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마르크스 자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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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자본론
마르크스의 인생과 철학은 말 그대로 투쟁의 연속이었으며, 자신의 생각과 주장에 대해 확신에 차있었으며 그 확신에 일관되게 행동한 인생이었다. 그것은 노동자 계급은 이윤을 위한 생산을 폐지하고, 실제로 필요한 것을 생산하는 데 종사하는 ‘자유로운, 일하는 자들의 연합’에 기초를 둔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전체적으로 1,2,3권이 있는데 1권은 자본의 생산과정, 이윤의 원천과 그 이윤을 증가시키기 위해서 노동자를 어떻게 착취하는 가를 분석했다. 2권에서는 자본의 유동과정에 대해서 논했다. 덧붙이자면 자본이 스스로를 재생산하기 위해 어떤 운동을 계속하는가, 자본이 유동하면서 취하는 형태 그리고 유동하는데 드는 시간 등을 분석한다.3권에서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총 과정을 논하는데, 생산과정에서 창조된 잉여가치가 어떻게 산업, 상업 대부, 토지 자본가 사이에 분배되면서 자본주의 경제가 계속되고 있는가를 종합적으로 고찰한다.
사람들은 상품을 만들고, 상품을 팔고, 상품을 산다. 이것이 세상의 짜임새이며 매일 우리는 곳곳에서 엄청나게 많은 분량의 상품을 본다. 이 상품 전체, 가격표를 붙인 물건 모두는 자본, 즉 사회의 부 라고 할 수 있다. 상품은 2중 생활을 한다. 실제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교환을 목적으로 한 노동의 생산물이라는 것과, 그 상품을 실제로 사용하기 위한 목적의 상품, 이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즉, ‘상품은 사용 가치인 동시에 가치이다’라는 애덤 스미스의 말과 같이 상품은 단순한 상품의 사용가치 이상의 사물인 것이다. 이렇듯 상품에는 사용가치와 교환가치 두 가지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 교환 가치를 중시하면 왜곡이 생긴다. 상품은 교환 가치로 취급이 되며, 사용가치로 이용이 되기 이전에 얼마나 쓸모 있는가에 따라서 교환가치가 결정되어 누군가에게 팔려서 교환이 이루어 져야한다. 그래야 상품은 사용가치로써 사용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체제에서는 그 상품이 자신의 교환 가능성을 보이는데 실패한다면 그 유용성은 어느 정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멸되고 만다. 또 하나의 왜곡은 생산물의 사보타지이다. 즉, 상인은 판매라는 관점 외에 상품의 질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이 말은 판매와 관계가 없다면, 상인은 기꺼이 노동이나 안전에 대한 주의나 재료를 아껴 가격을 낮추게 된다는 말과 같다. 안전하든 위험하든 간에 상품의 질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교환가치가 사용가치를 소멸시키고 은폐하는 예 중 하나는 과잉생산에서 볼 수 있다. 상품이 과잉 생산되면 그 자체의 사용가치를 떠나 교환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그 결과 공급 과다상태에 의해 상인은 고의로 생산품을 부수기도 한다. 많은 사람이 아직도 굶고 있고 재화를 넉넉히 공급받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잉생산 때문에 많은 상품들이 폐기되고 있는 모순적인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상품의 사용가치와 함께 노동이 소외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노동이 신성시 되는 것이 아니라 상품 생산의 도구로서 전락하게 되어 발생하는 폐해는 10장에 잘 나와 있다. 주로 영국을 중심으로 열악한 노동 조건에서 착취당하는 노동자의 모습과 이를 개선하기 위해 끊임없이 벌어지는 공장입법 투쟁 과정, 그리고 10시간 노동법 쟁취 등을 다루고 있다. 겨우 9~10세의 아이들이 새벽 2,3시에 나와 밤 10,11시까지 노동을 하도록 강요당하는 경우가 다반사였고, 생명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시간인 수면시간이나 식사시간조차 살인적인 노동시간에 반강제적으로 강탈당하기 일쑤였다. 영국 같은 선진국들은 식민지배와 더불어 약소자의 땀과 피를 빨고 착취해서 선진국이 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같은 현실에도 불구하고 매뉴팩쳐 시기부터 짧게는 기계제 대공업시가까지 공장주들은 일관되게 변명 혹은 허술한 노동법망을 이용하여 아동, 부녀자, 미성년자들에게 ‘교대제’, ‘릴레이 제도’를 강요하는 편법, 불법행위를 하였다. 이 공장주들(자본가)은 진정 중요한 노동의 신성한 가치, 인간의 존엄 등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망각하고 눈앞의 이윤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들은 노동자의 생명력을 과다 지출하고 단기적인 이윤을 볼지라도, 장기적으로는 노동력의 점차적인 감소, 노동자의 사망, 노동자의 저항과 반발로 이윤창출이 힘들다는 것을 간과했다. 마르크스는 이렇게 비참한 노동현실이 일어나는 원인은 잉여노동을 갈망하는 자본의 필연적인 특성 때문이라고 말한다.
