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인권 - 크로싱을 보고 - 영화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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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29 / 2015.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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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영화 크로싱을 보고...
크로싱 [crossing]...북한 함경도 한 탄광 마을의 가난하지만 단란하고 누구보다 행복했던 세 가족 아버지 용수와 엄마 용화 그리고 11살 아들 준이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로 영화초반부터 후반 그리고 결말에 이르기까지 영화 속에 가장 많이 등장한 축구와 비....그래서 ‘비’가 함축하고 있는 문학적 의미를 찾다 보니 그 중 하나가 ‘신의 은총’이었다. 초반부 커다란 나무아래서 쏟아지던 비를 친구삼아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축구를 하던 모습, 중반부 아버지와 헤어져 아버지를 기다리고 그리워하며 쏟아지던 비속에서 혼자 축구를 하던 준이의 모습,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무작정 탈출을 시도하다 잡혀 갇힌 수용소에서 비를 맞이하던 준이의 모습, 그리고 후반부 몽골의 고비 사막을 헤매며 쓰러져 갈 때 준이의 얼굴에 떨어지던 한 방울의 빗방울, 마지막 아들을 잃고 가슴에 묻은 채 남한으로 혼자 돌아가기 전 아버지 용수의 얼굴에 거침없이 쏟아져 내리던 비는 세 가족의 매개체 역할을 하며 그들의 행복, 그리움 ,사랑, 그리고 분노, 오열과 절규, 처절함 넘어 마지막으로 영화를 보는 내내 북한의 참혹한 실상에 놀라 울고 가족간의 사랑과 엇갈림에 오열했지만 모든 인간에게 신의 은총을 기다리며 나는 희망을 이야기한다고 생각하고 싶다.
실제로 김태균 감독도 “하나님은 북한 사람들 곁에서 울고 계십니다. 영화에 나오는 비는 하나님의 눈물을 상징합니다. 하나님은 눈물을 흘리며 남한 사람들의 사랑을 요구하고 계십니다.”라고 말하였다. 그렇다면 결국 감독이 영화를 통해 말하려던 메시지는 단지 북한의 참혹한 실상을 넘어 북한에 대한 우리의 적극적인 관심과 사랑이 아닐까?
김태균 감독은 이 영화 <크로싱>이 엇갈림...국경을 넘는 이야기...어떤 관계를 넘어서라는 뜻에서 만든 제목이라 했다. 인간이 가져야할 최소한의 권리...굶주림과 죽음 앞에서는 어떤 이념도 넘어설 수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해본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하고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했는데 정말 영화 속 모습이 서울에서 반나절 거리에 있다는 우리의 반쪽인 북한의 실제 모습일까?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삶의 어느 순간 마주치고 싶지 않은 진실과 맞닥뜨렸을 때, 인간이 보이는 반응은 각양각색일 것이다. 진실을 끝까지 외면하는 사람, 진실을 자기 편한 대로 왜곡하는 사람, 진실 앞에 무릎 꿇고 겸허해지는 사람…. 나는 어느 쪽에 속할까....그렇다면 그들과 똑 같은 인간인 나는 아니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나에게 던지며 간단하게 영화 속 얘기를 풀어본다.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용수의 가족은 임신한 아내 용화의 영양실조와 결핵으로 가족처럼 여기는 개를 죽여서 아내를 먹일 수밖에 없는 현실을 얘기하며 불행을 예고하고, 간단한 감기약조차 구할 수 없는 북한의 형편에, 용수는 아내의 결핵약을 구하기 위해 중국행을 결심한다. 생사를 넘나드는 고비 끝에 중국에 도착한 용수는 벌목장에 일을 하며 돈을 모으지만, 불법 현장이 발각되면서 모든 돈을 잃고 중국 공안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 간단한 인터뷰만 해주면 돈을 받을 수 있다는 브로커의 말에, 빈손으로 돌아 갈 수 없었던 용수는 아무것도 모른 채 인터뷰에 응하기로 한다.
한편, 용수가 떠난 뒤 2달여가 지나 엄마 용화는 병세가 짙어져 결국 아들 준이에게 결혼반지를 남기며 세상을 떠난다. 이제, 세상에 홀로 남겨진 열 한 살 준이, 무작정 아버지를 찾아 떠난다. 유랑자 생활을 계속하던 준이는 친구 미선을 만나게 되고 함께 탈출을 시도하다 수용소에 갇히지만 지옥같은 수용소 생활에서도 벗인 미선이 있어 위안을 삼지만 상처를 제때 치료하지 못한 미선의 죽음으로 다시 준이는 혼자가 된다.
브로커에게 속아 가족과 의도되지 않은 이별을 하며 남한으로 오게 된 용수는 열심히 일하며 아내의 결핵약을 구하고, 아들 준이를 위한 선물을 준비하지만 브로커를 통해 아내의 죽음 소식과 행방불명된 아들 준이의 소식을 듣고 오열한다. 다시 브로커를 통해 아들이 수용소에 갇혀 있음을 알고 몽골을 통해 아들을 탈북시킬 계획을 진행하며 며칠 뒤면 아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한껏 부풀지만 공항에서 아들 준이를 위해 준비한 비타민을 마약으로 의심 받아 문제가 생기게 되고 설상가상 여권까지 없는 용수는 임시여권이 나오기까지 움직일 수 없는 안타까운 처지에 놓이게 된다. 아마도 이 영화의 결말을 복선으로 나타내 주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1분 1초가 아쉬운 아버지 용수가 임시여권을 기다리는 사이 아들 준이는 공안에게 잡힐 위기를 넘기며 브로커가 안내해 준 대로 아버지 용수를 만나기 위해 몽골 국경을 향해 고비 사막의 횡단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11살 준이에게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유일한 길인 고비 사막은 지옥과도 같아 보이고 아버지와의 추억을 회상하면서 미소 지으며 숨을 거두게 되고, 아들의 주검 앞에 처절하게 오열하는 아버지 용수는 남한으로 홀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기 전 아들의 눈물 같은 세찬 소나기를 맞으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영화를 통해 본 북한 동포들의 생활과 탈북자들의 위험, 수용소의 끔찍한 환경은 너무나도 참혹해서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흙먼지 날리는 길바닥에 주저앉아 물건을 사고파는 주민들의 모습과 도넛을 훔쳐 도망가다 머리를 얻어맞는 아이, 임산부와 어린아이에게 조차 폭력을 행사하고 더러운 수용소 감방 속에서 공산당의 정신을 세뇌시키는 냉혹한 간수들, 이 모든 것이 정말 아직도 북에서 행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충격적이었다.
북한의 심각한 식량난을 알려주는 단적인 예로 작년 이맘때쯤 북한에서 몸을 파는(밤꽃살이) 여성들이 크게 늘어나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각한 식량난 때문에 "처녀들이나 유부녀들이 도덕이나 윤리같은 것은 불필요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여성들이 몸을 파는 행위가 더 이상 창피스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만큼 여성들의 매음행위가 만연해있다는 얘기였다. 살기위해서 윤리나 도덕은....
그리고 아내의 결핵약을 구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국경을 넘어 가족과 생이별을 하게 된 용수가 결핵약을 사기 위해 들른 약국에서 약사와 용수가 나누던 대화 “보건소로 한번 가보세요”1차 치료제에 한해 공짜로 줘요“ ”공짜로요? 는 잔잔하게 눈물샘을 자극하던 나를 오열하게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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