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선 영화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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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김기덕’감독 그의 영화는 대한민국 여느 영화와는 다르다. 그를 두고 흔히들 작가주의 감독이라고 부르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상업성을 배제하고, 적은 자본으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대담하게 담아내기 때문이 아닐까? 지금까지 나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6편 가량 보았다. 나쁜남자을 비롯하여,수취인불명, 사마리아,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빈집, 그리고 해안선까지이다. 그의 영화들은 하나같이 보는 이로 하여금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묘한 점들이 있다. 우리가 영화를 통해 오락적인 면을 즐기고 싶거나, 혹은 영화 속 주인공들을 통해 행복한 대리만족을 느끼고 싶은 이유로 영화를 보는 것이라면, 그의 영화들은 이러한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기에 충분하다. 그의 영화에는 우울한 현실이 담겨져 있다. 아니 오히려 현실을 능가하는 비참함이 그의 영화에 담겨져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의 영화 속 인물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의 극단적인 결말을 보여준다. 그것은 우리가 영화를 보면서 인정하고 싶은 않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자화상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들의 삶을 인정하는 순간 우리를 둘러싼 우울한 문제들에 대하여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해안선>도 우리의 우울한 현실을 반영한 영화들 가운데 하나이다. <해안선>은 그의 다른 영화들에 비해 보다 큰 문제를 안고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분단의 비극에서 파생한 희생양들의 모습을 처참하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념이 다른 한 나라의 땅이 반으로 갈리고, 그로 인한 분단의 비극으로 특수해 질 수 밖에 없었던 대한민국에 군대, 그 대한민국의 군대 안에서 이념이 다른 우리의 민족을 간첩이라는 이름하에 적으로 간주할 수 밖에 없는 현실, 그러한 현실속에서 희생양이 된 강상병과 미영이 광기어린 모습으로 변해가는 이야기. 그러나 희생양은 영화 속 인물들 모두 일수도 있다. 아니면 분단된 조국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일 수 도 있다. <해안선>을 통해 우리는 가치관의 혼란과 분단국가에 살고 있는 우리의 우울한 현실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분단의 비극으로 인한 대한민국의 군대라는 공간과 군인이라는 신분의 의미에 대하여 생각해 보고, 대표적인 대한민국 군인의 희생양인 강상병을 통하여 그의 흔들리는 가치관이 어떤 식의 폭력과 광기로 변하여 가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또한, 남성의 집단 안에서 미영은 어떠한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는가를 살펴보고, 오인 사살 서건으로 인한 군부대의 사람들과 부대 주변을 둘러싼 이들은 어떠한 모습으로 바뀌어 가는지 살펴보자.
<본론>
대한민국의 군대라는 공간과 군인이라는 신분의 의미.
지구상 유일의 분단국가 한국의 남쪽에선 북쪽의 무장간첩 침투를 막기 위해 해안선을 따라 철책을 둘러쳐놓고 24시간 불철주야 감시를 하고 있으며, 한밤에 잘못 들어온 민간인들도 사살될 수가 있다…
정말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문구이다. 대한민국의 군대와 군인의 힘은 막강하다. 한때 군사독제정권의 역사가 있을 정도니 말이다.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군대와 군인의 힘이 막강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그 원인의 시작은 말머리의 문구처럼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이기 때문이다. 남과 북의 대치 상황에서 북은 우리의 적이다. 적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는 것은 다름아닌 군대와 군인인 것이다. 그래서<해안선>의 강상병은 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해안선> 안에서 강상병이 몸 담고 있는 군대라는 공간은 북한의 침략과 간첩으로부터 나라를 지켜내는 공간이며, 철책선을 넘어선 사람들은 민간인 일지라도 간첩으로 오인되며, 그러한 간첩을 사살하여도 포상을 받는 공간이며, 외부인의 침입으로부터 군인을 지켜내는 군인들의 안전지역이다. 또한, 그곳은 이성적으로 용납하기 힘든 것들이 상식이 되기도 하며, 쉽지 않은 일들도 무조건적으로 복종으로 실현되어야 하는 공간이다. 이러한 특수한 집단인 군대라는 공간안에서 강상병은 투철한 군인정신으로 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고, 비록 오인사살이라고 할지라도, 혹은 살인이라할지라도 명령에 복종하였기 때문에 그는 죄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그는 군대로부터 맡은 바 임무를 인정받아 포상휴가까지 다녀온다. 이점이 군대라는 공간의 특수성과 군인이라는 신분의 의미인 것이다. 이로 하여금 강상병의 가치관 혼란의 원인이 시작된다.
가치관의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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