자본이라는 죽은 노동이 노동자들의 살아있는 노동을 빨아들여 제약이 없는 한 노동시간을 자본이 다 소진되는 한 끊임없이 연장한다는 것이다. 즉 잉여자본이 있는 한 그 자본은 죽은 노동과 같다. 이러한 자산은 노동자들의 살아있는 노동과 결합하여 상품으로 탄생되는데 그것은 곧 이윤창출로 이어진다. 그렇기에 잉여노동을 자본이 모두 소진될 때 까지 계속 연장하려고 하는 특성이 이 같은 비참한 노동현실을 만들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자본의 움직임은 인간답게 살기 위해, 생존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노동자들의 저항에 무너지고 만다. 임금인상을 미끼로 한 공장주들의 회유에도 마다하지 않고 10시간 노동일 쟁취를 포기하지 않았던 많은 노동자들의 의지가 그것을 표명하고 있다. 맑스가 말한 당시의 노동현실은 오늘날의 많은 문제를 생각나게 한다. 우리는 얼마 전까지 이런 문제들을 겪어 왔기에 그 당시의 실상을 묘사해놓은 부분에 이목이 집중된다. 불과 30여 년 전, 평화시장 근로자들의 비참한 노동 상태를 고발하고 분신한 전태일 열사, 그리고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비정규직, 여성, 이주 노동자, 불법 외국인 근로자의 문제 등 여러 노동문제들이 100여년에 전 영국 노동계급의 처지와는 다르다고 말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어쨌든 일한 부분에 대해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열악한 현실에 놓여있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기 때문이다. 마르크스의 말대로 시간과 공간을 떠나서 자본주의라는 사회가 끊임없이 사회적 약자들에게 착취해서 그것을 토대로 부를 쌓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매우 오래된 이야기 같지만 정말 불과 몇 십 년 전 이야기이며 몇 년 전 이야기 이며 지금 오늘날의 이야기와도 직결되고 유사하다. 노동권이 과연 실질적으로 보상을 받고 합당한 대우를 받는가? 아직도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어쩌면 마르크스의 주장대로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그것이 힘들고 겉보기에는 좋아 보이나 사실은 약자들을 착취해 강자들만 잘사는, 좋아 보이는 사회 일 수도 있는 것 같다. 즉 어떤 특정시기, 특정 국가의 문제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가 있는 한 언제 어디에서나 보편적인 문제로서 노동문제가 나올 수 있다. 이런 일은 자본주의를 더욱 이상적인 사회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자본가들, 사람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이익을 줄이고 모두 잘사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가? 아마도 개인의 도덕에 맡긴다면 힘들 것이다. 마르크스는 ‘자본은 물건이 아니라 물건들에 의해 매개된 사람들 사이의 사회적 관계’ 라고 했다. 결국 문제는 사람이 아니라 자본 그 자체이며 그러한 자본은, 사람들의 끊임없는 대립과 투쟁을 조장하는 생산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의 생각에 의해서는 고쳐질 수가 없다. 자본가이냐 아니냐, 노동자이냐 아니냐의 여부를 떠나 자본이라는 사회적 굴레에 얽매이고 그 때문에 원하지도 않는 인격 파탄이나 빈곤 문제를 겪는 사람들 모두 자본의 희생양인 것이다.
마르크스는 이러한 자본의 특성을 거론하며 새로운 사회를 만들 것을 주장했다. 그 주장은 생산자 자신의 노동에 입각한 사적 소유의 사회와 타인 노동 착취에 입각한 사적소유의 사회를 모두 지양하고 생산수단의 공동점유에 입각한 개인적 소유의 사회를 지향하려 하는 것 이었다. 어떤 식으로든 사적 소유의 가능성은 인간의 이기심과 욕심을 부추기고 사람들 간의 대립과 갈등을 조장할 뿐이다. 그러므로 현실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다소 이상적이긴 하지만 생산수단의 공동점유로 필요한 만큼만 자유롭게 개인이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는 생산수단의 공동점유와 개인적 송유가 궁극적으로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토지를 수탈하고 노동자들의 임금을 인하하고 노동력을 착취함으로서 자본의 시초축적을 이룬 후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은 많은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러나 그런 과정 속에서 비슷한 과정을 여러 번 반복 했는데, 자국노동자들이나 외국노동자들, 그리고 식민지에서, 저개발국에서 사회적 약자들을 끊임없이 착취하고 수탈한 것은 자본주의의 치부를 보여준다. 이러한 역사의 반복은 처음에는 노동력을 그저 착취하는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어느 정도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고 그러한 일을 신성하게 대우해 주고 있다. 자본주의에서도 점차 인간적이고 이상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는 마르크스주의의 몇 가지 긍정적인 요소들 또한 흡수해 가며 새로운 자본주의가 되었다. 이렇게 계속 마르크스주의의 요소들을 수용하면서 양 쪽의 좋은 점만을 추출하여 사회적 모순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계속 해야 할 것이다.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을 면밀히 분석하고 그 문제점과 해결책을 제시한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매우 천재적인 이론이다. 하지만 이런 이론들은 내가 생각하기에는 너무 급진적이며, 아무리 자본에 의해 인간이 끊임없이 욕망이 생기고 약자를 착취한다고 할지라도 점점 개선되고 있으며 인간의 기본적인 성격은 선하다는 입장에서 보았을 때 점차 나은 사회로 나갈 것은 분명하다. 마르크스주의의 공동소유 공동생산은 인간의 특성상 이루기 힘든 사회라는 것이 이미 여러 나라를 통해 입증되었다. 하지만 그 이론은 가히 천재적이며 인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자본주의의 모순을 마르크스주의와 결합하여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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