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萬海) 한용운론 - 작가의 생애와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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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萬海) 한용운론
1. 작가의 생애와 활동
만해 한용운은 1879년 8월 29일 충남 홍성군 길성읍 성곡리 491번지에서 한미한 잔반의 후예인 한응준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본관은 청주, 자는 정옥(貞玉), 속명은 유천(裕天)이다. 비록 가세는 기울어 생활에조차 어려움이 있었으나, 한응준은 아들을 향리의 사숙에 보내 글을 배우게 했다. 1892년 14세에 전정숙과 결혼하였으나 1896년에 최초로 홍주에서 일어난 을미의병에 가담했다가 의병이 실패하여 1897년 고향을 떠나 출가하였다. 그 후 강원도 인제군 설악산 백담사 등지를 전전하였다. 이때를 전후해서 세계여행을 계획하고 설악산에서 하산하여 블라디보스토크로 건너갔으나 박해를 받고 시베리아, 만주를 주유하다가 봄에 다시 고향인 홍성으로 내려가 수개월간 머물다 1904년 26세 때 26세 때인 1905년 설악산 백담사(百潭寺)에서 김연곡 스님을 만나 다시 출가하였다. 계명(戒名)은 봉완, 법호가 만해이며, 용운은 법명, 속명은 유천이다. 29세 때인 1908년에는 일본의 문물과 불교계를 살피고 돌아와 친일 불교론자를 타도하고, 불교의 현대화를 주장하며 34세 때인 1910년에 탈고한 <조선불교 유신론(朝鮮佛敎維新論)>을 1913년 발표했으며, 양산 통도사의 고려대장경을 독파, 축약하여 대중 불교의 성전인 「불교 대전」을 발간했다. 39세 때(1918)에 자신이 발간한 교양 잡지「유심(惟心)」에 처녀작 시 ‘심(心)’과 수필 ‘고학생’을 발표했다.
1931년 3·1운동에 적극 가담하여 민족 대표 33인 중 1인으로 백용성과 함께 불교계를 대표하여 서명, 독립 선언서에 공약 3장을 추가했고, 거사 당일인 기미년 명월관 지점에서 선언서를 낭독하고 일경(日警)에 체포되어 옥중에서 ‘조선 독립의 서(書)’를 썼고, 43세 때인 1922년에 4년의 옥고를 치르고 나왔으며, 1923년에 일어난 물산장려운동을 적극 지원하기도 했다. 1925년 46세에 오세암에서「십현담 주해」(6월 7일)와 시집「님의 침묵」(8월 29일)을 탈고했다. 1926년 시집「님의 침묵」을 내놓고 문학 활동을 전개하였으며, 1927년 신간회(新幹會)에 가입, 중앙집행위원으로 경성지회장을 지냈다. 1931년 조선불교청년회를 조선불교청년동맹(朝鮮佛敎靑年同盟)으로 개칭, 불교를 통한 청년운동을 강화하고, 월간<불교(佛敎)>지를 인수하여 속간하였다. 54세 때인 1933년 유숙원과 재혼하여 이듬해에 딸 영숙을 얻었으며, 1935년 첫 장편소설「흑풍(黑風)」을 《조선일보》에 연재하였고, 1937년 불교관계 항일단체인 만당사건(卍黨事件)의 배후자로 검거되었다. 그 뒤 계속하여 불교의 혁신운동과 창씨개명·학병 출정 반대 운동·작품 활동을 계속하다가 해방되기 전인 1944년 6월 29일 만 65세에 자택인 성북동 심우장에서 중풍으로 생을 마쳤다.
2. 작가의 사상
한용운을 논하기 위해서는 그의 사상을 형성하는 세 가지 구심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세 가지는 바로 유식철학(唯識哲學)을 구심점으로 한 불교적 성격이며, 또 다른 하나가 항일저항정신, 마지막으로 민족문학 정신을 들 수 있다.
