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스] Karl_Marx(헤겔_법철학_비판_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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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3 / 2019.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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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독일에서 종교에 대한 비판은 사실상 끝났다. 그런데 종교에 대한 비판은 모든 비판의 전제다. 제단과 화덕 앞에서 행해지던 천상의 기도가 논박당한 후에 (이제는) 세속적인 오류까지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초인을 추구하던 천상의 환상적 현실 속에서 단지 그 자신의 반영만을 발견해야 했던 인간은, 그의 참된 현실을 추구하고 추구해야만 할 곳에서 이제 더 이상 자기 자신의 가상(Schein), 즉 비인간만을 찾는 경향을 갖지 않게 될 것이다.
비종교적 비판의 토대는 바로 이것이다. 인간이 종교를 만들지, 종교가 인간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종교는 자기 자신을 아직 획득하지 못했거나 이미 자기 자신을 다시 상실해 버린 인간의 자기의식이고 자기감정이다. 그러나 인간, 그는 결코 추상적이거나 세계의 바깥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존재는 아니다. 인간, 그는 인간의 세계이고 국가이고 사회다. 하지만 이 국가와 이 세계는 전도(顚倒)된 세계이므로 전도된 세계의식을 생산한다. 종교는 이 세계에 대한 일반 이론이며, 이 세계에 대한 백과사전적 개요이고, 이 세계의 대중적인 형태로 되어 있는 논리이고, 이 세계의 유심론의 명예의 문제이며, 이 세계의 열광이고, 이 세계에 대한 도덕적 승인이며, 이 세계의 장엄한 보충이자 이 세계의 위안과 정당함의 일반적 근거다. 인간적 본질이 아무런 진정한 현실성도 얻지 못하기 때문에, 종교는 인간적 본질의 환상적 현실화일 뿐이다. 그러므로 종교에 대한 투쟁은 간접적으로, 그 정신적 향료가 종교인 세계에 대한 투쟁이다.

본문내용: 종교적인 불행은 한편으로는 현실의 불행의 표현이자 현실의 불행에 대한 항의다. 종교는 불쌍한 피조물(억압받는 인민)의 한숨이며 무정한 세계의 감정이고 또 정신을 상실해 버린 현실의 정신이다.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
인민의 환상적 행복인 종교의 지양(止揚)은 바로 인민의 현실적 행복에 대한 요구다. 인민의 상황에 대한 환상을 타파하라는 요구는 이 환상을 필요로 하는 상황을 타파하라는 요구다. 따라서 종교에 대한 비판은 그 맹아에서 볼 때, 종교를 자신의 후광으로 삼고 있는 통곡의 골짜기(= 속세)에 대한 비판이다.
비판은 질곡으로부터 가상의 꽃들을 뽑아내 버린다. 그것은 인간이 환상을 벗겨냄으로써 상상과 위안이 사라져버린 질곡 속에 머무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질곡을 떨쳐버리고 생생하게 살아있는 꽃들을 얻기 위해서다. 종교에 대한 비판은 미몽에서 깨어나고 사리분별을 획득한 인간처럼 사유하고 행동하면서 그의 현실을 형성시켜 나아갈 수 있도록, 그리고 자기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동시에 자기 자신의 현실적 태양을 중심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인간을 깨우친다. 인간이 자기 자신을 중심으로 활동하지 않는 한 종교는 인간의 주위를 맴도는 환상적 태양일뿐이다.
그러므로 진리의 피안(彼岸)이 사라진 뒤에 차안(此岸)의 진리를 확립하는 것이 역사의 과제다. 인간의 자기소외의 신성한 형태가 폭로된 후에, 신성하지 않은 세속적 형태들 속에 들어있는 자기소외를 폭로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역사에 봉사하는 철학의 과제다. 이리하여 천상에 대한 비판은 지상에 대한 비판으로, 종교에 대한 비판은 법률에 대한 비판으로, 신학에 대한 비판은 정치에 대한 비판으로 전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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