 둔다던지, 남성은 능력별로 선발되는데 반해, 여성은 외모 순으로 선발되는 경우도 있다. 취직을 한 후에도 결혼한 여성이라는 이유로,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은밀히 퇴직압박을 넣기도 한다. 여성이 커피를 타오는 것이 당연한 일인 것처럼 생각하는 직장상사들이 있고, 진급 등에서도 여성은 불이익을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학에서도 여성차별은 나타나고 있다. 여학생들은 학교성적이 남학생보다 우수함에도 사회진출의 문이 좁다. 좁은 취업문에 분개하면서도 외모를 가꾸어야 한다는 사회적 통념을 받아들이고, 성형수술과 몸매 가꾸기 등을 한다. 그럼에도 좁은 취업문을 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종교에서 조차 비구니가 지켜야 할 계율이 비구보다 훨씬 많은 것은 남녀차별의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독신여성에 대해서는 더욱 심한 일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신용상태가 양호하고 고정수입 또한 있어서, 우량고객으로 취급받아야 할 사람이 독신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대출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대출을 받으려면 아버지의 이름을 적어야 할 정도라고 한다. 주택청약을 받을 때 독신여성은 제일 끝 순위이며, 일본이나 미국 비자를 받을 경우는 잠정적인 불법체류자나 매춘부 취급을 받기도 한다. 실제로 나의 가까운 친척 중에 건축 인테리어를 하는 독신여성이 있는데, 일본에서 열리는 인테리어 박람회에 가기 위해 비자를 받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고 한다. 직업 등은 물론이고 재산상황 까지 모두 공개한 다음에야 비자가 나왔으며, 공항에서조차 다른 사람들은 쉽게 통과되는데 독신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2시간동안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집을 사거나 전세 계약을 할 때도 남자와 같이 안가고 여자 혼자 가면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본다고 한다.
법적으로 평등을 얻은 지금에서도 사회 문화적 장애는 극복되고 있지 않는 것이다.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우리 사회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며 차별적 대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남성 중심의 문화와 전통, 가치관이 사람들의 의식과 무의식을 통째로 사로잡고 있기 때문에 제도적 평등은 공허한 것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맺는 말
남성과 여성은 생물학적인 차이 외에는 다른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둘의 지위는 시대, 문화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지금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양성평등에 대한 인식과 실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예전에는 페미니즘운동, 여성평등운동, 여성상위운동 등의 용어를 사용하여 사회적으로 불평등한 여성의 지위를 높이기 위해서 각계에서 노력 해왔다. 그러나 요즘은 위의 용어들보다는 양성평등운동이라는 의식실천운동이 새로운 물결을 이루고 있다. 양성평등이란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인권이나 기본권을 행사하는데 남녀를 성에 근거하여 구별을 하거나 차별, 제한하는 것이 없이 평등한 위치에 있는 것을 의미한다. 어느 한 쪽에 기울어지지 않고 남성과 여성을 모두 존중하고 그들의 복지를 증진하는데 노력하자는 뜻으로 보여지며, 남성의 역차별이 많은 사회적 문제로 거론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이러한 새로운 개념은 충분히 환영할 만하다. 여전히 남성중심적인 우리사회에서 양성평등을 실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남성의 노력도 물론 필요하지만 더욱 필요한 것은 여성의 의식개혁이라고 생각한다. 거의 대부분의 여성이 ‘여성다움’을 추구하고 있다. 이 여성다움이란 것은 타고난 성격과 기질, 신체적 조건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사회에서 억지로 주입시킨 이미지인 것이다. 피해의식에 젖어 여성다움이 천성인양 약한 소리만 외치는 여성은 이제 바뀌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여성은 끊임없이 주체적인 나를 만들어나가며 자주적인 삶을 살아나가야 한다.
양성이 평등해진다고 해서 남성이 기득권을 상실하여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 아니다. 남녀가 동등하게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회,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행복하고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한 발판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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