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천변풍경 감상문 ★ 천변풍경 줄거리 ★ 천변풍경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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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변풍경을 읽고
소설은 그 시대를 살고 있는 작가에 의해서 당대의 모습을 그려내는 것이기에 시대상황과 결코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가 없다. 이에 『천변풍경』에 대하여 좀 더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작품이 만들어진 30년대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알아야 한다. 30년대는 일제의 식민통치 정책이 강압정치로 변한 시점이었다. 만주국사건, 한반도의 병참기지화 전략, 신사참배와 군사교육강요 중일전쟁, 전시 체제령, 조선어말살정책, 창씨개명의 강요 등등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면에서 식민지 조선은 엄청난 고통을 받는 시기였다.
30년대는 장편소설의 양이 급격하게 늘어난 시기였다. 장편소설의 양이 늘었다는 것은 그 만큼 그 시대를 살아가는 작가들의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더욱 풍부해 졌다는 것을 뜻한다. 그것은 작가의 시각이 단순하고 지엽적인 부분을 구성해 내는 단편소설과는 달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하나의 현상을 좀 더 다각적인 측면에서 바라보고 이해하고 재구성 해내는 장편소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는 시대적 당연한 귀결 이었는지도 모른다. 애국계몽기의 소설을 지나 이후 1910년대의 고전소설에서의 현대소설로의 전환, 그리고 사회구조가 점차 복잡해지면서 1920년대의 단편소설로는 하나의 내적 일관성을 가진 서사를 만들어내기가 부족했을 것이다. 작가의 생각은 더 이상 단편적이지 않고 등장인물의 행동하나하나에 들어있는 의미를 설명할 논리가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30년대는 만세운동이후 식민지 현실, 그리고 그 후 10년 동안의 변화 속에서 사회를 관찰한 작가들에겐 단편소설로는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30년대의 작품들은 주로 신문이나 잡지를 통해서 발표되었다. 당시의 주요 신문에는 동아일보, 조선일보, 조선중앙일보가 있었는데 이들 민간지에서 문학을 비중 있게 다루었고 이는 장편소설의 창작과 보급에 큰 역할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부정적인 측면이 존재하기도 했다. 총독부가 신문의 검열 및 처벌을 강화했고 신문사가 경영의 합리화를 추구하면서 부터 이들 신문사들은 엄청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런 연유로 30년대에는 오로지 신문 독자를 즐겁게 하는 데에만 목적을 둔 통속소설이 대량으로 나오게 되기도 했다. 이는 장편소설의 질적 저하를 부채질하면서 장편소설의 발전을 저해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후 30년대 후반의 전작장편소설의 출판시도는 이런 상업성에서 작가를 보호하기위한 하나의 노력이었다. 결국 30년대의 장편소설들은 신문의 연재에 의한 방식으로 인해 작품의 통속성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니게 된다.
장편소설이 폭발적으로 쏟아지던 30년대의 문단의 상황은 1935년의 카프해산을 기점으로 전기와 후기로 나눌 수 있다. 장편소설을 분류해 보자면 전기에는 경향소설과 농민계몽소설 혹은 농민소설이 존재하였고, 후기에는 세태소설과 풍자소설 및 가족사·연대기 소설에 해당하는 작품들이 존재했다. 이러한 30년대의 전체적인 상황에서 박태원은 독자적인 소설 창작을 했으며 33년 구인회에 참여하면서 이상과 함께 모더니즘 소설의 대표적인 작가로 부상했다.
모더니즘 소설은 도시문학이라고 볼 수 있다. 소설에 등장하고 있는 개별화된 인간들은 대개가 도시적 공간을 삶의 무대로 삼고 있다.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도시라는 공간에서 생겨나는 여러 가지 개성 있는 인간상 들이 등장하게 된다. 그리고 서사의 진행 또한 이전과는 다르다. 가장 특이한 점은 개인의 의식을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드러내는 점이라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등장인물은 집단저거인 이념이나 가치에 얽매이기보다는 개별화된 내면의식을 드러낸다. 이는 집단의식의 소설적 구현을 위해 긍정적인 인물로 치장되고 있었던 계급소설과 확연이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당시의 시대를 드러내는 소설의 기법들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경향파 소설이후 개인과 사회 현실의 총체적인 관계 파악을 위해 주력해온 소설적 특성이 있었는데 이오 달리 모더니즘 소설은 개별적인 국면의 제시를 통해 개체화 된 인간의 모습을 투영해 봄으로써 삶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를 산을 오르는 사람에 비유해 보자면 다른 소설들은 등산로를 따라서 산을 오르며 경치를 보는 등산객이라면, 모더니즘소설은 등산로가 아닌 길을 따라 올라가면서 경치를 보는 등산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모더니즘 소설은 당시의 주된 표현기법보다는 새로운 소설기법을 활용하여 시대를 보고자 했다. ‘의식의 흐름’이나 ‘장면화’의 방법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작가의 시각을 독자의 시각과 같이 가게 하는 보여주기의 기법이 그러하다.
박태원의 소설 중에 모더니즘 소설의 대표 격인 두 작품은 34년에 쓰여진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과 36년부터 쓰여진 ‘천변풍경’을 들 수 있다. ‘구보씨의 일일’에서는 작가와 동일인이라 생각할 수 있는 소설가의 직업을 가진 구보씨가 도시 경성을 산책하면서 서사가 진행된다. 앞서 이야기한 보여주기의 기법 또한 잘 나타난다. 이 소설에서 박태원은 구보라는 근대적 성격을 가진 인물을 통해서 당대 최신 문물들이 들어선 도시를 살피는 고현학적 방법을 사용하여 경성을 보여준다. 또한 소제목을 달아서 영화의 장면전환과 같은 효과를 소설에서 구현하고자 했다. 이러한 기법들은 ‘우리’가 아닌 ‘나’와 다른 ‘타인’들이 복잡하게 섞여 사는 경성에서 그 거리감을 인식하고 스스로를 좀 더 예민하게 판단하게 하는 모더니즘적 소설의 특징이 잘 표현한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 발표 되고나서 박태원의 대표작이자 30년대 후반 모더니즘 소설의 대표작인 ‘천변풍경’이 2년간 연재되었다. ‘천변풍경’의 내용은 서울이라는 도시의 한복판에 있는 청계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로 이루어지고 있다. 도시의 모든 일들이 청계천으로 흘러들어 온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청계천 주변에는 다양한 인간들이 각기의 생활을 이어나간다. 그래서 이 작품 속에는 한두 사람의 핵심적인 등장인물이 존재하지 않는다. 50절로 나누어진 이 소설은 청계천 주변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소설 안에서 주인공이 되어 전개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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