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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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란 무엇인가
2학기 들어서 읽을 책을 살피던 중, 눈에 띈 제목이 있었다. 바로 다큐멘터리로도 이미 좋은 평가를 받은 EBS에서 출판한 <학교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이었다. 지금껏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교 1학년까지 12년이 조금 넘도록 학교를 다니면서, ‘학교란 무엇인가’에 대해 단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가 10년 이상의 긴 시간을 투자하여 교육을 받는 이 학교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나와 있다. 교육의 목표는 명문대 진학이나 돈을 많이 버는 것이나, 대기업 취업 등 화려한 업적을 이루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다. 교육의 목표는, 나와 주변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고, 학교는 바로 그런 학생들을 길러내는 것이 목표인 것이다.
이 책은 학교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말해주지 않는다. 아이가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배우고 자랄 수 있는가를 알려주고 있다. 책 제목에 비해 책 내용의 상당 부분은 교육에 있어서 학교의 역할과 더불어 가정에서의 부모의 교육방식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먼저, 책의 시작은 ‘칭찬의 힘’을 부정하면서 칭찬을 하되, 제대로 칭찬하라고 말한다. 진심이 담겨져 있지 않은 칭찬을 자주 할 경우 아이는 칭찬 중독에 걸려 공부나 일의 핵심보다는 어떻게 하면 칭찬을 받을까에 대해서만 고민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두 번째 파트는 ‘독서의 힘’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아이가 어릴 때 아이 혼자 책을 읽는 것보다 엄마가 책을 읽어주고, 책을 읽으면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책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아이의 언어 능력은 물론 두뇌 발달까지 가능하게 하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한다. 독서를 통하여 자발적인 학습능력이 발달한 아이는 스스로 배울 수 있는 능력이 발달하게 되고, 학습능력이 뛰어난 아이는 메타인지 능력이 발달하였다고 한다.
“메타인지는 자신의 생각에 대해 비판적 사고를 하고, 한 단계 높게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이라고 하며, 지식 중에서도 내가 설명할 수 있는 지식이 참된 지식이고 그러한 것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스스로를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를 인식하는 능력이다. 메타인지는 자신이 실제로 가지고 있는 능력과 자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느낌 사이의 격차를 자주 경험할수록 길러진다고 한다.
즉, 사교육을 통하여 선행학습을 하고, 주입식 교육만을 받게 된다면 메타인지 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 성적도 떨어지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학원들은 학생들을 끌어들이기 위하여 ‘불안감’이라는 요소와, 헛된 희망을 품게 하는 수단을 활용한다. 공부 앞에서는 단연 아마추어일 수밖에 없는 학부모와 아이들은 그런 함정에 쉽사리 빠져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상위 0.1%의 학생들을 실제로 인터뷰한 결과 사교육을 받더라도 학교 공부가 우선이며, 절대적인 시간을 학원에서 보내고 의존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또한 0.1% 아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자기가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정확하게 안다는 점이다. 틀린 문제는 따로 정리해서 반복적으로 복습함으로써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수업시간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필기한 노트를 만들어, 혼자 공부하는 시간 이외에 등·하교시간 등 여러 자투리 시간도 완벽하게 활용할 줄 알았다.
이 책에서는, 배움의 미래는 스스로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있다고 말한다. 영국의 대표적인 대안학교인 서머힐 학교를 예로 들고 있는데, 서머힐 학교에서는 아이가 공부시간을 선택한고 한다. 시간표가 있긴 하지만 반드시 출석할 필요는 없으며,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의 필요성을 느낄 때 수업에 참여하고 배운다고 한다. 졸업 후에 그들이 모두 사회적으로 성공하지는 않았지만, 확실한 것은 그들은 일반 학교를 다닌 아이들보다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는, 책의 마지막 에필로그 부분에서는, 학교나 우리가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은 바로 우리 아이가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는가이다. 성적이 아니라, 배움의 기쁨을 느끼도록 하고 다른 사람과의 경쟁이 아니라, 나와 타인이 함께 행복해지는 길을 고민하는 아이가 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을 읽다보면, 단순하게는 공부를 잘하는 방법에 대한 가이드와 같은 내용도 있고, 우리나라 사교육에 대하여 비판하는 내용도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진정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아이가 가진 능력을 끌어낼 수 있는 교육, 내 아이가 행복을 찾기 위한 해답에 대해 근본적인 ‘교육의 힘’을 집중 분석한 책이다. 적어도 대한민국 교육 현장에 몸을 담고 있는 부모와 학생, 교사라면 반드시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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