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권의 문제와 진보개혁세력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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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노무현 정권의 문제와 진보개혁 세력의 과제
노무현 정권은 가장 개혁적인 정권을 자부했으나 제대로 개혁을 이루지 못했고, 또한 대중의 자발적 선택으로 성립한 최초의 정권이었으나 시나브로 대중의 지탄을 받는 정권이 되었다. 노무현 정권은 역설의 정권이 되고 말았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의 인기가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면서 열린우리당과 심각한 갈등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는 과정에서 소속당이었던 민주당과 양립할 수 없을 정도로 나쁜 관계가 되었다. 그래서 그는 대통령이 되자 열린우리당을 만들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제 열린우리당과도 권력투쟁 혹은 ‘이전투구’를 벌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반해 ‘부패본당’이자 ‘수구본당’이라는 비난을 받던 한나라당의 인기는 하늘 높이 치솟았다. 이러한 상황에 일차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당연히 노무현 정권일 것이다.
-노무현 정권의 특징
‘정권’이란 보통 한 나라의 통치기구를 움직이는 실질적인 정치권력으로 정의된다. 대통령제에서 정권은 대통령을 중심으로 권력으로 행사하는 실권자들로 이루어진다. 노무현 정권은 앞의 민주정권들에 비해 몇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사실 이 때문에 노무현 정권에 대해 남다른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었다. 어떤 특징들인가?
첫째, 노무현 정권은 지역주의로부터 벗어난 것으로 보였다. 김영삼 정권은 ‘우리가 남이가’로 잘 드러 나듯이 강력한 영남 지역주의의 산물이었으며, 김대중 정권은 DJP연합으로 대표되는 호남 지역주의와 충청 지역주의의 산물이었다. 3김과 달리 노무현은 ‘지역맹주’가 아니었으며, 따라서 이른바 ‘포스트 3김 시대’의 민주정권으로서 노무현 정권은 무엇보다 ‘탈지역주의 정권’으로 보였다.
둘째, 노무현 정권은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에 대한 지역을 초월한 지지를 기초로 성립되었다. ‘노사모’에서 드러나듯이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의 개인적 매력이 노무현 정권의 탄생에서 큰 구실을 했다.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에 대한 열광의 산물인 ‘노사모’는 노무현 정권의 탄생을 이끈 조직적 원천이었다. 이러한 정치적 팬덤현상은 한국 정치사에서 나타난 초유의 현상이었다.
셋째, 노무현 정권은 개혁에 대한 강력한 기대를 바탕으로 성립되었다. ‘노사모’는 단순한 정치적 팬덤현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이 한국사회를 대대적으로 개혁하리라는 기대의 산물이었다. 정치인으로서 노무현을 지지한 사람들에게 개혁은 그야말로 노무현 정권의 ‘존재 의의’였다. 그 내용은 정치적 민주호를 한층 심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사회적 민주화를 강력하게 추진하는 것이었다.
넷째, 노무현 정권은 결코 ‘탈지역주의 정당’이 아니었다. 영남 지역주의에 반대하는 호남지역주의와 ‘행정수도’ 공약에 반한 충청 이기주의가 노무현 정권의 노무현 정권의 탄생에 가장 크게 이바지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권은 탈지역주의를 주장했으나 결과적으로 지역주의 정권이었으며, 지역주의가 지배하는 한국사회에서 지역적 기반을 가지고 있지 않은 ‘약체정권’이었다. 노무현 정권은 이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으며, 나아가 그 의지마저 불신의 대상이 되었다.
-노무현 정권의 성과
비록 지금 노무현 정권이 ‘죽은 개’ 취급을 당하고 있기는 해도 성과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분명히 노무현 정권은 ‘겅’보다 ‘과’가 많은 정권으로 평가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기는 해도 그 ‘공’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첫째, 노무현 정권은 무엇보다 탈권위주의에 관한 관심을 확산시켰다. 독재정권은 대통령을 ‘왕’과 같은 존재로 만들었다. 민주화가 되었어도 이러한 권위적 대통령 관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런 상태를 크게 바꾸어 놓았다. 그의 파격적 행태는 대통령의 권위 자체를 훼손한다는 비판을 들을 정도였다. 이런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나름대로 민주화의 심화에 이바지했다.
둘째, 노무현 정권은 ‘햇볕정책’의 기조를 유지해서 대북 관계의 악화를 막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남한의 보수세력과 북한의 독재세력은 한국의 발전을 가로막고 왜곡하는 ‘기득권 세력’이라고 할 수있다. 따라서 한반도에서 평화를 이루기는 대단히 어렵다. 그러나 평화는 한국의 발전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그리고 ‘햇볕정책’은 한반도에서 평화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셋째, 노무현 정권은 불행한 과거사 문제의 해결을 진척시켰다. 물론 아직도 여러모로 불충분하다는 비판이 크게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친일규명 위원회와 과거사위원회의 발족은 여전히 강력한 ‘기득권 세력’으로 군림하고 있는 친일과 독재세력의 거센 공격을 뚫고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노무현 정권의 중요한 성과로 평가받아야 옳을 것이다. 이것은 분명히 민주화의 역사적 평가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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