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와표현] 가족의 탄생 - 안정적인 가정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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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와표현] 가족의 탄생 - 안정적인 가정의 실체
본문내용
가족이란 예나 지금이나 사회의 기본적 단위이다. 가족이라는 단어는 ‘부부를 중핵으로 그 근친인 혈연 자가 주거를 같이 하는 생활공동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가족의 형태와 구성원의 조건은 좀 더 유연해졌다. 그래도 가족의 근본적인 역할 즉, 각각의 구성원들이 적절한 책임과 역할을 맡아 가정을 유지시키고, 서로가 몸과 마음의 성장을 지켜 봐주는 행위는 변함이 없다.


가족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정서적으로 안정된 가정을 꿈꾼다. 자기가 속한 가정이 자신에게 적절한 소속감과 기초적인 사회적 기반을 꾸준히 제공하길 바란다. 가끔은 외부환경으로부터 받은 스트레스와 장애들로부터 잠시 떨어질 수 있는 휴식처가 바로 가정이 되어주길 바라기도 한다. 또한 가정이라는 공간이 자신에게 적절한 책임과 역할을 부여하며 그 안에서 성취감을 느끼길 바란다. 오랜 방황과 방랑 생활을 하다가도, 다시 자기를 맞이해 줄 따뜻하고 안정적인 가정이 있기를 희망한다. 이렇듯 가정은 우리 삶 속에서 중요한 여러 가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불안정한 가정을 원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나 안타깝게도 우리가 바라는 정서적으로 안정된 가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구성원들의 욕구가 모두 제 각각이고 복잡하여, 당장 충족이 불가능 하거나, 다른 구성원들의 욕구와 충돌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가정 내에 존재하는 구성원들에게 불만을 야기 시키고 이를 통해 가정은 불안정하게 된다. 영화 ‘가족의 탄생’에서 나오는 가정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바로 구성원들의 개인적인 욕구가 가족 전체를 불안정한 형태로 이끌고 가며, 그 안에서 구성원들 사이에는 서로에 대한 불만이 생긴다. 어느 날 갑자기 돌아 온 형철(엄태웅)은 20살이나 많은 무신(고두심)을 애인으로 소개하고는 함께 어울려 살기를 누나 미라(문소리)에게 요구한다. 미라는 무척이나 당혹스럽게 생각하면서, 두 사람을 커플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미라의 생각 속에는 과거가 의심스러운 천박한 무신과 형철은 나이 차이도 많이 날 뿐더러, 누가 보아도 오래 갈 것 같지 않은 사랑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형철은 미라의 의심을 사라지게 하기 위하여 무신을 정말 사랑한다고 누나에게 거듭 말한다. 두 번째는 운식(주진모)과 매자(김혜옥)의 관계이다. 운식은 나름대로 겉보기에 안정적인 가정을 갖고 있다. 초, 중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 그리고 부인과 함께 살고 있다. 우리가 운식의 가정 속에 불화라던가 갈등의 존재, 그리고 그 깊이에 대해서는 알 수 없으나, 선경(공효진)이 운식의 집에 찾아갔을 때 보이는 모습으로 보아 평범한 가족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운식은 다른 한 편으로 오랫동안 매자와의 사이에서 남녀 간의 사랑을 나누었다. 아마도 가족 내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던 매자에게서 얻었을 것이라 추측해볼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안정되어 보이지만, 그 뒷면에는 어느 가정들처럼 불안정성을 가진 것이다. 경석(봉태규)와 채현(정유미)의 관계는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처럼 사랑으로 묶여진 연인이라는 틀 안에 있다. 두 사람이 만든 이 틀 안에서 경석의 욕구와 채현의 헤픈 사랑은 매번 부딪히고 서로 상처 받는다.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경석은 이별을 통해서 이 충돌을 피하려고 생각하기도 한다. ‘가족의 탄생’이 보여주는 여러 모습을 볼 때, 우리는 구성원들 간의 충돌과 서로 다른 욕구를 볼 수 있다. 이러한 모습은 단순히 영화 속에서만 비춰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기러기 아빠가 그 한 예이다. 가족의 모든 진로와 방향이 아이들의 교육에만 집중되어 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사랑스러운 부부에서 아이들을 위해 돈 버는 기계와 훈육 담당관으로 변하였다. 아버지의 욕구는 충족이 안 될 수밖에 없다. 짧게는 2~3년, 길게는 6~7년을 가족들 없이 홀로 보내야 하는 상황은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기에 가혹한 것이다. 하지만 주위에 이러한 가정이 없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증가 추세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추구하는 안정된 가정이라는 것은 허상이었는가? 이쯤에서 우리는 안정된 가정이라는 것이 신기루와 같은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지 않을 수가 없다.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안정된 가정이라는 것을 구조나 형식에서 찾았던 것에서 잘못이었다. 안정된 가정이라고 하는 것은 바로 가족구성원들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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