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마지막 실습을 서울교대부속초등학교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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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마지막 실습을 서울교대부속초등학교와 함께
실습학교 중에서 가장 힘들기로 악명높은 서울교대부속초등학교에서의 실무실습이 시작됐다. 매일 8시 10분까지 출근해서 10시에 집에 가는 일상도 매우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둘째주 금요일에 떠나는 현장체험학습이었다. 지금은 소풍이라는 말이 사라지고 현장체험학습이라는 용어로 바뀌었는데, 소풍이 아니라 체험학습이라는 어휘가 맘에 든 나는 아이처럼 들뜬 마음으로 둘째주 금요일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내가 맡은 1학년 4반은 30명으로 구성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내가 관리해야할 모둠은 2모둠의 남자아이 4명과 여자아이 2명이었다. 다른 모둠보다 남자아이가 1명 더 많은 것이 나에게 더 큰 고통과 눈물을 주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1학년은 낙성대에 있는 서울시립과학관으로 현장체험학습을 떠날 계획이었다. 다행히 우려와는 달리 그 날 비는 오지 않았다. 그 날 아침 교실에 들뜬 모습으로 왁자지껄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아이들을 볼 때만 해도 그 녀석들이 어찌나 귀엽던지... 나는 아이들에게 “아이고, 녀석들~! 현장체험학습 가는 게 그렇게 좋니?”라고 했지만, 실상 속으로는 나도 알 수 없는 해방감에 환호를 지르고 있었다. 실습부장선생님과 지도교사 선생님의 감독과 감시를 벗어나 자유로워질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기대감이랄까?
1학년 4반 아이들은 학교에서 나와서 모둠별로 한 줄로 서서 교대역으로 들어섰다. 아이들은 조금 소란스러웠지만, 나는 6명쯤이야 거뜬히 관리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었다. 드디어 교대역 지하로 내려가서 각 모둠별로 지하철 승강장 앞에서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문이 열리고 승객들이 모두 내렸을 때, 갑자기 지하철 안전도우미 아저씨가 우리 문 앞을 막아서며 타지 말라고 하셨다. 나와 다른 교생은 어리둥절했다. 왜 지금 타면 안 되는 것인가? 그런데 어라? 다른 모둠들은 모두 타고 있었다. 그 때 주위를 계속 살피던 아저씨가 그제서야 타라며 문 앞에서 비켜섰다. 우리는 황급히 지하철에 올라탔는데 아.뿔.싸! 6명의 아이 가운데에서 2명의 아이와 교생 2명이 아직 타지도 않았는데 지하철문은 매정하게 닫혀버리고 말았다. 우리는 몹시 당황해서 그 자리에 멍하게 서 있었는데, 그제서야 그 안전도우미 아저씨가 “미안합니다...”라고 말하며 우리 앞에서 슬그머니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이제와서 미안하다고 하면 무슨 소용인가? 아무 이유없이 지하철을 타지 못하게 막았던 당신의 실수 때문에 이제 우리는 담임선생님께 어떤 무시무시한 꾸지람을 들어야할 지 눈앞이 캄캄한대. 잠시 후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오고, 남은 두 명의 교생을 향한 무서운 질책이 쏟아졌다. 남은 아이 2명과 다음 지하철을 타고 먼저 도착한 담임선생님을 만났을 때, 나와 한 명의 교생은 그저 눈물만 그렁그렁 변명할 기운도 남아있지 않았다. 분명히 그 도우미 아저씨가 막아서서 못 탄 걸 아셨으면서도 우리를 꾸지람하시다니! 그 도우미 아저씨의 방해가 없었는데도 우리가 아이를 태우지 못했다면 그건 분명히 전적으로 우리의 책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돌발상황이 발생한 것을 어쩌란 말인가. 아까 지하철을 타지 못했던 아이들조차도 “선생님, 왜 아까 그 미친 할아버지 때문에 지하철 못 탄 건데 선생님이 담임 선생님한테 혼나요?”라며 의아해할 정도였다. 그 두 명의 아이들은 계속해서 흥분하며 나에게 같은 질문을 여러번 했다. 나는 그저 “그러게 말이다.”라고 말하며 나의 마음을 공감하는 아이들이 고마워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왠지 억울한 느낌이 들었다면 나의 무책임함 때문일까? 아니면 담임 선생님의 융통성 없는 책임전가 때문일까?
선생님께 꾸지람을 들었던 것으로 시작해서 나는 현장체험학습이 전혀 즐겁지 않았다. 교생들에게는 아이들을 맡겨놓고 어디론가 유유히 사라지셔서 즐겁게 식사를 하고 오시는 선생님들. 선생님들은 약 2시간동안의 자유시간을 즐기셨고, 뒤늦게 나타나셔서는 아이들을 관리하시는 척 생색만 내셨다. 우리반 교생들과 다른반 교생들은 우리끼리만 있는 자리에서 이런 불만을 토로했다.
