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 - 천하장사 마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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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장사 마돈나
이 영화는 초반부부터 환상적인 요소와 함께 소년의 꿈을 살짝 내 비치면서 시작한다. 마돈나가 되고 싶은 천하장사 오동구의 이야기로의 진행은 이렇게 이끌어 간다. 새벽녘부터 다른 사람이 들 수 있는 무게의 몇 배를 지고도 힘들어 하는 모습은커녕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서 사뭇 어른스러움이 엿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그것은 동구가 진실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는데서 비롯되며, 역시 뭔가 평범하지 않는 그의 힘을 자연스럽게 보여줌으로써 그가 천하장사의 소질이 있음을 관객에게 미리 넌지시 던져주는 셈이었다.
여성성이 보이는 것
우선 영화의 내용면에서 다시 천천히 살펴보자. 여자가 되고 싶은 동구의 몸부림은 여기저기 곳곳에서 알 수가 있다. 동구는 남들의 눈에 띄게 거창하게 여자가 되고 싶다는 것을 알리지는 않는다. 동구의 책상 서랍 속에는 그 만의 비밀 세계가 존재하는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어린 여자 애들이 많이 가지고 놀던 미미 인형이며 엄마의 화장대를 슬쩍 한 듯 한 갖가지 여성 화장품들이 그의 비밀을 말해준다. 미미 인형이라 함은 어린 시절 여자 아이들이 흔히 하던 놀이로써 마치 자신의 미래 모습을 투영시켜 여러 친구들과 미래 자신들이 바라는 모습을 하는 놀이로 말할 수가 있다. 혹은 자기 자신의 분신으로 늘 함께 하는 존재물이기도 하다. 또한 화장품도 마찬가지로 그 또래 여자애들이 호기심을 자극하여 마치 엄마의 모습을 따라 할 수 있는 물건이다. 또한 친구의 도움으로 여자 옷을 입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나 약간 장만옥 같아.”라는 표현에서 자신이 정말로 여자 이고픔을 관객들에게 알려준다. 그 밖에도 아주 사소한 일에도 그는 여자 이고픈 본능을 보이는데, 예로 들면 화장실을 갈 때에도 앉아서 소변을 누는 행동에서, 부끄러워 화장실에서 체육복으로 옷을 갈아입는 모습에서 결코 동구의 꿈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진실로 자신이 원하는 일임에는 틀림없다는 추측이 확신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런 사소함부터 시작하여 동구는 여린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가 있는데 그 마음은 단순한 여린 마음이 아닌 소녀 같은 여림이다. 아무리 동구가 여자가 되고 싶어 하나, 동구의 몸은 아직 마음을 따라가지 못해 자신이 남성임을 어김없이 알려준다. 그렇지만 참으로 아이러니한 게 꿈의 내용은 자신이 여자로 태어난다는 사실에 평소 사모하던 일본어 선생님에게 그 사실을 알리면서 서로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내용의 꿈이라는 것이다. 바로 그것이 영화에서 몽정으로 표현되었는데, 동구는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의도한 바로 다르게 반응하는 자신의 몸에 의해 어두움 밤 혼자 뒤처리를 하며 숨죽여 흐느낀다. 이쯤에서 관객은 조금씩 동구의 마음을 이해 해보기 위한 마음가짐과 그 시도를 조심스레 준비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그에게 앞으로 펼쳐질 일은 전혀 예상도 하지 못한 씨름이라는 것이다. 씨름의 등장으로 다소 호기심과 알 수 없다는 알쏭달쏭함에 관객들은 한 번 더 각성을 시도한다. 하지만 씨름판에서도 동구의 여성성은 조심스레 드러난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500만원이 필요했던 동구는 씨름 대회에서 우승을 하면 상금이 500만원이라는 소리에 씨름을 시작하게 된다. 얼핏 보아도 소질이 있어 보인다는 감독의 말을 들은 터, 동구는 그 말을 믿고 씨름판에 끼어들게 되는 것이다. 씨름 한번 해보라고 감독이 던져주는 파란 유니폼에 다른 컬러는 없냐며 처음부터 왠지 모르게 순탄치는 않겠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다. 고작 4명의 3학년 학생만 있는 씨름 부는 명맥이 불확실한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웬일인지 1학년 동구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곳에서도 그들만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일까. 솔직히 그런 것이 아니라고 해도 여성스러운 동구가 씨름을 하겠다며 나서는 자체가 그들에게는 불난데 부채질이거나 눈엣 가시 같은 존재였으리라. 하지만 동구는 쉽게 포기하는 성격은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꿈을 향해 주변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세상을 아랑곳하지 않고 끝까지 소신 있게 나가는 것이 아닌가. 드디어 샅바를 매개되고 본격적으로 씨름을 배우게 된다. 허나 쉽게 얻을 리 만무한 법. 동구는 신고식에서 렉시의 애송이라는 노래와 춤을 추게 됨으로써 그들의 거래가 성사되었다. 동구는 춤을, 씨름 부 학생은 씨름기술을 속성으로 알려주기로 한 것이다. 샅바를 잡을 때 새끼손가락을 펴고 잡든지 가슴이 부끄러워 반창고를 붙이고 나오는 장면에서 비록 동구가 씨름에 소실이 있고 잘 하기는 하나 끝까지 자신만의 정체성을 고수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무거운 소재를 가볍게
