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삼자의 모습에서 보이는 축제의 광기와 환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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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 유우가 기뻐하며 내 귀에 입을 대고 "저애, 완전히 몰두했어"라고 말한 대로, 부릅뜬 충혈된 눈과 반쯤 벌린 입은 보기에도 예사스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런 완전히 몰두한 상태이기 때문에 길고 긴 단조로운 리듬 속에서도 집중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문득문득 되살아나기 시작한 그리운 피부의 촉감에 의해 떠올렸습니다. (본문 p173 중에서)
유난히 커다란 환성에 정신이 나서 나는 얼굴을 들었습니다. 남자아이가 단지리의 커다란 지붕 가장자리를 양손으로 잡고 매달려 있습니다. 그 솔을 다쓰노부가 떼어내려고 합니다. 나는 순간 무서워졌는데, 한 남자가 빨리 떨어뜨리라고 고함을 치자 군중들이 흥분했고, 유우까지, 저런 어린애를 올려놓으면 어떡해, 하는 걸 보고 눈길을 돌려보니, 단지리 앞을 한창 끌어올리는 중이라 균형을 잃은 그 남자아이는 큰 지붕 위에서 꼴사나운 모습으로 떨어질 것 같았습니다. 여자아이 같은 비명을 지르면서 떨어져 땅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자 남자아이 몇 명이 들어안아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습니다. 대신 막과자가게에서 만난 남자아이들 중 두 명이 큰 지붕에 올라갔습니다. 시게 오빠와 다쓰노부가 군중을 향해 가미시데를 흔들어 불제를 하고 단지리 행렬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본문 p176~177 중에서)
지금은 거의 왕래가 없지만 어렸을 때는 친하게 지냈던 한 친구가 내 손에 천 엔짜리를 쥐여주고 도망치듯이 가버렸습니다. (중략) 그 친구의 딸이 작은 손으로 내 엄지손가락을 잡고 어머니가 저만 내버려두고 어디론가 가버렸는데도 표정없는 얼굴로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습니다. (본문 p192 중에서)
- 덴진마츠리라고 하는 몇 십만 명이 모여도 바로 옆사람과도 같은 공기를 공유하지 못하는 큰 축제는 환각의 동물적 본능이 내재된 인간이라는 존재에게 있어서 그 본능을 유감없이 드러낼 수 있는, 합법적인 욕망의 분출이 허락된 특별한 공간이다. 세계 각지에서는 다양한 축제로 인하여 수십 명이 사망하기도 하고, 또 그런 현상을 해마다 경험하면서도 축제를 금지하지 않는 이유는 이러한 환각에 대한 갈구에 의한 합법적인 욕망의 분출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축제가 환각의 성질을 밑천으로 삼는다는 것은, 축제가 사회의 당대적 규범과 합리성으로 조직되는 일상의 지배적 논리와 질서를 거부하려는 욕망을 안고 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일상을 지배하는 것에 의해 구속되어 있거나 억압되어 있던 것을 뿜어내는 것이 바로 축제의 패러다임인 것이다. 그러므로 축제는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틀과 규범을 거부해야 진정한 축제로서의 존재할 수 있다.
땅거미의 세계에서 축제는 중요한 키워드, 그리고 작품 자체의 실질적인 무대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그 무대를 위에서 완전히 몰두한 상태가 된 사람들은 하나가 된다. 여기에는 어느 누구도 예외는 있을 수 없다. 그러기에 남자아이 하나가 떨어지든 말든 아무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평소라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축제의 순간에 있어서는 모두가 하나를 이루기 위한 작은 부품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그 환각의 달콤함은, 자신의 자식마저 내팽겨치게 만드는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
○ 아줌마는 그 광경을 보고도 전혀 개의치 않았고, 머리띠를 풀러 그걸로 발바닥을 닦고 있는 나에게, 어른다운 여자로서의 자각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득의양양하게 설교하는 것이었습니다. (본문 p184 중에서)
개를 데리고 가는 아주머니가 지나가면서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노골적으로 불쾌한 표정을 짓지는 않습니다. (본문 p209 중에서)