아이들을 관리하는 것도 상상 이상으로 힘들었다. 교실에서 아이들이 웅성대던 모습은 이 곳에서의 모습과 비교하면 마치 천사와도 같은 것이었다. 아이들은 현장체험학습 장소에 도착하자 교도소를 탈출한 죄수들처럼 여기저기 흩어져서 돌아다니고 장난치고, 아무리 소리쳐 불러도 말을 듣지 않았다. 큰 소리로 아이들을 부르다가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목이 쉬고 말았다. 나는 더 이상 소리도 나오지 않아 수신호로 아이들을 불러모을 수 밖에 없었다. 탐험심이 지나쳤던 우리 2모둠 아이들은 차분히 단체로 식물이나 곤충을 둘러보는 다른 모둠 아이들과는 달리 사방팔방으로 흩어져서 나의 체력을 더욱 소모시켰다. 파리잡듯이 한 마리씩 모아놓으면 어느새 흩어져서 나는 좌절을 하다못해 자포자기상태에 이르렀다.
시간이 흘러 점심먹을 장소로 이동하기 직전, 갑자기 우리 모둠의 남자아이 4명이 소변이 마렵다며 건물 안으로 냅다 뛰기 시작했다. 그 아이들을 잡으러 건물 안으로 따라들어간 나는 이미 남자화장실로 들어가서 소변을 보고 있던 아이들을 끌어낼 수도 없어 마냥 기다렸다. 이 4명을 이끌고 헐레벌떡 달려서 앞서간 일행을 따라잡고 겨우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으려는 찰나, 또 한 아이가 똥이 마렵다고 화장실에 갔다오면 안 되냐고 내게 물었다. 일단 좀 참고 도시락을 먹은 후에 같이 가자고 했더니, 곧 그 아이는 똥을 누지 않으면 도시락이 넘어가지 않는다고 보채는 게 아닌가! 아~ 이런… 점심먹기 전에 똥냄새나는 화장실 앞에서 똥을 누던 그 아이를 기다리던 내 심정… 무엇으로 위로받으란 말인가.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에 화장실에서 나오며 상쾌한 미소를 짓던 그 아이의 표정을 보며 나는 웃을 수도 울 수도 없었다. 돌아와보니 다른 모둠들은 이미 3분의 2이상 도시락을 거의 다 먹어가며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나는 가시지 않는 똥냄새를 외면하며 도시락을 열고 김밥을 우적우적 씹었다. 무슨 맛이람… 굶어죽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점심시간이 끝나고 담임선생님들이 나타나셨고, 다시 아이들을 일렬로 세워서 지하철역까지 데려갔다. 돌아올 때는 우리 모둠 아이들 모두 긴장해서 “선생님, 이번엔 지하철 빨리 탈께요.”라고 내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순간 눈물이 울컥했지만 “그래, 우리 이번에 헤어지지 말고 잘 타자.”라고 대답해 주었다. 우리반 모두는 낙성대 역에서 교대역까지 무사히 지하철을 타고 돌아왔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었던 점은 우리반이 학교로 곧장 가지 않고 지하철 역내에서 그대로 서 있었다는 점이다. 내가 왜 학교로 가지 않느냐고 묻자 담임선생님께서는 지금 다른 반을 기다리는 거라고 하셨다. 나는 지은 죄도 있어서 감히 대꾸하지 못했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 얼마나 비효율적인 행동인가? 일단 우리반 인원에 이상이 없으면 학교까지 곧장 가서 학교운동장에서 그들을 기다리는 것이 낫지, 붐비는 지하철역에서 거지같이 아이들을 땅바닥에 앉히고 승객들에게 민폐를 끼치느냔 말이다. 그러나 약2주간을 보아온 바에 의하면 놀랄 일도 아니다. 다른 학교 사정은 모르지만 교대부초에서는 학교에 온 연차에 따라 연차가 낮으면 무조건 복종해야 하고, 학년부장에게도 무조건 복종해야 하니 학년부장이 가지 말고 기다리라고 했으면 연차낮은 우리 담임 선생님은 이유를 달지 않고 그저 기다려야 했던 것이다. 사실 나는 선생님이 되기 전에는 선생님을 공무원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는데, 진짜 선생님이 될 시기가 가까워올수록 선생님들은 외현적으로는 전문직인 교사인 것 같지만, 본질적으로 융통성 없고 위계질서에 묶여있는 고지식한 공무원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아이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길러준다는 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가장 자율적이지 못한 수동적인 군대조직의 일원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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