「천하장사 마돈나」는 자신이 실재 현실은 남성인데 반해 여성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의 이야기. 즉 성소수인을 다룬다. 평면적으로 성소주자라는 다소 사회에 내놓으면 말이 많은 주제임에는 틀림없다. 물론 사회가 많이 변화하며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날로 좋은 쪽으로 변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하는 주제인 것이다. 이처럼 무거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감독은 다양한 방법으로 관객에게 다가 서는데 그게 바로 이 영화의 묘미인 것이다. 다소 무겁고 불편함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에 미리 염두해 두고 시나리오를 구성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여기서 짚어가야 할 것은 「천하장사 마돈나」에서 오동구는 트랜스 젠더임을 꿈꾸는 것이지, 그가 게이 혹은, 동성애자와는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한다. 더불어 커밍아웃과 아웃 팅의 차이까지. 나는 약 1년 전 일반적이고 평범한 사랑 이야기에서 좀 더 벗어나 새로운 사랑.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는 없지만 분명 존재하고 있는 새로운 사랑이야기의 특강을 들어 본적이 있다. 그 특강의 주인공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연예인, 홍석천이다. 그가 이야기하는 성과 사랑. 그리고 커밍아웃과 아웃 팅의 차이. 커밍아웃은 자기 자신이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는 것이고 아웃 팅은 남에 의해 자신의 정체성이 밝혀지는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솔직하게 제 3자의 임장에서는 커밍아웃이나, 아웃 팅이나 모두 마찬가지로 동성애자. 그 이상도 그 이하의 생각도 끼치지 못한다. 나또한 처음에는 그랬기에. 하지만 그들에게 있어서는 커밍아웃과 아웃 팅에서 느껴지는 차이는 클 것이며 그 하나가 그들의 인생을 결정내릴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홍석천 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자기 자신을 꾸미고 속이고 싶지 않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밝혔던 동성애의 성격이었다. 그도 그렇고 천하장사 마돈나에서 나온 동구도 그렇고 거의 모든 성 소수자들이 원하는 것은 하나로 압축할 수가 있다. 자신의 정체성을 알려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 그 간단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그 사실이 우리 현 사회에 던져지면 무거워지고 더 이상 간단해지지 않으며, 하나의 사실이 문제로 변모되기 십상이다. 나또한 다수의 입장에서 그들을 옹호하기도 했었다. 동성애자나 성전환을 했거나 희망자는 이유야 어찌 되었건,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니 옳지 못하고 나쁜 것이라고 생각 했었다. 이러는 데는 이유가 하나 있었다. 입장차이. 그렇다 내가 지금에서야 성소수자들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그때의 그 특강의 영향이 컸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홍석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들만의 사랑을 유지하고 지켜나가는 것을 보며, 그들의 마음을 조금씩 이해하다 보니 마음이 열리고 성소주자들의 입장에서 그들을 바라 볼 수 있게 되니 힘겹지만 열심히 그리고 묵묵히 서로의 사랑을 지켜나가는 것을 응원할 수 있을 만큼이 되었다. 이처럼 우리들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자신과 조금이라도 다르면 인정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거니와 배척까지 하기에 바쁘다. 그것은 우리가 그들의 입장에서 서 보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뭐든 상대편의 입장이 되어 보면 누구나 쉽게 상대방을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그것을 이해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차이가 차별이 되고 특별이 특이가 되는 우리 내 모습을 보면 안타까움이 절로 나온다.
어떤 이는 이 영화를 보면서 그렇게 크게 성소수자의 대한 인식을 하지 못했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보면 그런 점이 이 영화를 더욱 작품성을 높여주는 요소라고 할 수 있겠다. 천하장사 마돈나에서는 트랜스 젠더라거나 성적발언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고작해야 씨름을 하다가 선배의 “나 요즘 너 때문에 약간 헷갈리려고 한다.”라는 발언 정도이다. 그리곤 얼른 분위기를 바꾸어 장난을 친다. 그 정도면 충분하게 표현되었다고 생각한다. 등장인물들이 고등학생이고 아직은 미성년자임을 감안한다면 동구라는 소년에 맞게 그리 부담스럽거나 거북하지는 않게, 그러나 소년의 마음이 들어나게 잘 조절을 해서 표현했다.
마돈나가 되기 위한 수단들
동구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선택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씨름이다. 단순히 보기에도 여성성과 씨름에는 거리감이 더욱 부각되는 것만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사실은 동구에게 운동이라고 하면 씨름 말고도 또 다른 종목도 관심사가 될 수도 있다. 바로 아버지를 따라 복싱을 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왜 동구는 그 많은 종목 중에서 씨름을 선택하였을까. 그것은 복싱과 씨름의 속성을 알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그러한 속성을 모두 떠나서 동구가 씨름을 하게 된 것은 운동을 좋아해서, 특별히 씨름에 재능이 있어서가 아니다. 단지 그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돈이 필요했고 그 돈은 씨름대회에서 우승하면 딱 필요한 만큼의 상금을 받게 되기 때문에 동구는 하나의 수단으로써 씨름을 택하게 된 것이다. 그 상금을 다른 곳에서 준다면 그쪽으로 선택했으리라. 그렇다고 씨름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동구는 아버지가 했던 복싱보다는 씨름에 이끌린다. 복싱은 상대로부터 가드를 올려 방어하거나 아님 공격, 상대를 해쳐서 이기는 운동과 달리 씨름은 힘보다 균형이 중요하다. 자신의 무게중심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자기균형을 무너뜨리려는 외부압력에 굴복당하지 않고, 자기에 중심을 두고서 균형을 제압하는 자가 승자다. 바로 이러한 차이에서 동구는 균형을 추구하는 인물임이 들어난다. 그것은 또 다른 형태로 나타나는데 바로 샅바이다. 앞서서 처음 동구가 씨름부에 들어와 감독이 파란 옷을 던져 주는데, 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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