나중에, 나는 그날 밤 유우와 함께 있던 남자아이들 중에서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내 어느 정도 본심을 들을 수 있는 마와 다쓰노부에게 따로따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중략) "다들 잽싸게 도망가더라구. 사촌동생은 마와 같이 신사 쪽으로 뛰어갔어. 그렇지만 마는 경찰이 무서워서 곧 집에 간 모양이니까. 그애, 지나가는 남자한테 걸려든 거 아냐? 그애는 그런 계집애야." (중략) "그런데 어디서 온지도 모르는 중학생 여자아이가 들이마시기 시작하자, 유우가 이걸 흡입하면 어떻게 되는 거야? 하면서 얼굴을 내밀고 흡입하기 시작했어" (중략) "난 아니라고 했는데 유우는 웃기만 하고 아무 말도 안 했어. 그러자 다쓰노부가 느닷없이 일어나서 나도 한번 하자며 바지 벗는 시늉을 했어. 유우는 웃으서, 누구랑 하는지는 내가 결정하는 거야, 안 그래, 마? 하면서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댔어. 다쓰노부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걸 본 순간, 난 코를 한 방 얻어맞고 쓰러지고 말았어. 다쓰노부가 유우의 손을 잡아끌고 안에 있는 방으로 가려고 했는데, 다른 남자애들이 나도, 나도, 하면서 몰려가는 모습은 안 봐도 잘 알 수 있었어. 유우가, 알았어, 알았다니까, 이 손 놔. 하지만 한 사람만이야, 라고 하자, 남자아이들은 가위바위보를 했어. 이긴 애한테 유우가 여기서는 싫으니까 밖으로 나가자고 하자, 다른 애들이 바보 같은 소리 마, 아까 한 가위바위보는 차례를 정한 거라면서 모여들어 유우를 안에 있는 방으로 끌고 가려고 했어. "(본문 p219~224)
무슨 일이 있어도 동요하지 않는 아버지는, 어떤 경우에도 터무니 없는 유머를 연출할 줄 알았습니다. (중략) 아버지는 문 손잡이에 손을 얹은 채 아무 말 없이 서있습니다. (본문 p212)
- 이러한 축제의 특수성은 보통 때에는 용서할 수 없는 터부시되는 행위들을 일시적으로 가능케 만들고, 평소에 억눌려왔던 욕구/욕망은 축제라는 환각의 촉매제로 인하여 폭발적으로 분출됨으로 인해 인격의 변화와 가치관의 파괴와 같은 이형적인 요소들을 생산하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요소들은, 감정과 대치되는 이성의 본질로 인하여,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양산해 낸다.
땅거미에서도 이러한 면을 찾아볼 수 있다. 어렴풋이 주인공이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눈치챘음에도 불구하고 구태여 큰 문제로 만들기를 꺼려하는 인물들, 유우를 둘러싼 사건의 진상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크게 엇갈리는 진술들 등, 환각의 세계에서 성립된 모든 것들은, 그 순간이 지나고 난 후에는 모순 그 자체로서 남게 된다. 과연 내가 그 때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이 진실인지, 그 누구도 자신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축제라는 과정 그 자체를 핑계삼아, 모두가 쉬쉬하며 진실을 묵인하려고 하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 가해자와 피해자 양 측이 존재함으로서 성립되는 성폭행이라는 사건은, 가해자는 증발해 버리고 피해자만을 남겨놓는 최악의 사태로 이어지게 된다. 더더욱 끔찍한 것은, 그 모든 책임은 피해자 혼자서 떠맡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아버지와 같은 가족마저도 어찌 해 줄 수 없는 것이다. 알고 있어도 그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두려워,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그 자리를 피하게 되는 것이다.
아마도 땅거미에서 가장 눈에 두드러지는 제3자를 꼽으라면, 아줌마 혹은 아주머니로 대변되는 조연급 인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작품 내에서 명확한 이름이나 역할이 주어지지 않으며, 땅거미 세계의 대중을 대변하는 하나의 장치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이 보여주는 타인에의 무관심은 일상적인 상황에서는 있을 수 없는, 가혹할 정도로 방관자적인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어디서 온지도 모르는 중학생 여자아이나 다른 남자애로 묘사되는 인물들도 같은 맥락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들은 모두 축제의 광기에 휩싸여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본능, 이 경우에서는 폭력성, 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상태에 빠지고 그 본능에 몸을 맡기면서 행동하고 있다. 그리고 그 광기의 소용돌이 속에서는 매일 봐왔던 사람들이나 풍경마저도 축제의 환각적인 작용에 의해 뒤틀리고 일그러지게 보이게 된다. 그리고 축제가 끝난 후에는, 진실도 함께 사라지고 만다. 진실을 목격한 자는 축제의 끝과 함께 모두 사라지기 때문이다.
2. 문학에서 나타나는 집단 환각과 유사한 몇 가지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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