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론- 허무를 넘어 역사와 현실을 치유하는 시인의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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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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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은 론
- 허무를 넘어 역사와 현실을 치유하는 시인의 정신 -
- 목차 -
1. 고은의 생애
2. 고은의 시기별 작품 경향
가. 초기 시에 나타난 죽음과 허무주의
나. 7,80년대 시작에 나타난 현실주의 문학의 원리
다. 80년대 이후의 시작에서 보이는 시세계
3. 고은 시의 위상
1. 고은의 생애
고은은 1933년 8월 1일 전북 옥구군 미면 미룡리 4남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본명은 고은태이다. 고은은 한국어의 다양한 가능성을 시어를 통해 보여준 시인이다. 분방한 상상력과 투시를 통해 사물과 현실을 질서화하고자 한 그의 노력은 시, 소설, 수필, 평론, 평전 등을 포함하는 방대한 저술로 나타났다.
고은은 9살까지 서당을 다니며 小學, 論語 등을 익혔다. 10살이 되어서야 초등학교에 입 학하였는데 작문과 미술에 취미를 나타냈다. 해방을 거치고 1946년에 군산 사범학교에 입학했으나 1945년 미룡초등학교에서의 동맹휴학사건이 원인이 되어 불합격처분을 받는다. 고은은 교장의 친일행적을 규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다음해에 군산중학교에 입학한다. 이 시절 우연히 길거리에서『한하운시초』를 주워 읽었는데, 문둥병 시인 한하운의 가열한 자기 표명의 시편들에 강한 충격과 전율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전쟁의 참화 속에서 정신적 분열을 겪던 고은은 1951년 출가하여 가야산 해인사 대교과를 거친다. 법명은 一超. 曉峰스님의 상좌가 되었다. 1957년에는 禪과정을 이수하였으며 전등사 주지, 해인사 교무 및 주지 대리를 맡았다. 1958년에는 불교신문 초대주필을 역임했고, 1959년에는 대덕법계(大德法階)를 품수, 승려로서 밟아야 할 과정을 거쳤다.
고은은 1958년 시 폐결핵을 한국시인협회에서 낸『현대시』에 기성의 대우를 받아 발표하게 된다. 고은의 시적 자질을 인정한 조지훈의 천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후『현대문학』(1958. 11)에「봄밤의 말씀」,「눈길」 등이 서정주의 단회 추천으로 발표되었다. 이후 1962년 승려 생활을 청산하고 환속한다. 젊은 시절 고은의 삶은 이처럼 분방하였다. 이성적 판단에 의해 외길을 걷에 마련인 대부분의 경우와는 달리 그는 직관과 충동에 자신을 맡기면서 자유로운 삶의 궤적을 좇아 온 셈이다.
70년대 중반 이후 그가 보낸 삶의 방향은 다시 한 번 전환점을 만난다. 유신 이후 군부 정권에 의한 획일과 억제의 환경이 주어졌고, 이에 대한 응전의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이다. 천성적인 자유인인 시인에게 획일을 강요하는 독선적 지배는 인내할 수 없는 폭력이었던 것이다. 그는 부자유를 강요하는 그 모든 질곡과 속박에 대해 끊임없는 부정, 해방, 해탈의 정신으로 응전하면서 민주화 운동의 전면에 섰었다. 80년대에 접어들면서 그의 관심은 인간의 문제로 확대되면서 인간과 삶의 문제에 대한 통찰의 시를 쓰게 되었다. 이러한 시인의 관심은 그의 연작시집『만인보』와 서사시『백두산』등에서 잘 드러나게 된다.
현재 시인은 해외에서의 다양한 시 낭송 행사를 주관하기도 하고, 여전히 다양한 현실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오고 있다. 그는 자유실천문인협회 대표간사(1974), 민주회복국민회의 문인대표(1974), 한국인권위원회 부회장(1978),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상임 공동대표(1987) 등을 역임한 바 있다. 그래서 그의 행보가 문단에서 하나의 문화 권력으로 치부되기도 하고, 시인이 아니라 정치가라는 비아냥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시인은 무엇보다 현대 사회에서 인간의 상처를 치유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현실과의 치열한 긴장을 이루는 그의 정치적 행보와 시 세계는 분명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다.
2. 고은의 시기별 작품 경향
가. 초기 시에 나타난 죽음과 허무주의
고은이 1960년대에 발표한 초기 시들은『피안감성』,『해변의 운문집』,『신언어 최후의 마을』에 수록되어 있다. 이 시들은 대부분이 지상적 삶의 덧없음과 정신적 육체적 고뇌로부터 탈피하여 현실 밖의 세계에 도달하려는 화자의 마음을 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시기의 시인은 전쟁의 과정 속에서 이념의 과잉이 인간의 존엄을 해치는 모습을 보아 왔고 이 과정에서 큰 상처를 받았다. 때문에 고은은 일생 동안 세 번 자살을 시도한다. 18세 때인 1951년 고군산 선유도에서, 그리고 30세 때인 1963년 제주도로 가는 배에서, 그리고 37세 때인 1970년 정릉 계곡에서 자살을 기도했다. 이러한 시인의 삶은 당시의 허무와 시인의 허구로 초기 시에 녹아들어가 있다.
누님이 와서 이마맡에 앉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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