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라이프 - 왜 이 영화는 극영화로 만들어져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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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스틸 라이프>
-왜 이 영화는 극영화로 만들어져야 했나-
<스틸 라이프>는 지아장커의 다섯 번째 장편 극영화다. 2006년에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아서 나는 이 영화에 대해 알게 됐고, 이 영화의 감독인 지아장커를 알게 되었다. 처음에 이 영화를 보았을 때의 인상은 솔직히 말하자면, ‘이 영화가 그렇게 용비어천가를 부를 만큼 대단한 영화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장면들은 롱테이크로 찍혔고 인물들이 떠난 뒤에도 숏은 이어졌다. 인물들은 말이 없었고, 행동은 너무나도 느렸다. 한마디로 지루했다!
이 영화를 두고두고 계속 보고 있는데, 그 이유는 내가 아직 이 영화에 크게 감화되지 않아서이다. 21세기에 가장 중요한 영화 중에 하나로 손꼽히는 작품에 나는 전혀 큰 감동을 받지 않는다. 이것이 단순히 나의 취향의 문제인지 아니면, 내가 이 영화를 제대로 못보는 것인지 잘 알지 못하겠다. 단순히 지아장커의 영화가 나와 맞지 않는다는 것은 확실했다. 왜냐하면 나는 지아장커의 <세계>와 <소무>를 상당히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내가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이 영화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고 이 영화를 통해서 내가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이유에서 이 영화를 골랐다.
이 영화에 대해서 생각할 때 나는 왜 이 영화가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지지 않았는지 궁금하였다. 이 영화가 배경으로 하는 공간인 싼샤는 거대한 댐으로 인해 서서히 수몰되어가는 도시이다. 2000년 동안 존재했던 도시가 2년만에 없어지는 이 비현실적인 일이 일어나는 쌴샤는 카메라만 들이대도 뭔가 건질 것 같은 아름답고도 참담한 풍경이 섞여 있는 곳이다. 그런데 지아장커는 이 쌴샤에서 다큐멘터리를 만들지 않았다. 정확하게는 <동>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여기서 찍다가 3일만에 시나리오를 쓰고 거의 즉흥적으로 만든 영화이다. 나는 지아장커가 이렇게 즉흥적으로 영화를 만든 이유가 궁금했다. 이러한 즉흥성은 다큐멘터리가 훨씬 더 잘 담아낸다고 나는 생각한다. 게다가 이 영화는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되었다. 현대 다큐멘터리에서 디지털이 불러일이키는 질감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감독이 리얼리스트일 경우에 더욱더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지아장커의 디지털(or HD)에 대한 생각이다.
‘무엇보다도 유릭와이(<스틸라이프> 촬영감독)가 HD 카메라에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HD로 찍으면 인물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나는 현대 중국이 필름보다 디지털로 찍을 때 비로소 사실적으로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중국 사람들은 지금 디지털의 세계 속에 살기 때문입니다. 디지털이 불러일으키는 질감, 그 안에 살고 있다는 인상을 잡고 싶었습니다. 나는 오늘날의 모든 피사체, 사물, 사람들의 표면의 공기를 디지털로 붙들려고 합니다. 영화의 모든 변화는 테크놀로지의 변화에서 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테크놀로지의 변화는 영화가 아니라 과학 기술 전체의 변화에서 온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술이 사람들의 삶을 바꿔놓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 그것만이 영화가 세상의 변화에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를테면 에릭 로메르의 <영국 여인과 공작>과 알렉산더 소쿠로프의 <러시아 방주>는 디지털영화의 미래입니다. 하지만 내가 디지털에 갖는 관심은 그들과 다릅니다. 나의 관심은 그 질감입니다. 오늘날 보여지는 현실의 표면과 디지털의 질감을 연결시키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삶이 그 둘 사이에 있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더. 디지털은 종종 도둑 촬영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그래서 배우에게 내가 어디서부터 찍을지를 말해주지 않고 그냥 세워놓을 수도 있습니다. 나는 훈련된 배우들보다는 거리에서 사람들을 데려다가 찍고 싶습니다. 그때 그들이 살고 있는 생활습관을 찍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가 아마추어일지라도 배우에게는 인물 안으로 들어갈 시간이 필요합니다. 종종 나는 배우에게 동선을 주지 않고 카메라로 너를 따라갈 테니 하고 싶은 대로 움직이라고 지시합니다. 그러면 배우는 처음에는 연기를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그 인물이 됩니다. <삼협호인>의 몇 장면은 그냥 카메라를 세워놓고 밤새도록 찍기도 했습니다. 그 인물이 될 때까지! 디지털은 영화에 새로운 사실주의가 가능하게 열어주고 있습니다.’