2.1 불교적 성격
일제가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간악한 식민지 경영자였음은 달리 군말이 필요하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그들은 한민족의 영구한 지배가 넋 또는 정신을 빼앗아 없애는 일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일제는 그 방편으로 종교탄압을 자행했다. 그런 맥락에서 그들은 한국 불교의 말살도 기도했다. 그들의 시도는 한국에 최초의 근대 종단인 원종을 친일 세력으로 변질시키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1910년 5월 원종의 인가를 위해 낸 청원서에 서명을 한 적도 있으나 이 당시에는 원종의 성격을 알지 못한 시기였었고, 경술국치 이후 한국의 원종과 일본의 조동종을 연합하겠다는 ‘연합맹약’이 체결되자 앞장서서 저항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하여 나오게 된 것이 그 해 9월에 탈고한 <조선불교 유신론>이다.
한용운의 불교를 통한 주체성 확보, 항일저항운동은 주로 조직활동을 통해 나타났다. 그 단적인 보기가 되는 것이 1911년 송광사 궐기이며, 1930년대 초두에 이루어진 만당(卍黨)의 활동을 통해서이다. 또한 송광사 궐기대회의 줄기가 된 불교청년운동은 그 후에도 흐름이 유지되었다. 그리하여 한때 불교청년회가 이루어졌고 이어 그것이 불교유신회를 성립케 하였다. 이들 단체의 성격은 1937년 일경에 적발된 만당 사건을 통해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본래 만당은 불교 계통으로 이루어진 민족해방투쟁 조직이었다. 그런데 이 조직의 실질적인 지주가 한용운이었던 것이다. 이런 사실은 한용운의 정신을 지배한 또 하나의 사상으로서 민족주의가 있음을 감안해보면 그 성격이 더욱 선명해진다. 즉 한용운의 불교사상은 단순하게 극락왕생·중생제도의 관념적 차원에 그치지 않았다. 그의 종교철학은 항상 나라·겨레의 현실적 여건에 밀착된 실천성도 띠고 있었던 것이다.
2.2 항일저항정신
한용운이 보여 준 활동은 직접적인 무장항거의 유형에 속하는 것과 문화활동으로 생각되는 것들이 아울러 나타난다. 무장항거 같은 경우 1896년 홍주 전투에 참가하였고, 국권침탈 후에는 만주와 연해주 등지를 전전하였다. 귀국 후에도 송광사 궐기를 주도하여 일제의 종교말살 정책 반대운동으로 나타났다. 이후로는 주로 문화활동을 통한 저항운동을 펼치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3.1 운동에 민족 대표 33인 중 한 사람으로 독립선언에 참가하고 육당과 함께 독립선언서를 기초했다. 육당이 집필한 선언문 다음에 공약 3장을 추가하고, 거기에 독립만세의 구체적 행동준칙으로 생각되는 “최후의 일인까지 쾌히 우리의 의사를 발표하자”를 명기했다. 이것으로 인해 검거된 후에도 옥중에서 <조선독립이유서(朝鮮獨立理由書)>를 집필하였다. 출옥 후에도 반제·민족저항을 시도하는 조직에 빠짐없이 관계했는데 그 대표적인 보기가 되는 것이 신간회를 발족·가동케 한 일이다. 이 밖에도 한용운은 광주학생사건이 일어나자 그 지원운동을 조병옥과 함께 시도했다. 1930년대에는 항일 비밀 승려주직인 만당(卍黨)에 관계하고, 애국지사들의 뒷일을 돌보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한용운은 실제 행동과 언론활동에서 끊임없이 반제투쟁을 시도했고 가중되는 일제의 탄압·박해에 굴하지 않았다. 그는 평생을 일제의 호적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고 일장기를 단 적도 없었으며, 일제말의 암흑기를 적에게 굽히지 않고 살다간 민족운동가였다.
2.3 민족문학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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