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개론] 러브레터 분석 - 언제나 추억의 향기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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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추억의 향기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러브레터> 분석...
▶▷러브레터를 좋아하는 이유
영화는 그 속에 항상 특별한 추억을 담는다...
고등학생이라 아직은 머리가 덥수룩하게만 보이는 한 소년이 있다. 그는 차가운 바람 속에서 몸을 피할 곳을 찾고 있었다. 목에는 목도리를 하고 있었지만 그것만으론 그리 따뜻하지 않았다. 소년은 단지 겨울이라는 날씨 때문에 추운 것이 아니었다. 아무리 겨울이라고 해도 뼛속까지 춥다고 느끼는 것은 그렇게 흔한 일이 아니다. 옷으로 아무리 아무리 몸을 숨겨도 참을 수 없는 추위가 소년의 몸과 마음을 춥게 만들고 있었다. 소년은 무언가에게라도 의지하고 싶었다. 남들에게 말할 수 없는 이유 때문에 몸과 마음은 이미 추위에 대책없이 노출되어 있었다. 그렇게 그렇게... 수능이 한달정도 끝난 어느날... 소년은 마음의 위로를 얻으려 강변의 한 영화관을 찾았다. 아무 생각없이 자신이 도피하고자 찾아간 영화관에서 시간이 맞는다는 이유로 선택하게된 영화는 ‘러브레터’였다. 마음 속에 깊이 담아두었던 소녀와 함께 보고 싶었던 그 영화는, 소년의 개인적 사정 때문에 결국 소년만의 추억 속에 자리하는 그런 영화가 되어 버렸다.
사실 영화관에서 혼자 영화를 본다는 것이 그당시의 소년에게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때 소년 생각 속의 영화는 사람들과 함께 웃고 즐기며 추억을 공유하고자 하는 목적의 무언가였다. 하지만 그 당시의 소년에게 그런 생각 따윈 사치일 뿐이었다. 어떻게든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2시간 남짓의 시간동안 만큼은 현실의 그 무엇도 생각지 않은 채 다른 세계에 집중하고 싶은 그 마음 뿐이었다. 그리고 영화관의 불이 꺼지고 영화의 타이틀이 올라가는 순간 소년은 자신의 선택이 매우 옳은 것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비록 두 시간이었지만 아무도 없는 새로운 공간 속에 떨어진 소년은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영화가 눈앞에 펼쳐진다는 사실에 놀랐다. 지금까지 누군가와 함께 공유하던 영화는 이제 소년에게만 보여지는 새로운 환상이었다. 옆 사람이 누구든, 어떤 생각을 하든 그것은 소년에게 아무런 문제될 것이 없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집중해서 접한 첫 영화... 힘든 순간동안 자신에게 위안이 되어주고 도피처가 되어준 첫 영화... 특별한 상황에서 특별하게 기억되는 소년의 그 영화는 이와이 순지 감독의 ‘러브레터’였다...
▶▷영화의 내러티브 요약
서로 다른 형태의 사랑을 찾아가는 두명의 여인... 그리고 러브레터...
고베에 사는 와타나베 히로코(나카야마 미호)는 2년 전 등반사고로 목숨을 잃은 연인 후지이 이츠키의 추도식에 참석하고 돌아오는 길에 이츠키의 집에 들러 중학교 졸업앨범을 보고 오타루에 있는 그의 옛 주소로 편지를 보낸다. 그런데 난데없이 답장이 날아오자 히로코는 천국에 있는 이츠키의 답장이라 여기며 계속해서 편지를 보낸다. 그러나 사실 그 답장은 이츠키의 중학시절 여자동창으로 그와 이름이 같았던 또 다른 후지이 이츠키가 보낸 것이었다. 히로코는 편지에 대한 이야기를 이츠키의 친구게 털어놓는다. 내심 히로코를 사랑하고 있던 친구는 오타루의 이츠키에게 편지를 보내 당신이 이츠키임을 증명하라고 요구하고, 이츠키는 자신을 증명하는 사진과 서류를 동봉하며 다시는 편지를 보내지 말 것을 요구한다. 슬픔에 빠진 히로코는 오타루로 가 이츠키가 죽었다는 사실은 숨긴 채 두 사람의 이름이 같아서 벌어진 그간의 오해에 대해 사과의 편지를 남기고 돌아선다. 편지를 읽은 또 다른 이츠키는 그때서야 중학교 때 자신과 이름이 같았던 남자아이에 대한 기억을 떠올린다. 고베로 돌아온 히로코는 오타루의 이츠키에게 다시 편지를 보내 연인 이츠키의 중학시절에 관한 추억을 들려달라고 부탁하고, 또다시 이어진 편지왕래를 통해 이츠키는 중학시절 이름이 같아 벌어졌던 여러 가지 추억들을 떠올린다. 어느 날 소년 이츠키가 뛰어다니던 운동장을 카메라에 담아 보내 달라는 히로코의 부탁으로 학교를 방문한 이츠키는 그곳에서 도서정리를 하고 있던 후배들로부터 후지이 이츠키라는 이름이 적힌 도서카드를 찾는 일이 유행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소년 후지이 이츠키는 아무도 빌려가지 않은 책을 찾아 도서카드에 맨 처음 자신의 이름을 올리곤 했던 것이다. 그러나 곧 이츠키는 선생님으로부터 소년 이츠키가 2년 전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충격에 빠진 이츠키는 10년 전 폐렴으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추억을 떠올리고, 급기야 오랫동안 앓던 감기가 악화되어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10년 전과 마찬가지로 폭설로 인해 응급차가 올 수 없는 상황에서 할아버지는 이츠키를 업고 병원까지 뛰어간다. 그 순간 히로코는 연인 이츠키가 사고를 당했던 산에 올라 산장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다음 날 아침 히로코는 산을 향하여 이츠키의 안부를 절규하며 오열을 토하고, 같은 시간 병실에 있던 또 다른 이츠키의 정신이 돌아온다. 퇴원한 이츠키는 소년 이츠키와의 마지막 추억을 담아 편지를 쓴다. 아버지가 죽은 지 얼마 안 된 어느 날 소년 이츠키가 자신을 찾아와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건네주며 대신 반납할 것을 부탁하였고, 며칠 후 학교에 갔더니 이미 전학을 가고 없었다는 이야기였다. 그 후 며칠이 지나고 중학교 후배들이 한 권의 책을 가지고 이츠키의 집을 방문한다. 소년 이츠키가 마지막으로 그녀를 찾아와 전해 주었던 바로 그 책이었다. 후배들의 독촉으로 그 책의 도서카드 뒷면을 펼친 이츠키는 소년 이츠키가 그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비로소 자신을 향한 소년 이츠키의 마음을 알아차린다.
▶▷다른이의 눈으로 바라본 ‘러브레터’
같은 영화를 바라본 다른 눈의 이야기...
◎영화 해설가 홍성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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