위의 말에 의하면 지아장커는 영화적으로 봤을 때 리얼리스트다. 예전에 인터뷰를 보았을 때도 그는 형식주의나 탐미주의를 경계한다고 하였다. 그의 영화 <소무>나 <임소요> 혹은 <세계>를 보았을때 그는 철저하게 사실적인 것을 고집하는 감독이었다. 그렇지만 지아장커는 극영화를 찍었다. 이 영화가 다큐멘터리가 아닌 극영화로 만든 이유에 대한 지아장커의 얘기는 이렇다. ‘다큐멘터리는 그 사람의 생활을 찍지만 다가가면 갈수록 사람들은 자신의 비밀스러운 부분을 방어하려고 합니다. 내가 그의 비밀 안으로 들어가려면 이야기가 필요해집니다’ 나는 이 말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배우가 아닌 일반인을 찍는 다큐라면 훨씬 사람의 내면을(혹은 비밀) 드러내게 만들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하기에 아마도 극영화로서의 촬영이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 이 영화에서는 다큐멘터리에서는 나오지 않았을 법한 장면들이 등장한다. 영화를 보다보면 UFO가 등장하고 우주 로켓이 발사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들의 의미가 이 영화가 다큐멘터리와 구별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한다. 다큐멘터리에서의 재연은 극사실적인 의미에서의 재연이 전부일 것이다. 하지만 이 장면들은 사실적인 장면들이 아니다. 리얼리스트인 지아장커가 이러한 장면을 넣은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싼샤에는 매일 많은 배와 사람들이 오가고 있습니다. 그걸 옥상에서 보고 있으면 내가 마치 무협소설에서 나오는 강호에 와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말하자면 <삼협호인>은 내게 일종의 무협영화입니다. 그들은 마음속에 칼을 하나씩 안고 다니는 것입니다. 그들은 복수를 하기 위해서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감정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싼샤에 온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중국의 전통문화와 맞닿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느낌을 따라가면서 이야기가 점점 다른 쪽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나는 마지막에 다시 중국의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이전에는 이미 주어진 삶을 따라야 했지만 지금 중국은 자기가 결정을 해야 합니다. 그건 자기의 삶의 어느 순간을 칼로 내려치는 것입니다. 내가 말하는 무협소설은 그런 의미에서입니다. 그렇게 주인공들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이것은 중국의 새로운 삶입니다. <삼협호인>에서 싼샤에 도착하자마자 주인공이 마주치는 마술 쇼는 중국의 일상입니다. 모든 것이 미국 달러로 바뀌는 마술 같은 상황.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민들. 지금 중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실주의적으로 찍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이 마술적인 상황의 사실주의란 초현실주의적인 방법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건 현대 중국의 생활방식 때문입니다. 그걸 정확하게는 초현실주의가 아니라 사실주의의 ‘후-현대화’(postmodernization)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나는 여기서 일부러 두 사람을 같은 모습으로 찍어서 연결시켰습니다. 두 사람이 같은 모습으로 보이는데, UFO가 지나갈 때 한 사람은 보고 다른 사람은 보지 못합니다. 그때 그들은 세상에 대해서 철저하게 혼자인 것입니다. 혼자일 때조차 그들이 느끼는 혼자라는 외로움은 혼자 안의 혼자인 것입니다. 물론 UFO라는 설정이 가능했던 것은 여기가 싼샤이기 때문입니다. 싼샤는 기후가 이상합니다. 맑은 날씨에 비가 오고 갑자기 구름이 몰려옵니다. 그걸 보고 있으면 상당히 신비롭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러다가 문득 저기 UFO라도 날아가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삼협호인>에서 UFO는 특별한 상징적 의미가 아닙니다. 나는 어떤 이미지가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내 영화에서 상징적인 장면이란 없습니다. 그건 감정입니다. 그건 말 그대로의 고독감입니다.‘
여기서 나는 지아장커가 이 영화를 다큐멘터리로 선택하지 않은 중요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지아장커의 말대로 라면 인물의 감정에 대한 표현으로서의 UFO가 등장한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이 장면은 다큐멘터리에서 아마도 찍지(or 만들지) 않았을 장면일 것이다. 철저하게 현실의 표면을 포착하는 다큐멘터리는 재연에 있어서도 거의 대부분 사실에 입각해서 재연을 하고 특히 등장인물의 감정에 대해서는 일종의 해설과 독백이 있을 수는 있어도 감정의 표현이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극 영화보다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아마도 지아장커가 느끼는 (혹은 등장인물들) 감정들이 그들을 계속 촬영하면서 드러나는 경우라면 지아장커는 망설임 없이 다큐멘터리로 찍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아장커는 좀 더 적극적으로 그러한 감정을 보여주어야 했기에 이러한 표현 방법들을 쓰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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