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마이너리그`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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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8.24 / 2019.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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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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얽혀진 칡 속에 스며드는 한 조각 바람
-「마이너리그」를 읽고
중학교 2학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저녁 늦게 야간 보충 수업을 마치고 교문을 나서며 올려다본 하늘은 별빛마저도 희미해 사방이 온통 어둠뿐인, 끝도 없는 막막함 그 자체였다. 대학 입시의 풍파는 고등학교뿐만 아니라 내가 다니는 중학교까지 불어 닥쳤고, 수재 아닌 모범생의 조기 양성이라는 기치 아래 우열반은 저녁 늦게까지 보충 수업을 받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었다. 발갛게 밝혀진 가로등의 불빛 아래, 밤이슬을 맞으며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가던 그 힘없는 발걸음의 둔탁한 저음은 그 시절 내 모습의 상징적 레파토리였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우연히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라는 소설을 읽게 되었다. 헤세가 그의 소설에서 그려낸 신학교는 대학 입시라는 절체절명의 목표를 내세우는 오늘의 학교와 같았으며, 나는 주인공 한스 기벤라트의 상처받고 일그러진 영혼 속에서 동일한 유형의 내 자신을 발견했다. 흐르는 물에 몸을 맡기고 그렇게 세상을 등진 한스의 삶에 깊은 연민을 느낀 나는 그 후로도 한참 동안이나 삶의 공허함과 비통함에서 헤어나올 수 없었다.
그러나 내가 느끼는 생각과 감정과는 아랑곳없이 세상은 쳇바퀴처럼 무심히 돌아갔으며, 하늘은 푸르고, 나를 스치는 바람은 시원하기만 했다. 그것이 더욱 나를 깊은 침묵의 늪으로 몰고 갔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세월이 흘렀다. 사람은 정신없이 살아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세월의 흐름을 어느 순간 돌연히 느낄 때가 있다. 서늘한 바람이 마음까지 와닿는 가을, 나는 은희경의 소설 「마이너리그」를 읽으면서 공허함과 자기 연민의 늪에 빠져 멍하니 있는 날이 잦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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