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즈니스의 이해 - 총, 균, 쇠 -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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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Guns, Germs, And Steel)
얼마 전에 잠시 시간이 남아서 서점에 들어간 일이 있다. 서점을 안에서 베스트셀러와 신간을 둘러보고 있었는데 ‘총, 균, 쇠’라는 책을 그때 처음 보게 되었다. 책이 출간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베스트셀러 목록에 있었고, 서울대 대출 도서 1위였다는 점에서 관심이 생겼다. 하지만 비교적 꽤 두꺼운 책 두께와 그만큼 무거워 보이는 주제라 선뜻 손이 가지 않아서 그날은 그냥 그렇게 지나쳤던 걸로 기억한다. 그러다 2014학년도 1학기 글로벌 비즈니스의 이해 강의시간에 교수님께서 이 책에 대해서 언급을 하시며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라고 말씀하셨다. 수업 과제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와 ‘유러피언 드림’ 독후감을 내주셨지만 학교 도서관에는 책이 각각 1권, 4권밖에 구비되지 않아 도저히 대출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총, 균, 쇠를 읽어보기로 결정하였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저자 제레드 다이아몬드 박사는 뉴기니 정치가인 얄리의 질문인 “당신네 백인들은 그렇게 많은 화물들을 발전시켜 뉴기니까지 가져왔는데 어째서 우리 흑인들은 그런 화물들을 만들지 못한 겁니까?”로부터 연구가 시작되었음을 말한다. 이 질문은 현대 세계에 존재하는 더 큰 규모의 불균형을 포함하는 것이었다. 실제로도 남반구에 위치하고 있는 국가들이 북반구에 위치하고 있는 국가들에 비해 현저히 발전 속도가 늦고 소득이 낮은 ‘세계 남북문제’가 있는 것을 보면 발전이 각 대륙마다 다른 속도로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를 한 마디로 표현해서 “민족마다 역사가 다르게 진행된 것은 각 민족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경적 차이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사례로 뉴질랜드 채텀 제도에서 벌어진 모리오리족과 마오리족의 충돌을 설명한다. 모리오리족이 수세기동안 살던 채텀 제도에 마오리족이 넘어오면서 모리오리족을 학살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두 집단 모두 1000년경에 뉴질랜드로 이주했던 폴리네시아 농경민의 후손이라는 점이다. 이 한 무리가 두 집단으로 헤어진 후 몇 세기에 걸쳐 각자 다른 환경에서 살다보니 서로 다른 문화와 문명을 가지게 된 것이다. 다른 예로 잉카의 황제 아타우알파 생포 사건을 든다. 약 80000명의 대군을 가진 아타우알파가 단 168여 명의 피사로의 군대에게 패배한 이유는 장비의 불균형이었다. 스페인 군은 각종 무기들, 갑옷, 총, 말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타우알파는 돌, 청동기, 손도끼, 헝겊 갑옷 등으로 맞서 싸울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당시 잉카 제국의 상황도 한 몫을 하였다. 스페인 이주민들이 중남미에 도착하자마자 퍼지기 시작한 전염병 때문에 내전이 있었던 상황이었고, 이 분열 상황을 이용해 피사로의 군대는 조금 더 수월하게 정복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환경에 따라 문화와 문명의 차이가 발생하고 이러한 차이가 지금의 남북격차와 같은 문제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본다. 저자는 이러한 문명의 차이는 지리적 위치에 따른 식량 생산 격차가 주요 원인이라고 본다. 위에서 언급했던 모리오리족은 수렵 채집민이었고, 마오리족은 식량 생산민이었다. 야생 동물이 감소하면서 수렵 채집 생활이 어려워진 것과 달리 작물화 할 수 있는 야생 식물의 증가로 식량 생산을 하는 민족에게는 작물화에 따르는 보상이 많아졌다. 이렇게 수확한 식량을 생산, 저장하는데 필요한 기술이 발전될 것이고, 식량 생산량 증가에 따라 인구 밀도도 증가하게 되었다고 보며, 이에 따라 문화와 문명에서도 차이가 생기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책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자가 촉매 작용’이라고 말하는데 쉽게 표현하면 ‘나비효과’라고 설명할 수 있다. 식량 생산의 차이에 대한 결과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 병원균, 문자, 기술, 중앙 집권적 정치 체제 등의 직접적 원인을 낳게 되었다. 그 중 문자의 경우 비옥한 초승달 지대와 멕시코, 중국 등지에서 발생하였다고 설명하였다. 다양한 문자의 전파방법이 있는데 눈길이 가는 것은 한글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한글의 경우 중국 한자의 네모꼴 모양과 티베트 문자, 몽고 문자의 알파벳 원리의 자극을 받았다고 보는데, 이렇게 한글이 만들어진 데에는 문자를 소유한 사회와 밀접하게 접촉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내용이었다. 역시 지리적 요건과 문명과 같은 환경적 요인이 영향을 주었다고 보는 시각이다. 기술 역시 환경에 영향을 받았다. 기술이 가장 빠르게 발달 할 수 있었던 곳은 인구가 많고 잠재적 발명가와 서로 경쟁하는 사회가 많은 지역이었다. 앞에서 말한 것과 연계되어 식량 생산량이 많고 인구밀도가 높은 유라시아 대륙이 기술 전파가 빠르고 유리했다고 보는 것이다.
이 외에도 저자는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개인으로 생각하기에 이정도 만으로도 문명에 영향을 주게 된 것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책에서는 안간 사회의 궤적에 영향을 미치는 4가지 환경적 요소들을 들었다. 먼저 가축화 작물화의 재료인 야생 동식물의 지역 간 차이가 식량생산 규모를 결정한다는 것. 그리고 확산과 이동의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의 차이. 고립과 확산의 난이도와 같은 각 대륙 ‘사이’의 확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의 차이. 마지막으로 각 대륙의 면적 및 전체 인구 규모의 차이이다. 분명 이 외에도 책에서 설명하지 못한 다양한 요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난 2012년에 들었던 ‘인문지리학’이라는 강의가 생각났다. 예전부터 지리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지리교육학과 전공임에 불구하고 강의를 들었었는데 그때는 세계화와 지역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요소들을 중심으로 지리적 차이를 봤다면, ‘총, 균, 쇠’를 읽으면서는 반대로 지리적 요인을 포함한 환경을 중심으로 인문적 요소들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 그리고 ‘글로벌 비즈니스의 이해’ 강의를 들으면서 공부했던 세계 무역에 있어서도 환경의 영향이 미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을 확장해볼 수 있었던 기회였다. 과제를 통해서 읽게 된 책이었는데 많은 것을 떠올리게 해준 책이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더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제레드 다이아몬드가 인간의 진화를 다루었던 책인 ‘제3의 침팬지’까지 읽어 볼 계획까지 잡게 되었다.
지난 한 학기동안 책으로만 공부하는 수업이 아닌 직접 생각하고 찾아서 공부하는 수업을 만들어 주신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신문을 스크랩 하면서 현재 국제 사회에서 벌어지는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이해할 수 있었고, 교수님께서 언급하시고 내주셨던 용어들을 찾아 공부하면서 생각의 확장을 할 수 있었습니다. 4학년이라 다음 학기가 마지막이 될 텐데 기회가 된다면 교수님 강의를 꼭 다시 듣고 싶습니다. 한 학기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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